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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사회적경제의 바람이 분다

2018-06-05
20180605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최근 보수의 텃밭이라고 하는 대구경북에 새로운 바람이 분다. 경북도가 제1회 사회적경제 공모전을 연다. 1927년 국내 최초로 민간협동조합인 ‘함창협동조합’을 설립한 전준한 선생(1898~1967)을 기리는 행사인데, 일본 유학 도중 귀국해 국내 첫 민간협동조합을 설립했다. 400명이 넘는 조합원의 민주적인 출자방식이나 춘궁기에 조를 저가에 판매하는 농민 구휼사업, 야학 운영 등의 활동으로 현대 협동조합의 기틀을 만들었으나 일제에 의해 1933년 강제해산된 조합이다. 경북에서는 “상주 함창협동조합은 협동조합을 단순히 이익창출의 수단으로 보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돕고 민주적 운영으로 대중의 경제력 향상을 꾀한 사회운동으로서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협동조합 역사문화관’도 상주에 개관할 예정이다.

대구에서도 오는 7월13~15일 매우 가치있는 행사가 열린다. 전국 최초 ‘전국사회적경제 통합박람회’가 엑스코에서 진행된다. 지역 내 사회적경제기업들의 활동 성과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대구시가 최초의 통합박람회 개최 장소로 결정된 것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박람회 등이 따로 운영되었는데 올해는 모두 합쳐 대구에서 개최하기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기획재정부를 포함해 총 19개 정부기관과 민간단체가 공동추진위원회를 꾸렸다. 뜻깊게도 지역과 지방정부가 중심이 되고, 민간조직의 주도하에 행사를 치르자는 대의에 합의했다. ‘모두의 내일을 열겠습니다’라는 슬로건하에 대행용역사도 지역의 사회적기업이 선정됐다. 박람회를 통해 사회적경제에 대한 대구시민의 노력과 활동을 알리고 전국적 차원의 사회적경제에 대한 홍보 및 시민 참여가 활발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적경제는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반성에서 시작됐지만 현재는 정치적·이념적 입장을 뛰어넘어 빈곤, 소외, 돌봄, 환경, 먹거리, 일자리 등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완화시키거나 해결하는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사회적경제를 활성화시킨 영국 보수당이나 일본의 보수정권들의 사례, 200명이 넘는 전국의 지방의원이 참여한 사회연대경제지방정부협의회의 활동, 2009년 EU의회의 사회적경제결의안 채택, 2012년 유엔의 국제협동조합의 해 지정 등을 보면 흐름이 보인다. 동남아 등지에서도 사회문제 해결 및 주민 주도형 개발을 위해 우리의 사회적경제 제도와 정책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아케이드나 주차장 설치만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나지 못하고, 대기업을 유치하거나 기업 성장이 된다고 해도 일자리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사회적경제는 새로운 대안이라는 입장에 동의하는 흐름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경제는 지역개발 전략으로도 매우 유효하다. 지역에서 필요한 생활밀착형 욕구를 사업화해 저렴하면서도 양질의 사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이 네트워킹에 기반한 활동력으로 지역개발을 위한 동력을 만들 수 있다. 대구 동구 사회적경제협의회는 문화센터를 운영하면서 주민들과 다양한 사업을 공동기획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공동체 활동들이 축적되면 자치와 분권, 지역살리기를 위한 주체를 만드는 건 시간문제다. 동구의 사례 이후 대구의 타 구·군의 사회적경제인들도 고무돼 이런 활동에 박차를 가한다. 사업적 결합도 머리를 싸매고 모색한다.

사회적기업들도 기를 쓰고 운영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경쟁력 확보, 신규 아이템 사업화, 시장 확대와 사업 연합을 통한 규모화 등에 대해 늘 고민한다. 사회적경제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보면 끊임없는 노력과 시행착오의 반복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돈 버는 것만을 좇지는 않는다. 이윤 창출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다른 한편으로 ‘책임감’을 갖고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기업이 있고, 이를 가능하게 하는 조직과 제도, ‘집념’을 가진 사람들의 존재는 아직은 걸음마 단계인 사회적경제의 미래를 기대하게 만든다. 김재경 <사>커뮤니티와 경제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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