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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혁신의 새 지평을 여는 국산 의료용 로봇

2024-03-27

의료용 로봇 장점 활용해야
국내 로봇 기술 글로벌 도전
새로운 신성장 아이템 충분
의료 기술 발전에도 큰 도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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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사회부 차장

의료용 로봇. 일반 시민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이미 한국 의료계에선 자리 잡았다. 장점은 정밀한 수술과 작은 절개 및 회복 기간 단축, 의료진 노동 감소, 환자 안전성 향상 등 하나하나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무궁무진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높은 비용과 기술적 제약, 학습 곡선, 의존성, 접근성 제한 등이 존재하지만, 기술의 발전과 경험에 따라 조금씩 극복해 나가는 중이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국내 대기업이 개발 중인 의료용 로봇은 대다수 재활·요양용이다. 수술용 로봇과 비교해 시장 규모가 작다. 수술용 로봇이 의료 현장에 쓰이기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 시장이 개화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제품이 있다. 바로 미국 의료기기 기업인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의료용 로봇 '다빈치'다. 그동안 수술용 로봇 시장은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독무대였다. 이 회사의 '다빈치' 로봇은 수술용 로봇의 대명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능한 의료진과 첨단 의료 설비를 갖춘 병원들이 앞다퉈 다빈치 로봇 수술 실적을 자신의 의료 수준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여길 정도로 다빈치 지명도가 높다. 다빈치 로봇을 처음으로 개발한 미국의 대표적인 비영리 연구개발기관인 'SRI인터내셔널'은 미국 국립보건원으로부터 모금 받았고, 국방부 산하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은 전쟁터에서 다친 군인 치료에 대한 수술용 로봇의 필요성을 인정해 로봇 개발을 적극 후원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개발된 다빈치 로봇은 세계적으로 수천 대가량이 보급됐다. 한국을 비롯한 세계 유수 병원들이 거액에도 다빈치 로봇을 구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만큼 로봇 수술의 유용성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산업용 로봇 사용률 1위인 한국 입장에선 자존심이 조금 구겨지는 대목이다.

2주 전 구병원은 국산 1호 복강경 수술용 협동 로봇을 활용한 '담낭 절제술'을 성공했다. 당시 수술실에서 지켜본 이 로봇은 다빈치 모델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어 보였다. 오히려 기능이 더 좋아 보였다. 국내 기업이 개발한 협동 로봇에 내시경 카메라를 탑재한 복강경 수술 보조 솔루션이 수술 현장에 직접 투입된 것은 처음일 정도로 의료계에선 이목이 쏠렸다. 대당 가격도 8천만~1억원 사이로, 보통 수십억 원에 달하는 다빈치 모델에 비해 많이 저렴하다. 앞으로 대장암 등 고난도 수술에도 활용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새로운 의료 로봇 기술과 글로벌 가격 경쟁은 국내 수술용 로봇 업체들이 돌파해야만 하는 중요한 관문이다. 오랜 시간과 자본을 투입해 개발한 국산 수술용 로봇이 세계 시장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이야기다. 개발 업체만의 힘만 가지고는 힘들 수 있다. 게다가 이웃 중국도 수술용 로봇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성장 엔진 부재로 다소 혼란스러운 한국이 의료용 로봇 분야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도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의료 분야는 제도적인 규제가 많은 분야인 만큼 그 어떤 분야보다도 정부와 공공기관 후원이 절실하다. 각별한 관심만 가진다면, 분명 국내 의료기술의 국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국내에서 개발된 혁신적인 의료 로봇 기술이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선도적으로 주도할 수 있단 의미다. 국내 의료 산업 성장과 함께 한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의료 기술 발전은 환자들에게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도 가능하다. 이제 의료용 로봇 강국을 꿈꿔 보자.

강승규 사회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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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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