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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뉴스분석] "노예근성 버려라" 홍준표 대구시장, 보수 기득권 정조준

2024-04-14 18:48

"자립, 자강 생각 없이 특권층 1% 밑에서 찬양"
한동훈 겨냥, "지옥 맛보게 한 인물, 용납 못해"
'탄핵 대선' 개인 경험까지 끄집어내며 與 비판
TK총선 관련 "죽은 도시", 웰빙 정당 표본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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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홍준표 대구시장의 연이은 '격정적 발언'이 화제다.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과 국민의힘을 향해 연일 강력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형식적 위로도 없고, 두리뭉실하게 넘어가지도 않았다. 분노의 감정도 숨기지 않았다.


홍 시장은 한 전 위원장을 겨냥,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해준 한동훈이 무슨 염치로 비대위원장이 된다는 것이냐. 출발부터 잘못됐다. 내가 이 당에 있는 한 용납하지 않겠다"고 했다. '문재인의 사냥개'라고 했다. 한 전 위원장이 문정부 시절 '국정농단' 수사를 주도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국민의힘도 싸잡아 비난했다. 홍 시장은 "총 한번 쏴본 일 없는 병사를 사령관으로 임명했다. 이길 수 있다고 본 사람이 바보다"고 했다.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차기 대권 경쟁과 연결하는 시각에는 "어처구니 없는 망발"이라며 불쾌감을 보였다.


홍 시장의 메시지는 '보수 기득권'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 '노예 근성'을 심었다는 지적이다. 홍 시장은 "자립, 자강할 생각은 안하고 새털같이 가벼운 세론(世論)따라 셀럽이 된 특권층 1% 밑에서 찬양하며 사는 게 그렇게도 좋더냐"고 질타했다.


홍 시장의 지적은 새겨들을 만하다. 보수 진영은 '의리도 없고, 동지의식도 없다'는 비판을 듣는다. '자기 잘난 맛'에 취해 사람을 키우는 데 인색하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희생을 통해 정치 후배에게 길을 열어주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흠집'이 있는 인물이라도 보호하려고 애를 쓰는 진보 진영과 대조적이다.


홍 시장은 개인 경험까지 '소환'하며 보수 진영에 진정 무엇이 필요한 지를 묻고 있다.


지난 2017년 탄핵 대선 후 만난 한 언론사 간부로부터 '될 판이었으면 당신을 후보로 했겠나. 어차피 안될 판이니 당신이라도 내세워 패전처리 투수 하는 거지'라는 말을 들었다는 홍 시장은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를 느꼈다. 이게 대한민국 1%의 생각이구나. 더 이상 이 나라가 1%에 농단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당에서 인물을 키우거나 찾을 생각은 않고 당 밖에서 셀럽을 찾아 자신을 위탁하는 비겁함으로 명줄을 이어갔다"고 했다. 기득권을 위한 '무기력한 웰빙 정당'이 아니라 '자강'을 통해 국민을 바라보고 정치를 하라는 게 홍 시장의 메시지다.


TK 정치권도 변해야 한다. 홍 시장은 TK 총선 평가를 묻는 질문에 "죽은 도시"라고 했다. TK 총선은 이슈도 없고, 정책도 없이 보수 텃밭의 정서에만 기댔다. 무기력한 웰빙 정당의 대표주자들인 셈이다.


홍 시장은 "다 우리 탓이다. 다시 일어서자. 불난 집에 콩이나 줍는 짓은 하지 말고 하나 되어 다시 일어서자. 자립, 자강의 길로 가자"고 강조했다.


과연 보수 진영은 어떤 길을 걸을까.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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