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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공중파 드라마 시간 단축될까

2018-04-09

매체 다변화 탓 광고시장 분산
시청률 하락으로 수입 하락세
자구책 고심하던 공중파 3사
“광고 제외하고 60분에 맞추자”
고무줄 편성 tvN 행보가 변수

20180409

지상파 3사가 드라마 시간 단축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회동을 가졌다. 지상파 광고 위축에 따른 경영 악화와 제작비 상승, 그리고 내년 7월부터 적용될 근로기준법에 공동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다. 방송 3사는 드라마 회당 방송시간을 60분에 맞추고 이르면 5월부터 실시하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아직 합의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상파 3사는 2013년 드라마 회당 방송시간을 광고 포함 67분으로 제한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광고 제외 방송시간 60분, 이후 55분으로 제한

매체와 플랫폼의 다변화로 인한 광고 시장의 분산과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드라마 시청률은 지상파 3사에겐 최대 난제다. 수입이 줄었다면 당연히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다. 방송 3사의 드라마 책임자들이 회동을 가진 것도 많은 지출이 발생하는 드라마 방송시간을 줄여 제작비를 절감해보자는 취지다. 사실 단 몇 분이라도 방송시간을 줄이면 그에 상응한 제작비 절감이 가능하다. 김영섭 SBS 드라마본부장은 “외국의 경우 드라마 회당 방송시간은 40~50분이다. 한국만 유독 길다. 우리도 일단 60분으로 맞추고 점차 더 줄여나가는 방향을 모색하자고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내년부터 시행될 ‘주당 근로시간 52시간’ 법이 적용되면 드라마 방송시간은 더 단축되거나 아예 주 1회씩만 방송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지금처럼 드라마를 주 2회씩 방송하기 위해서는 제작 인력이 적어도 1.5~2배 더 투입돼야 하기 때문이다.

방송 3사의 드라마가 사활을 걸고 맞붙는 시간대는 평일 밤 10시와 주말극이다. 방송 3사 회동에서 광고 포함 67분씩 방송되고 있는 이들 드라마의 회당 방송시간을 광고를 제외하고 60분에 맞추고, 장기적으로는 55분으로 맞추자는 의견까지 나왔다. 하지만 주말극은 제외해야 한다며 KBS가 난색을 표했다. 최근 시청률 45%를 넘기며 종영한 ‘황금빛 내 인생’의 경우처럼 KBS 주말극은 웬만하면 시청률 30% 이상은 유지되는 프라임 존이다. 광고 수익과도 직결된다.

원칙적으로 방송 광고는 방송시간의 10분 1 시간만큼 광고를 붙일 수가 있다. 방송시간이 길수록 광고를 붙일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길어진다는 얘기다. 광고가 완판에 특판까지 가능한 KBS 주말극처럼 인기 드라마들이 방송시간을 길게 하는 데는 이런 배경이 자리한다. 또한 KBS는 사전제작한 드라마들이 있어 적용 시기를 가을께로 늦추자는 입장이다.

정성효 KBS 드라마센터장은 “미니시리즈 드라마가 한 해 80편 이상씩 만들어진다. 이런 과당경쟁 속에서 출혈을 막으려면 3사가 드라마 편성 시간을 겹치지 않게 달리 한다든가, 주당 편성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드라마 완성도의 아쉬움

지상파 밤 10시 프라임타임에 방송된 드라마들의 최근 시청률은 전반적으로 저조했다. 시청률 2~5%대에서 허우적대다 끝났거나 현재 그런 상태인 드라마들이 대부분이다. 시청률이 낮으니 광고도 안 붙는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러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관심도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조한 시청률이 계속되면 결과적으로 드라마 산업 전체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태양의 후예’나 ‘도깨비’ 같은 대박은 아니더라도 중박 정도의 작품이 일정하게 나와줘야 드라마 산업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나마 SBS ‘리턴’(닐슨코리아 제공, 17.4%), KBS2 ‘황금빛 내 인생’(45.1%), MBC ‘돈꽃’(23.9%) 등이 지상파 드라마의 체면을 세워줬다. 문제는 후속작들이 전작의 바통을 이어가기엔 다소 힘이 부쳐 보인다는 점이다. ‘리턴’의 후속작인 ‘스위치’는 지난달 29일 7.6%를 기록했고, MBC ‘위대한 유혹자’(2.1%), ‘손 꼭 잡고 지는 석양을 바라보자’(4.2%), KBS 2 ‘추리의 여왕2’(6.6%) 등도 과거의 영광을 찾기엔 역부족이다.

시청률 20~30%가 인기 기준인 주말극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황금빛 내 인생’의 후속작 ‘같이 살래요’만이 시청률 27.7%를 기록하며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주고 있을 뿐 SBS ‘착한 마녀전’ 8%, MBC ‘데릴남편 오작두’와 ‘부잣집 아들’은 10%를 약간 상회하는 수준이다.

◆tvN, 홀로 100분까지 편성

문제는 지상파 3사가 드라마 방송시간을 축소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지상파 못지않은 위상을 자랑하는 tvN이 방송시간을 고무줄 편성하는 나홀로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tvN은 지난 1월 종영한 ‘슬기로운 감빵 생활’을 회당 90~100분씩 편성했고, 현재 방송 중인 ‘나의 아저씨’도 첫회를 90분으로 편성하는 등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모습이다. 방송시간이 길어지면 전체 광고시간이 늘어나게 되고, 무엇보다 단가가 높은 중간광고 횟수가 늘어나게 되는 이점이 있다. 물론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일 경우다. tvN은 이 과정에서 CJ E&M의 막강한 자금력이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했다. 결과적으로 실험적 소재와 다양성을 갖춘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대중의 인식까지 더해지면서 이같은 파격 편성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용섭기자 hhhhama21@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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