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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FC 훈련장 없어 떠돌이 숙소 원룸엔 식당조차 없어

2013-07-16

못 나가는 동생…잘 나가는 형…“대구 프로스포츠 형제의 희비 교차”
성적부진 누가 돌을 던지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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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FC 선수들이 최근 시민운동장 축구장에서 몸을 풀고 있다. 대구FC 선수들은 경기장 일정에 따라 훈련 장소를 바꾸는 떠돌이생활을 하고 있다. <대구FC 제공>

2002년 10월18일 법인등록을 통해 한국 프로스포츠 사상 첫 시민구단으로 탄생한 대구FC가 K리그에 합류한 지 어느덧 11년이 흘렸다. 강산도 변하는 세월이 지났건만 대구FC의 열악한 환경은 하나도 나아진 게 없다.

축구전용구장은 물론, 클럽하우스나 훈련장조차 없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대구FC 선수들은 훈련할 장소를 찾아 이리저리 옮겨다니는 ‘유랑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프로구단의 성적은 투자와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구FC의 부진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구FC가 일정 수준의 성적을 유지해 시민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선 제대로 된 훈련시설부터 확보돼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전용훈련장 조차 없는 구단

기업구단은 차치하고 시도민구단 중에서도 대구FC의 제반시설은 가장 열악하다.

무엇보다 전용훈련장이 없어 선수들은 대구스타디움과 대구시민운동장, 대구강변축구장, 경산시민운동장 등 경기장 스케줄에 따라 장소를 바꿔 가며 훈련하고 있다. 숙소도 경산시 백청동에 있는 원룸 건물이다. 원룸 건물에 회의실이나 식당, 웨이트룸이 있을 리 만무하다. 선수들은 식사를 위해 숙소 인근의 백천 부영아파트 상가 건물까지 이동해야 한다. 걸어가면 족히 20분이 걸리는 거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구단에서 제공하는 식사 대신 간단한 즉석요리로 끼니를 때우는 선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개인 훈련을 할 장소가 없다는 점이다. 숙소 인근에는 마땅히 훈련을 할 만한 곳이 없다. 하다 못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려면 구단 지정 피트니스 센터인 ‘유스파’로 다시 이동해야 한다.

프로선수에게 훈련은 생활이다. 특히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개인 훈련은 경기력과 직결된다. 대구FC가 지금껏 저조한 성적으로 리그 하위권에 머문 것이 단지 선수들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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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사파정동 창원축구센터에 위치한 하프돔. 하프돔은 선수들에게 날씨에 상관없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경남FC 제공>

◆타 구단은 지자체가 적극 지원

올시즌 K리그 클래식에는 대구FC를 포함해 5개의 시도민구단이 소속돼 있다. 시도민구단 특성상 재정 여건은 비슷하다. 하지만 지자체의 의지와 지역 기업, 시민들의 후원이 합쳐지면 상황은 달라진다.

경남FC는 2006년 창단 직후 함안군 도항리 함안공설운동장 주경기장 뒤편에 지상 2층, 연면적 998.89㎡ 규모의 클럽하우스를 건립했다. 2015년까지 함안군이 무상으로 클럽하우스 터를 제공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09년 12월에는 2002 한일월드컵 잉여금과 시·도비 등 모두 1천16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창원축구센터가 창원시 사파정동 일대에 완공됐다. 특히 창원축구센터는 23만㎡의 부지에 1만5천석 규모의 주경기장과 국제 규격의 보조구장 4면, 하프돔을 갖추고 있어 날씨에 상관없이 선수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올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는 국내 유일의 유럽식 전용구장을 갖고 있다. ‘숭의 아레나’란 별칭을 가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은 2008년 5월 기공식 이후 4년여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6만2천㎡ 대지에 2만1천석 규모의 경기장으로 지어졌다. 관중석과 그라운드 간의 거리가 1m로 국내에서 가장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더욱이 인천시는 구단의 재정안정을 고려해 경기장 주변 공간을 웨딩홀, 피트니스 클럽, 할인마트, 축구체험 및 전시관, 스포츠바 등 수익시설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인천시는 50억원을 들여 문학경기장 서측 건물을 리모델링해 시체육회 사무실과 함께 인천 유나이티드의 클럽하우스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지난달 24일 밝힌 바 있다.

대구FC와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강원FC의 경우에는 축구전용경기장은 없지만 클럽하우스를 보유하고 있다. 2008년 창단한 강원FC는 출범과 동시에 강릉시청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클럽하우스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2010년 7월30일 강릉시 노암동 강남축구공원 내 연면적 1천939.56㎡,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의 클럽하우스를 완공했다.

‘오렌지하우스’라 명명된 클럽하우스에는 선수들의 숙식을 위한 방과 식당, 최첨단 시스템으로 전술토의를 할 수 있는 회의실, 의무실, 웨이트 트레이닝장 등이 갖춰져 있다.

◆꼴찌 대전도 새 축구센터 마련

올시즌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대전 시티즌도 새로운 보금자리를 갖는다.

대전시는 2011년부터 216억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대전 대덕구 목상동 산 10번지 일대에 덕암축구센터를 조성 중에 있다. 축구센터에는 클럽하우스와 축구장 2면, 풋살구장 2면, 족구장, 운동시설 등이 들어선다. 축구장 1면과 풋살구장 2면은 이미 지난달 26일 개장했으며, 비디오분석실·시청각실·웨이트룸 등을 갖춘 클럽하우스는 오는 9월에 완공된다.

이렇듯 대구FC를 제외한 4개 시도민구단은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 속에 이미 제반시설을 갖췄거나 건립 중에 있다. 좋은 훈련 시설에서 좋은 선수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역 축구인들은 “대구FC는 10여년 전 시민들의 성원과 기대 속에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시민구단의 한계 때문에 이렇다 할 성적을 못내고 있는 점이 많이 아쉽다”며 “하지만 대구FC를 매도하기보다 격려하고 감싸안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 특히 올해 강등권 탈출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구FC 선수들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는 환경부터 제공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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