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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의 도시를 바꾸는 시간] '대구' 하면 떠오르는 사람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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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도시는 저마다 사람, 기업, 자본을 끌어당기려고 도시를 상품화하고 판촉하는 도시마케팅 활동을 한다. 도시마케팅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구체적인 삶터인 지역을 홍보하기 때문에 장소마케팅이라고도 한다. 프랑스 '파리' 하면 에펠탑이 떠오르고, 미국 '뉴욕' 하면 자유의 여신상이 떠오르는 랜드마크(landmark)가 대표적인 장소마케팅이다. 한국에서는 서울을 제외하면 지방도시들은 랜드마크를 가지기가 사실상 어렵다. '대구' '광주' 하면 어떤 랜드마크가 떠오르는가? 이렇다 할 대표적인 구조물도 없는 지방 소도시의 몸부림은 눈물겹기까지 하다. 자고 일어나면 전국에 케이블카가 개통되고 있고, 출렁다리는 150개가 넘었다.

도시마케팅은 도시와 관련한 가치를 창출하고,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라는 관점에서 브랜드마케팅도 중요하다.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미국 뉴욕의 'I♥NY'이다. 1977년부터 현재까지 단 한 번도 바꾼 적이 없고, 도시 브랜드 슬로건은 시민의 것이었다. 'Seoul, My Soul' 'Busan is Good' 'Powerful Daegu', 서울, 부산, 대구의 브랜드 슬로건이다. 시장 임기 따라 계속 바뀌다 보니 브랜드마케팅이 안 되고, 시민들의 사랑도 못 받는다.

사랑받는 브랜드 슬로건이 없고 주목받는 랜드마크도 없는 지방도시들은 어떻게 도시에 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좋은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을까? 물리적인 랜드마크와 정형화된 도시브랜드에서 사람, 시민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이인성 화가의 피사체 계산성당' '시인 이상화 생가터 라일락뜨락1956', 작년 대구문화예술진흥원에서 주관한 '대구인물기행'의 코스다. 가수 김광석과 방천시장이 만나서 '김광석다시그리기길'이 만들어졌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과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조선에 귀화한 일본 장수 김충선과 명나라 장수 두사충, BTS멤버인 뷔와 슈가까지 대구의 인물 기행 코스가 이어진다면 도시의 집합적 매력을 만들어낼 것이다.

뉴욕시민들은 2001년 9·11테러 이후 'I♥NY More Than Ever'라는 구호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졌다. 대구시민들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공동체 시민정신으로 극복했다. 청년들은 SNS를 통해 '1339 캠페인'을 주도했다. '#힘내라대구' '#내가대구다'라는 문구를 해시태그 한 캠페인은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무려 5만5천여 명이 기부에 참여했다. '대구'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83타워 전망대'나 'Powerful Daegu'가 아니라 누구에게는 당신과 함께한 작은 장소, 소중한 기억이다. 누구에게는 당신이 도시의 랜드마크, 도시의 브랜드다.
김요한 지역과 인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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