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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도로·철도 등 SOC 낙후…대구기업 ‘北 진출’ 기대

2018-06-13

홈센타홀딩스 “레미콘 투자 기회”
대호에이엘·화성밸브도 기대감
섬유업계 “인력난·인건비 해결”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대구지역 관련 기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북 경제협력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역기업의 북한 진출 기회가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의 경우 도로와 철도,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SOC)이 낙후돼 있는 데다 남북이 이 부분의 경제협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가장 먼저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아스콘 및 레미콘 제조 판매업체인 ‘보광산업’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홈센타홀딩스(대구 북구)는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북한 진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레미콘의 경우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유리한 상황이다. 북한에 대규모 SOC투자가 이뤄질 경우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에서는 회사가 대구경북에 있어 지리적으로 수혜를 보기 힘들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대규모 사업의 경우 현장에 관련 시설을 설치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박병준 홈센타홀딩스 대표는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북한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커지고 있고, 실제 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도 “현실적으로 단기간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닌 만큼 지금 당장 구체적인 준비를 하는 것은 없지만, 시간을 가지고 계획을 세워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철도차량 분야의 객차 부분에 축적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대호에이엘(대구 달성군), 국내 1위 밸브 전문업체로 국내 최다 밸브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화성밸브(대구 서구)도 러시아와 북한을 잇는 가스관 연결사업이 진행되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런 덕분에 지난달 대호에이엘의 시가총액은 대구경북 코스피 상장사 중 둘째로 많이 늘었고, 보광산업은 코스닥 상장사 중 다섯째로 많이 증가했다.

지역경제인들은 “현 정부 들어 SOC예산이 대폭 삭감됐지만,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대규모 예산투자가 불가피할 것”이라면서 “이때 지역 기업들에 기회를 주면 지역경제 살리기와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섬유업계의 기대도 높다. 가장 큰 이유는 인건비다. 인력이 많이 투입되는 섬유업계 특성상 인건비가 생산비용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경산의 한 직물제조업체 대표는 “개성공단이 문닫은 이후 국내 기업들이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으로 많이 빠져나갔다. 북한의 경우 인건비가 그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올해 최저임금 인상으로 어려움을 겪은 업체들이 많은 관심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층이 꺼려하는 섬유 제조업의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타나고 있다. 또한 북한 근로자들이 아웃도어 제품 등 섬세한 작업에 높은 기술력을 갖고 있고 언어장벽이 없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다만 남북관계에 변수가 많은 데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의 한 섬유업체 대표 이모씨는 “침체된 지역 섬유업계에는 희소식이 분명하지만, 상황을 좀 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나”라며 “무작정 기대감을 갖기보다는 인프라 구축, 인적 교류 등의 추진 방향을 살펴보면서 실행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석기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 이사장은 “당장 인건비와 근로시간 문제에 맞닥뜨린 업체들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진 않다. 또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뚜렷하게 계획을 세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가 섬유산업에 어떠한 플랜을 갖고 풀어나갈지, 어떤 지원 방안을 펼칠지 등을 연구해 이끌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이연정기자 l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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