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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오심·은폐'로 얼룩진 삼성의 홈 구장 첫 승

2024-04-15 17:17

ABS '스트라이크'를 '볼'로 선언한 주심
"우리가 빠져나갈 건…" 심판 음성 중계
오심에 흔들린 NC 5-12로 결국 패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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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지난 14일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심판진에게 항의하고 있는 모습. <삼성 라이온즈 제공>

홈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거둔 삼성 라이온즈의 첫 승 쾌거가 오심 논란으로 얼룩지게 됐다. 심판의 ABS(자동 투구 판정시스템) 오심에 더해 이를 은폐하려던 정황까지 확인되면서다.

한국아구위원회(KBO)는 2024 시즌부터 세계 최초로 ABS를 도입했다. 공정한 경기 진행과 함께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놓고 선수와 심판 간 불필요한 감정싸움을 방지하는 차원이다. 투수들이 ABS 스트라이크존 경계선에 걸쳐 얼마나 아슬아슬하게 공을 던지는지 보는 것 또한 재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14일 삼성이 홈 구장인 라팍에서 NC 다이노스와 펼친 경기에서 심판진이 ABS '스트라이크' 판정을 '볼'로 선언하는 오심에 더해 이를 은폐하려는 모습까지 중계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공정성 시비를 자초한 주체가 결국 '사람'임을 자인한 꼴이 됐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말 2사 1루 상황, NC 선발 이재학이 삼성 이재현에게 던진 2구째 직구에 주심은 '볼'을 외쳤다. 하지만 ABS는 '스트라이크'라고 판정했다. 판독 오류가 아니라면 심판은 ABS의 판정에 따라야 한다.

NC는 이재학이 공 3개를 더 던진 뒤 볼 카운트 3볼-2스트라이크에서 이를 발견했다. 각 구단측에서도 KBO가 지급한 태블릿을 통해 ABS 판정을 확인 할 수 있다. 하지만 결과 반영까지 10여초가 시차가 있기 때문에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고,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이어 주심과 심판 조장 등 심판 4명이 모여 논의했고, "심판에게는 음성으로 '볼'로 전달됐지만 ABS 모니터에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며 "다음 투구를 하기 전에 항의해야 하기 때문에 시효가 지나 원심(볼)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ABS 기계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

하지만 TV중계에 잡힌 심판진들 간 대화 내용은 달랐다. 심판 조장이 주심에게 "음성은 볼로 들었다고 하세요. 우리가 빠져나갈 건 그거 밖에 없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내용이 포착됐다. 이를 두고 심판의 오심을 기계 오류로 몰아간 것이라며 심판진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주심이 ABS 콜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하더라도 매뉴얼만 따랐다면 이같은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3루심 또한 ABS 판정을 들을 수 있고, 3루심에게 확인하는 건 매뉴얼상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심판에 의해 전달되는 ABS 판정 또한 믿을 수 없다는 의구심만 낳았다.

결국 석연찮은 판정에 흔들린 NC는 곧바로 실점을 거듭하며 이날 경기를 5-12로 패했다. 삼성 또한 홈에서 거둔 첫 승리를 온전히 기뻐할 수만은 없게 됐다.

 

KBO는 15일 해당 논란을 일으킨 심판팀장 이민호 심판위원, 주심 문승훈 심판위원, 3루심 추평호 심판위원을 직무 배제한 뒤 인사위원회 회부를 결정했다. 또한 구단에 대한 ABS 판정 실시간 전송 및 ABS 현장 요원의 판정 혼선 개입 등 매뉴얼 보완에 나설 예정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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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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