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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②‘천하의 부엌’오사카 중심 도톤보리…가니도라쿠의 게요리는 무려 100여 가지

2015-07-03

영남일보·Y투어 韓中日 맛 기행…일본 오사카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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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투어객이 도톤보리 한복판에서 파이팅을 외치면서 기념촬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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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진 골목은 일식의 숨결을 더 깊게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참고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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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류 라멘은 마치 설렁탕으로 만든 잔치국수 같아 한국과 중국 관광객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도톤보리는 도심 흐르는 인공하천
주변은 간사이의 대표적 푸드코트
이목끄는 간판 캐릭터 조형물 많아

영덕 강구항의 대형 게 모형은
게요리 전문점 가니도라쿠를 모방

도톤보리. ‘대구의 들안길’쯤 된다. 다들 눈빛이 반짝거린다. 뭐라도 하나 더 익히고 체험해 보겠다는 열의가 가득했다. 역시 푸드투어에서는 음식이 ‘주연’, 관광지는 ‘조연’.

일본의 가게 입구는 식문화 정보의 보고. 외국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노렝(暖簾)’이다. 노렝에는 그 주인의 철학과 가업의 특징이 담겨 있다. 시니세(老鋪·100년 이상 해묵은 업소. 지난해 말 기준 일본에서 200년 이상 된 시니세는 3천113개) 문 앞에는 어김없이 깃발처럼 내걸린다. 대개 상호와 가문의 문장 등이 찍혀 있다. 일종의 상표권, 즉 브랜드 역할도 한다. 투어객은 예술품 같은 간판에 쉽게 매료된다.

이 거리의 사람은 물론 풍경도 음식을 위한 재료가 된다. 오사카의 어둠은 ‘환각제’다. 그래서 투어단도 음식으로부터 묘한 환상을 얻는 건가.

오사카 남쪽의 번화가인 도톤보리는 도심 남쪽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폭 30∼50m, 길이 약 2.7㎞의 인공 하천이다. 간토(關東) 지역의 푸드메카인 도쿄 긴자(銀座)와 비교되는 간사이 지역의 대표적 푸드코트. 17세기 물자 수송을 위해 조성됐고 1990년대 중반 도심 속 친수 공간으로 탈바꿈됐다. 이 운하로 각 지방의 명산품이 오사카로 몰려들고, ‘천하의 부엌’이 된다.

도톤보리 옆에 쇼핑가인 신사이바시(心齋橋)·센니치마에(千日前)가 호위병처럼 서 있다. 둘을 연인처럼 이어주는 다리가 있다. 바로 ‘에비스바시(惠比壽橋)’. 프랑스 센 강에서 가장 운치 있는 퐁네프다리 같다. 에비스는 도톤보리 상가 수호신의 이름. 젊은이들이 다리 난간에서 오카와강을 오가는 노란색 수상버스를 배경으로 인증샷 찍기에 여념이 없다.

◆ 대형간판 집결지…도톤보리

지하철 난바 역 14번 출구로 나와 신사이바시 쪽으로 5분 정도 걷는다. 들안길은 차가 다니지만 도톤보리는 행인 전용. 80년대는 동아시아 최고 주점가로 유명했지만 90년대로 넘어오면서 차츰 먹자타운으로 변모했다. 도톤보리는 이목을 사로잡는 대형 간판과 캐릭터 조형물이 많기로 유명하다. 62년 역사를 가졌지만 2008년 방만한 경영으로 문을 닫고 만 멀티플렉스 푸드코트인 ‘구이다오레(일본말로 ‘먹다가 망한다’란 뜻)’. 아직도 가게 입구에 장승처럼 서있는 다소 외로워 보이는 안경 낀 북 치는 피에로는 한때 도톤보리의 상징물이었다. 오사카 최초로 돈가스, 스시, 오므라이스, 나베(냄비요리) 등 웬만한 일식 메뉴를 원스톱으로 먹을 수 있게 했다. 모터를 장착해놓아 종일 다리를 움직이는 게 요리 전문점 ‘가니도라쿠’의 대형 게 모형도 굿 포토존이다. 영덕군 강구항 대게 업소의 대형 게 모형도 가니도라쿠를 벤치마킹한 것.

일본 메이저급 라멘으로 유명한 킨류 라멘의 간판은 붉은 톤. 언뜻 중식당을 연상시키도록 벽을 뚫고 웅비하는 용 모형을 붙여놓았다.

◆ 첫날 가니도라쿠 풀코스 게요리를 먹다

자유시간이 되자 식객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실내 인테리어와 테이블 세팅에 관심이 있는 대구 방천시장 내 유명 숯불구이 전문점인 대한뉴스의 권순주 사장은 연신 후미진 골목으로 들어가 대구에선 보기 힘든 독특하고 이색적인 간판을 계속 사진에 담았다. 그는 “새로운 메뉴개발과 가게 입구 인테리어 공부를 위해 난생 처음 오사카를 찾았다”면서 “오사카가 갈수록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아직 저 같은 사람에겐 배울 게 깔려 있어 새로운 사업 구상을 하기에 더없이 좋다”고 말했다.

이영선 전 대구시 사회복지여성국장은 “일반 관광투어에서는 허기를 면하기 위해 식당에 가지만 푸드투어는 음식이 주인공이기 때문에 시간도 상대적으로 넉넉하고 어떤 음식을 먹게 될까 하는 호기심이 뒤따라 다녀 좋다”고 했다.

가니도라쿠에 도착하니 완벽하게 테이블 세팅이 끝나 있었다. 역시 일본은 ‘예약 공화국’이었다. 메뉴판을 다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게 응용메뉴가 100가지는 족히 될 것 같았다.

도톤보리에 온 관광객들은 대게 모양의 간판을 배경으로 꼭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그 집이 유명한 대게 코스 요리를 내는 ‘가니도라쿠’. 도톤보리 거리에만 50m 간격으로 본점·중점·동점 등 3군데가 있다. 일행은 중점을 찾았다. 본점은 5층 전체가 게 요리를 취급할 정도로 성업 중. 우리나라 박달대게만큼 깊은 맛은 없다. 그러나 다양한 대게요리를 즐길 수 있다. 대게를 넣은 계란찜인 차완무시, 수족관에 살아 있는 대게를 데쳐 초무침한 가니시, 대게튀김, 대게그라탕, 대게 샤부샤부, 대게다리 구이…. 식사는 맑은 장국과 두툼한 대게 살을 발라 넣은 스시로 마무리한다. 매년 11월6일~다음해 3월20일 맛있기로 유명한 ‘마쓰바 게’ 코스요리가 등장한다

◆ 일본만의 디테일한 가격구조

일행은 일본의 음식값 구조에 대해 흥미로워했다. 일본은 아직도 ‘잔돈문화’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일본은 무려 6종류(1, 5, 10, 50, 100, 500)의 동전이 있다. 그만큼 정확하고 에누리도 없다는 말이다. 이런 정신에서 일본 최고의 재벌 유니클로의 2만990원 같은 가격이 탄생한 게 아닐까.

일식문화를 이해하려면 기본 양념문화와 기존 찬류에 대해 더 치밀하게 파고들어야 된다.

사시미, 게, 복어 요리 등에는 반드시 일본 특유의 쇼유(간장)와 조미료를 넣어 맛을 낸 식초의 일종인 ‘폰즈’가 매치된다. 그 폰즈에 궁합이 맞는 모미지오로시(무즙의 일종으로 간 무에 유자, 고추, 당근 등을 갈아서 넣은 것), 소금·식초·된장·누룩 따위에 절인 저장 식품이자 일본식 김치의 총칭인 ‘쓰케모노’, 오이 장아찌류인 ‘나나스케’, 겨로 절이고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꼭 우리의 장아찌와 비슷한 ‘오싱코’, 마지막엔 우동과 라멘의 육수, 밥(고항)과 한 조로 움직이는 미소시루(일본 된장)의 족보까지 챙겨야 한다. 우린 총론 위주이고 일본은 각론 위주다. 일식은 총론은 의외로 분류가 쉬운데 각론에 들어가면 더 난해하고 정밀한 게 특징이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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