10.20(일)

[최철영의 시중세론] 대학 캠퍼스를 통한 인구유인

| 2019-09-20 08:04:21

인재양성 공간인식 캠퍼스

4차 산업시대 역할 바꿔야

스타트업 산실로 접근필요

지식기반 업무공간 활용땐

기업 우수인재 유치에 도움

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대학이 새로운 학기를 시작했다. 하지만 수시모집 입학 경쟁률을 보면 걱정이 앞선다. 아직은 그런대로 괜찮다고 하지만 내년을 생각하면 지역 대학 전체가 의기소침해질 수밖에 없다. 형편이 나아서 정원 채우는 걱정을 하지 않는 대학도 지역 고등학생들의 수가 줄었기에 입학생의 질적 저하는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구 천만 명을 자랑하던 서울도 올해 말이면 거주인구가 천만 명 이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가적으로 총인구가 감소하기 시작한다는 걸 미리보기 서비스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다. 사실 서울의 내국민 인구는 이미 천만 명 이하지만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 겨우 천만 명을 턱걸이하고 있는 수준이다. 그나마 매년 순유출이 8만 명 정도라 올해를 넘기면 내외국인을 합해도 서울의 인구는 천만 명을 하회하게 된다.

서울 인구문제에 입맛이 쓴 또 다른 이유는 서울에 가장 많은 청년 전입자를 배출하는 지역이 경상도라는 사실 때문이다. 수도권에 청년 인구를 더 많이 뺏기는 경상도는 인구감소의 속도와 낙폭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서울과 지역을 따지지 않고 우리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는 절체절명의 시대적 과제라지만 당장 지역 대학은 학령인구감소로 정원을 줄여야 할 판이고 지역사회와 경제는 성장의 동력 상실을 걱정하고 있다.

지역 인구를 유지하고 끌어들이는 가장 중요한 유인은 괜찮은 일자리가 있는 기업이다. 노동집약형 중간기술로 경쟁하던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기에는 대기업 집단의 규모의 경제가 위력을 발휘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하는 중소벤처기업이 대세다.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그리고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시대는 대기업의 시대가 아니다. 지역이 대기업 유치에 매달릴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중소 스타트업 기업과 대학이 협업을 통해 청년들의 기업가정신을 키우고 창업을 유도해서 지역을 살린 독일의 뮌헨지역과 뮌헨공대(TUM), 이스라엘의 테크니온 대학의 사례는 잘 알려져 있다.

지속가능한 현실적 미래를 생각하면 대구경북은 우수한 미래지향적 중소벤처기업의 유치에 더 많은 인력과 재정을 투입해야 한다. 지역의 중소벤처기업들이 지역의 인재와 결합할 수 있도록 역할하는 게 시대적 위기극복의 핵심이다.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은 대학교육 공간을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다. 그동안 대학은 교수와 학생들이 교실을 통해 인재양성을 하는 공간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4차 산업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은 고립된 캠퍼스에서의 교육문제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대학은 스타트업의 산실이 되어야 하고 중소벤처기업은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기업활동을 펼쳐야 한다.

어려운 시대일수록 대학의 역할은 다양화되어야 한다. 대학은 우선 부동산임대업자가 되어야 한다. 학교 캠퍼스의 최신 건물과 시설 그리고 여유 부지를 지식기반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 업무공간으로 임대하고 전시와 회의 등 컨벤션을 위한 공간 임대에도 앞장서야 한다. 둘째, 지식서비스 제공업자가 되어야 한다. 대학의 고급인력을 통한 연구개발역량과 지식재산을 팔고 사계절 이어지는 인문학적 교양과 상상력을 제공하는 지식서비스센터로 기능해야 한다. 스타트업과 중소벤처기업은 혁신형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창의·협동형 인재들이 대학 캠퍼스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낀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연구개발과 마케팅 그리고 청년 문화 등 다양한 복합시설들이 집적해 있는 캠퍼스는 기업의 우수 인재 유치에 도움이 된다. 지역이 살아야 존재 이유가 있는 지역 정부와 산하 연구개발기관은 대학-기업 간 협력이 단지 양자 간의 협력이 아니라 지역 정부 및 주민들과 생태적으로 연계된 협력이 되도록 개입해야 한다. 또한 캠퍼스에 입주한 기업들이 대학교수들과 공동연구나 사업을 추진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당해 지역의 특화산업 또는 주요산업과 클러스터를 형성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차제에 대학 캠퍼스에 입주한 기업이 당해 대학 또는 당해 지역의 인력을 의무적으로 채용하도록 하고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인계철선 전략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구대 법학부 교수·대구시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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