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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박재열의 외신 톺아보기] 이탈리아의 가장 아름다운 마을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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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열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이탈리아 국영TV에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을 뽑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탈리아의 20개 주는 매년 그 주의 한 마을을 선정하면 그 마을은 그들의 자랑거리를 영상물로 만들어 방송국에 보낸다. 방송국에서는 각 주에서 올라온 20개 비디오를 한 주에 하나씩 방영한다. 가장 아름다운 마을은 시청자들의 투표와 환경·역사·관광산업 전문가 3명의 참여로 선정된다. 1위 마을엔 관광객이 넘치게 된다.

올해 1위는 '페치올리'라는 토스카나의 한 소읍이 차지했다.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인구 5천의 이 소읍은 포도밭, 밀밭, 올리브나무로 둘러싸여 풍광이 빼어나다. 중세의 벽돌건물이 밀집해 있고 12세기 종탑 밑으로 좁은 골목이 지난다. 건축가는 중세의 한 건물에 현대공공미술을 접목시켰다. 원래 14세기의 아름다운 마당과 돌계단이 있었지만 리모델링하여 하늘에서 빛이 들어오도록 하고 1층은 바닥에서 천정까지 시원하게 유리창을 냈다. 또 밖에서도 경치를 감상하도록 데크를 부두처럼 공중으로 길게 빼냈다.

이 읍민들은 선견지명이 있었다. 1990년대에 첨단 쓰레기처리 방법을 도입하여 타지방의 쓰레기까지 처리해줬다. 그 수익금으로 우수한 예술품을 구입하였다. 그 결과 이 소읍은 지금 곳곳에 훌륭한 미술전시장을 열고 있다. '페치올리의 거인'이라는 조각품은 거대한 남자와 여자가 상체만 대지 위에 내어놓은, 신선한 충격을 주는 작품이다. 유방을 다 드러낸 채 용을 쓰는 여성이 참 인상적이다. 작년에 개관한 노천현대미술관에는 전 세계에서 수집한 600점이 전시되고 있다. 원형극장, 성화박물관, 러시아 아이콘 박물관, 고고학박물관 등도 이 읍의 자랑거리이다.

경북대 명예교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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