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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흑백…그의 숯이 말을 건다…대구미술관 이배展 ‘하늘로 흐르는 강’

201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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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물감 대안으로 찾은 숯
20여년 독특한 작품세계 이뤄
회화·설치미술 등 50점 선보여

강렬한 흑백…그의 숯이 말을 건다…대구미술관 이배展 ‘하늘로 흐르는 강’
이배 작 ‘Drawing’

대구미술관이 1989년 프랑스로 건너가 현재까지 파리와 미국 뉴욕, 한국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는 이배 작가의 전시를 열고 있다. ‘하늘로 흐르는 강’이란 제목의 이 전시는 내년 1월25일까지 이어진다.

이 작가는 청도에서 태어나 홍익대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을 졸업한 뒤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흰색의 캔버스 위에 물감이 아닌 숯을 재료로 작업하며 그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파리 생에티엔트 현대미술관, 뉴욕 화이트박스 갤러리, 중국 베이징 투데이 아트뮤지엄 등 국내외 유수미술관에서 40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그는 2000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09년 파리 한국문화원 작가상 등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한국모노크롬 회화정신을 현대적 감각으로 발전시켜 국제무대에 내놓은 업적이 높은 평가를 받아 한국미술비평가협회 작가상을 받기도 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스페인 프리바도 알레그로재단 등에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데생, 설치미술을 두루 보여주고 있는 작가의 작품세계를 한눈에 들여다볼 수 있도록 9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대표작 50점을 보여준다.

숯은 전통적으로 인간생활에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다양하게 사용돼왔다. 이것은 예술적 소재로도 애용돼왔는데, 이배 작가는 30년 가까이 숯을 재료로 작업해오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다.

작가에서 있어 숯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프랑스로 유학을 간 그는 물감 등 그림 그리는 재료가 비싸 새로운 대안을 찾다가 숯을 사용하게 됐다. 여기서 새로운 형태의 작품이 나온 것이다.

가느다란 목탄으로 작업하는 것이 성에 차지 않던 작가는 숯을 봉지로 구입했고, 숯이 지닌 특성이 재미있어 초창기에는 숯을 짓이겨 데생처럼 작업했다. 프랑스로 건너간 직후인 90년대에는 인체를 단순한 형태로 묘사하되 밀도 높은 존재감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최근에는 흰바탕에 숯으로 그린 기호와 추상적인 형태를 담아내고 있다.

2000년 이후부터는 숯을 활용한 설치작업도 시도했다. 2~3m의 거대한 숯 덩어리를 전시공간에 설치하거나, 비교적 작은 크기의 수많은 숯조각을 벽면에 설치하는 작업을 보여줬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유은경 큐레이터는 “작가의 예술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주요작품을 통해 흰 바탕에 검은 획이 주는 색채 대비와 무언의 상징처럼 보이는 여백이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느껴볼 수 있다”며 “여백이 생활공간에 위치해 있을 때는 물리적 공간으로 보이지만 작품에서는 미적 공간으로 확대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053)790-3000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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