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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미셸 위, 3년8개월·79번의 도전 끝에 LPGA 정상 재등극

2014-04-21 00:00

모두 비웃던 ‘ㄱ’자로 그녀가 웃었다

미셸 위, 3년8개월·79번의 도전 끝에 LPGA 정상 재등극
미셸 위가 퍼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고안해낸 ‘ㄱ’자 퍼팅 자세. 연합뉴스

재미동포 골퍼 미셸 위(25·나이키골프)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년8개월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미셸 위는 20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170만달러)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6개를 쓸어 담아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써낸 미셸 위는 앤절라 스탠퍼드(미국·12언더파 276타)를 두 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미셸 위는 3년8개월 만에 LPGA 투어 통산 세 번째 우승을 거두는 기쁨을 맛봤다. 세계랭킹은 13위로 상승했고 우승 상금 25만5천달러를 더해 올 시즌 61만6천555달러(약 6억4천만원)로 상금 순위 1위에 등극했다.

◆짜릿한 역전극

미셸 위는 이날 스탠퍼드에 4타 뒤진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시작했으나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그는 같은 조에서 공동 2위로 출발한 김효주(19·롯데)와 함께 초반부터 맹추격에 나섰다.

스탠퍼드는 6번홀(파4)에서 한 타를 잃어 버디를 잡은 미셸 위에게 한 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흔들리던 스탠퍼드가 8번홀(파3)에서 티샷을 그린 위에 올리지 못하고 고전한 끝에 보기를 써낸 반면 김효주와 미셸 위는 파를 지키면서 세 선수는 공동 선두가 됐다.

이후 팽팽하게 이어지던 균형은 12, 13번홀에서 미셸 위가 연속 버디를 써내면서 깨졌다. 미셸 위는 16번홀(파3)에서 티샷을 홀 2m에 떨어뜨리고서 버디를 적어내 다시 두 타 차 리드를 잡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17번홀(파4)에서 스탠퍼드가 보기에 그치면서 차이는 세 타까지 벌어졌다. 마지막 18번홀(파4)의 보기로 다소 머쓱해지긴 했지만 미셸 위는 우승을 확정하고 기쁨을 만끽했다.

◆추락한 ‘천재소녀’

다시 정상에 서기까지는 3년8개월, 79번의 대회 도전이 필요했다.

‘천재 소녀’는 미셸 위를 따라다닌 말이었다. 열두 살이던 2002년에 최연소로 LPGA 투어 대회에 나선 그는 이듬해 나비스코 챔피언십에는 초청 선수로 출전해 당시 최고의 스타였던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며 샛별로 떠올랐다. 2005년 LPGA 챔피언십 2위, 브리티시오픈 3위에 오르는 등 메이저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남자 대회에도 출전한 그는 세계적인 기업과 거액의 후원 계약을 하며 2005년 10월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이후 미셸 위의 성적은 그에 걸맞지 않게 초라한 수준이었다. 2009년 11월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2010년 캐나다여자오픈에서 우승을 거뒀으나 꾸준한 성적은 내지 못하며 그저 그런 선수가 됐다. 2012년에는 23개 대회에 출전해 절반에 가까운 10개 대회에서 컷 탈락하며 세계랭킹마저 60위권으로 추락하는 등 침체에 빠졌다.

미셸 위, 3년8개월·79번의 도전 끝에 LPGA 정상 재등극
미셸 위가 20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롯데 챔피언십 마지막 날 우승을 차지한 뒤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ㄱ’ 자 퍼트 자세로 변신

미셸 위의 재기 몸부림은 퍼트 자세에서부터 시작됐다.

지난해부터 미셸 위는 퍼트할 때 허리를 거의 ‘ㄱ’ 자 모양이 되도록 굽히는 자세를 취했다. 183㎝의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장타에 비해 퍼트 약점을 지적받던 그는 방법을 바꾸면서 어느 정도 효과를 봤다.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를 지난해 29.88개로 줄었다. 자세가 불편해 보이고 엉성하다는 비판도 있었으나 그는 개의치 않고 올해도 이런 자세를 유지하며 몸에 익혔다. 이번 대회 마지막 날 보여준 퍼트는 그간의 불안함을 떨쳐내기에 충분했다.

최근 3년간 70%가 되지 않던 그린 적중률이 80%를 넘겨 올 시즌 LPGA 투어 1위에 올라 있을 정도로 아이언샷도 향상됐다. ◆무당벌레의 전설

이런 가운데 맞이한 올 시즌 그는 확 달라진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LPGA 투어 대회 중 가장 좋지 않은 성적이 KIA 클래식의 공동 16위일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2주 전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는 알렉시스 톰프슨(미국)에 밀려 첫 메이저 우승의 기회를 놓쳤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안방’인 것 같은 하와이의 기운도 그에게 힘을 실었다. 대회가 열린 코올리나 골프장은 그의 경험을 토대로 제작된 ‘무당벌레의 전설(The Legend of the Ladybug)’이라는 일화가 새겨진 소녀상이 있을 정도로 친근한 곳이다.

‘무당벌레가 어깨에 앉으면 따뜻한 말을 건네며 손가락으로 옮겨 부드러운 입김으로 보내줘야 한다. 그러면 행운의 여신이 우승컵을 가져다준다’는 내용이다.

좋은 추억이 깃든 곳에서 한결 여유롭고 성숙해진 모습을 선보인 미셸 위는 결국 하와이 팬들 앞에서 모처럼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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