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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광장에서] 괜찮아 청년

2024-03-29

"비례후보 도전했다가 낙선
살면서 받아볼 위로 다 받아
나의 도전은 실패였지만
변함없는 열정과 행동으로
지역지키며 초심 이어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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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몇 해 전 어느 대학의 강연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지역 소멸 위기의 심각성과 그에 대한 대안을 공유하는 자리였다. 연사로서 나는 평소 고민했던 지역 소멸 대응 방안을 산업과 교육 측면에서 발표했다. 질문과 응답 세션에서 한 분이 손을 드셨다. 국회에서 국회의원으로서 일할 수 있도록 출마를 해보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제안을 주셨다.

당황했고 답변을 피했다. 정치인이 되겠다는 생각 그리고 국회의원이 되어 의정활동을 해보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한 사회다. 정치를 해보겠다는 바람을 내비치는 것과 주변의 시선도 두려웠다. 한편으로는 현실 정치에 동반되는 돈과 조직이라는 자원이 전무한 평범한 청년인 내게 너무 높아만 보였다.

그로부터 몇 해의 시간이 지났다. 청년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사회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청년의 목소리를 담겠다는 정부와 정당의 목소리가 와닿았다. 과정에서 여러 위원회에 참가하며 지역 청년을 대표해왔기에 용기를 내어보기로 했다. 국회는 다양한 의견이 모여야 하는 곳이다. 소외되고 외면됨이 없는 그런 국회가 구성되어야 다수의 국민이 행복한 법이 만들어지고 정책이 실행된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실현하고 지역 청년들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만들어가는 법을 제정하고 개정하는 여정에 힘을 보태고 싶었다. 수도권은 과밀로 고통받고 있고 지역은 소멸 위기로 고통받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지방 청년 관련 이슈를 국회에 제시하고 싶었다. 실패할지언정 후회하고 싶지는 않았다. 여러분의 응원과 지원 그리고 격려로 22대 총선에 보수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했다.

여의도의 한 숙소에서 후보자 면접 전날 도착해 하루를 머물렀다. 당사에서 가까운 숙소에서는 거리의 집회소리가 생생히 들렸다. 경찰은 곳곳에서 보초를 서고 있었다. 공천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후보자와 지지자가 한데 섞여 거리는 혼란스러웠다. 복잡한 거리를 뒤로하고 숙소를 나와 여의도 공원을 걸었다. 마음속으로는 정치란 국민과 국익을 위해 희생과 봉사하는 일이란 선배님들의 말씀을 되뇌었다.

다음 날 면접을 치렀다. 여러 질문을 받았고 차분히 답변드렸다. 특히 기억에 남는 질문은 왜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느냐였다. 입법활동을 통해 좋은 법을 만들고 싶다고 답변 드렸다. 교육을 통한 성장의 기회가 주어지고 선택하지 않은 환경으로 꿈과 삶이 제한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전달했다. 억울함이 없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며칠 후 결과 발표 시간이 다가오면서 의연한 척하는 나와는 달리 주변 사람들이 더 긴장했다. 조용히 결과 발표를 확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 순간 나는 특구 지정을 심의 의결하는 전문 위원으로 여러 사람들과 함께 공개된 장소에 있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 살면서 받아볼 위로는 다 받은 것 같았다. 사실 아무렇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마음이 아프고 아쉽고 힘들었다. 어떤 말로도 나 자신이 위로되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하지만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도전했고 실패했지만 믿고 지지해주신 여러분의 마음을 함께 위로해야 하는 책임이 내게 있었다. 나의 도전은 실패이나 청년의 도전은 성공이어야 한다. 당선자는 소수이고 낙선자는 다수인 봄이다. 동료 후보들에게 위로와 축하를 함께 보낸다. 더 나은 사회와 지역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겠다는 바람은 더 강해졌다. 변함없는 열정과 행동으로 지역을 지키며 초심과 진심을 이어 나가기를 다짐한다.추현호 <주>콰타드림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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