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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대구·경북 이색 도서관 여행 (2) 색색의 문화공간, 봄날의 도서관에서 '힐링'

2024-03-29

◆적산가옥 '삼덕마루 작은 도서관'
삼덕초 뒤편 일본식 가옥 다다미방 5개 갖춰
현존하는 관사로서 가치 인정받은 문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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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산가옥을 재활용한 대구 삼덕동 '삼덕마루 작은 도서관' 내부. 5개의 다다미방이 있다.

할머니 집에 온 편안한 느낌으로 책을 읽고 싶다면 대구 중구 삼덕동에 위치한 '삼덕마루 작은 도서관'에 가보길 추천한다. 적산가옥이 공공도서관으로 처음 변신한 곳이다.

삼덕마루 작은 도서관은 삼덕초등 뒤편 주택가에 일본식 가옥의 형태로 자리한다. 일제강점기인 1939년 대구덕산공립심상소학교 교장 관사로 건축된 목조건축물로 삼덕초등의 옛 관사다. 근대 시기 대구지역에 건립된 교육 관련 시설 가운데 현존하는 몇 안 되는 관사 건물로서 가치를 지닌다. 하지만 광복 이후 일제 잔재 논란으로 방치됐다가 2013년 근대 교육시설로서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 581호로 지정됐다. 이후 대구 중구가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건물을 넘겨받고 주민들을 설득해 문화재 보수공사를 진행해 2017년 7월 마을커뮤니티센터 및 작은 도서관으로 개관했다. 현재 지역민을 위한 열린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건물에 들어서면 좁은 마루에 다다미방이 5개 딸려 있다. 일반 도서를 모아둔 책모둠방, 어린이 도서가 있는 꿈나무방,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어울림방, 유아 도서가 구비된 꼬꼬마방, 아이들이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는 교구놀이방이다. 꿈나무방과 꼬꼬마방은 다락방도 갖췄다. 앉거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어울림방에는 유적·명소 등 대구의 공간을 다루는 책들을 진열한 '대구와 거니는 책' 코너가 있다. 역사의 자취가 남아 있는 대구의 공간을 지역민들과 함께 기억하기 위해서다. 성인, 아동, 유아 도서 등 총 도서 수는 지난해 6월 기준 5천55권이다.

◆국내 첫 미술전문도서관 '아트도서관'
가창면에 자리한 국내 첫 '미술전문도서관'
미술서적 희귀본부터 예술인 아카이빙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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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가창면 '아트도서관' 2층 내부.

대구 근교로 나들이를 간다면 이곳을 빼놓을 수 없다. 달성군 가창면에 위치한 국내 최초 미술전문 사립 도서관 '아트도서관'이다. 2014년 만촌동에 개관한 아트도서관은 2020년 대화재로 휴관했다 2021년 8월 가창면 녹동서원 인근에 재개관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도 없는 미술 서적을 다량으로 만나볼 수 있으며 갤러리도 겸하고 있어 볼거리가 많다.

아트도서관은 지역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AAMB'란 키워드로 A(Art Library·미술 도서관), A(Archive·아카이브), M(Museum·미술관), B(Book Cafe·북카페)의 역할을 한다. 먼저 일반 도서관에선 볼 수 없는 희귀하고 오래된 미술 서적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전 작가부터 지역 작가까지 여러 예술인의 자료를 아카이빙 한다. 허두환 아트도서관 관장은 "일반 도서관에선 지역 작가와 미술에 대한 자료를 아카이빙 하는 경우가 드물다. 그 점이 아쉬워 직접 서적을 찾아다니고 수집했다"고 밝혔다.

지하 1층은 서고, 1층은 북카페, 2층은 도서관 겸 갤러리로 운영된다. 북카페에서는 식음료를 먹으며 미술서적을 볼 수 있다. 피자·디저트·음료 등을 판매한다. 2층에 갤러리가 있지만 1층에도 곳곳에 미술작품이 놓여 있어 눈이 심심하지 않다. 만촌동 도서관 화재현장을 재현한 소장품도 있다. 2층은 도서관 및 주노아트갤러리다. 갤러리에서는 여러 미술 작품을 전시하며 지난 10일까지는 경북조각회 초대전을 선보였다. 대구문화 창간호 등 근현대 희귀 미술자료 초판본, 가톨릭 성물 등도 진열돼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지원 부족으로 고심이 깊다. 도서관 운영 지속을 위해 민간 후원자를 찾고 있지만 이조차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허 관장은 "의정부미술도서관처럼 대구도 미술전문도서관을 지역 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시에서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하다"며 "미래 세대에게 다양한 미술 콘텐츠를 넘겨주기 위해 내 삶보다 도서관 운영을 더 중시하며 살았다. 이런 도서관의 가치를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고 있다"고 밝혔다.

◆폐역사의 변신 '반야월역사 작은 도서관'
옛 기차역 모습 간직하며 레트로 감성 '물씬'
'철도유물전시관'선 과거 역사 운임표 등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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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월역사 작은 도서관' 외경.

폐역사 건물이 도서관이 된 곳도 있다. 대구 동구 '반야월역사 작은 도서관'이다. 옛 기차역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레트로 감성'을 느낄 수 있다.

1932년 세워진 반야월 폐역사는 경부선과 중앙선을 연결하는 대구선 역사의 하나로 대구지역에 석탄을 공급하는 기능을 했다. 2004년 대구선 철도가 폐지되면서 폐역이 됐다. 이후 반야월역사가 근대등록문화재 270호로 지정되고 문화재라는 특수성을 보존하기 위해 2011년 철도 테마가 있는 작은 도서관으로 재탄생했다.

도서관에는 어린이 열람실, 일반 열람실, 철도유물전시관이 있는데 가장 눈에 띄는 공간은 철도유물전시관이다. 과거 반야월역에서 사용하던 여객운임표·건널목 및 교량 안내판, 당시 찍은 건물 사진 등을 전시해둬 역사의 옛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도서관은 교육·체험 프로그램 등도 상시 진행하는데, 도서관 입구 맞은편 벽면에는 지역 어린이들이 지난해 문해력 수업에서 만든 독서신문이 붙어 있다. 건물 밖에는 반야월공원이 조성돼 있어 산책 겸 도서관에 방문하기도 좋고, 책을 빌려 야외에서 읽기도 좋다.

◆꽃구경과 함께 독서 '신라 천년서고'

과거 수장고 새단장해 경주 관련 서적 보관
우측 벽면 통창으론 옛 신라 봄풍경 '만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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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박물관 신라 천년서고 내부.

오늘부터 오는 31일까지 경주 대릉원에서는 '대릉원 돌담길 벚꽃축제'가 열린다. 꽃구경과 함께 이색적인 곳을 둘러볼 예정이라면 인근에 위치한 '신라 천년서고'도 좋다. 국립경주박물관 일대에 자리한 신라 천년서고는 과거 수장고로 이용했던 건물을 새롭게 꾸민 박물관 도서관이다.

지난 2022년 12월 개관한 신라 천년서고는 박물관, 신라와 경주에 관한 다양한 서적을 보유하고 있다. 내부는 박물관과 도서관의 특징을 조화롭게 갖춰 실내 유적지 같은 느낌을 준다. 서가 사이에는 편안히 앉을 수 있는 소파, 목재 벤치의자 등 다양한 형태의 앉을 자리가 있어 좌석의 선택 폭이 넓다. 우측 벽면에는 통유리창이 있어 옛 신라의 봄 풍경을 만끽하며 책을 읽을 수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일대에 자리하고 있어 밖에서는 자연 및 유적들을 감상할 수 있으며 신라역사관, 신라미술관, 어린이박물관 등 근처 여러 전시관에 도보로 가기도 좋다.

◆지역 향토자료 가득 '경주시립도서관'
벚꽃명소 황성공원 입구 자리한 전통한옥형
개관 70년 넘은 '신라 역사문화 특화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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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성공원 입구에 위치한 경주시립도서관 외경.

인파가 많은 곳을 꺼린다면 '경주시립도서관'으로 눈을 돌려보자. 경주시립도서관은 황성공원 입구에 있는데, 황성공원도 경주의 벚꽃 명소 중 한 곳이다. 대릉원쪽보다는 한산해 공원 벤치에 앉아 벚꽃과 책을 함께 즐기기 좋다. 경주가 신라의 역사를 품은 도시인만큼 건물도 전통 한옥의 형태를 띤다.

개관한 지 70년이 넘은 도서관은 '경주시립'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라 역사문화 관련 특화도서관이다. 일반 도서뿐만 아니라 고서, 지역 관련 도서 및 논문집 등 향토자료도 약 7천개 보유하고 있다. 이는 2층 종합자료실 구석에 위치한 '향토자료실'에 진열돼 있는데, 사서에게 요청하면 열람할 수 있다. 경주와 신라의 역사, 문화 등을 담은 여러 서적을 만나볼 수 있다. 신분증을 맡기면 대출도 가능하다.

글·사진=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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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희 기자

문화부 조현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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