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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정치칼럼] ‘올드보이’ 나선다고 ‘올드팬’ 돌아올까

2018-08-27

이해찬·정동영·손학규…
그때의 그들 속속 재등판에
한국당도 인물 회귀 가능성
당 가치와 좌표설정한 후에
젊은 피와의 경쟁을 거쳐야

[송국건정치칼럼] ‘올드보이’ 나선다고 ‘올드팬’ 돌아올까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 당권 경쟁 과정에서 ‘건강이상설’이 떠돌았지만 66세(1952년생)이니 100세 시대에 생물학적으로 노쇠한 건 아니다. 7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단 한 번도 낙선한 적이 없을 정도로 자기관리가 철저한 편이다. 다만, 이미 14년 전(2004년)에 노무현정부 국무총리를 역임했고, 6년 전(2012년)엔 민주당 계열 정당이던 민주통합당의 대표도 지냈다. 호남 기반 원내 14석 정당인 민주평화당의 정동영 대표. 이해찬 국무총리 시절인 14년 전에 집권여당인 열린우리당 의장이었다. 2004년 총선을 앞두고 “60~70대 노년층은 투표 안 하셔도 된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는데, 지금은 본인이 65세(1953년생)다. 역시 노쇠한 건 아니지만 이미 11년 전(2007년)에 집권당이던 대통합민주신당의 대통령후보였다. 당시 대선후보 경선의 경쟁자는 이해찬, 손학규다.

올해 71세(1947년생)가 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원내 제3당인 바른미래당의 당권 경쟁에 나섰다. 후보 6명 중 최연소자는 33세(1985년생) 이준석 후보다. 손 전 대표는 이미 두 차례(2008년·2010년) 민주당 계열 정당을 이끌었고, 수 차례 대권 도전에 실패했으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낙선한 뒤 정계은퇴를 선언했던 전력도 있다. 11년 전 집권당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겨뤘던 올드보이 3인이 각기 다른 길을 따라 정치 전면으로 귀환하는 모습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정치를 후퇴시키고, 후배의 길을 막는다는 비판이 있다. 혹은 산전수전 다 겪은 원로, 중진들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긍정론도 나온다. 필자는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생겼다’는 생각이다. 그들은 누구로부터 임명을 받은 게 아니고 당 안팎의 유권자가 뽑았거나 뽑게 된다. 아무리 경력이 화려해도 지금 시점에 쓸모가 없다는 판단이 다수였으면 귀환은 불가능하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어떨까. 현재는 김병준 비대위 체제다. 일각에선 김병준 위원장을 올드보이의 귀환 대열에 넣기도 한다. 이해찬·정동영 대표와 비슷하게 14년 전 노무현정부 시절에 요직(청와대 정책실장 등)에 올랐던 60대 중반(64세·1954년생)인 까닭이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비대위의 성적에 따라 정치를 계속할지 그만둘지 갈리고, 본인도 큰 뜻이 없는 듯하니 당내에선 일단 열외로 치는 분위기다. 대신 홍준표 전 대표, 김무성 전 대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이름이 다시 들린다. 여당, 다른 야당 사령탑과 체급을 맞추기 위해선 풍부한 경륜과 카리스마가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 전에 거쳐야 할 단계가 있다.

김병준 위원장은 ‘영남일보’ 인터뷰(8월17일자)에서 인적청산과 관련해 “당의 가치와 좌표를 새롭게 정립하면 나갈 사람은 나가고 들어올 사람은 들어 올 것”이란 취지의 말을 했다. 여기서 ‘사람을 내쫓는 가치’를 만들면 안 된다. 새로운 당의 가치가 자기와 맞지않다고 선선히 물러날 사람은 없다. 오히려 당내에서 투쟁을 벌여 분란을 일으킬 게 분명하다. 그렇다면 ‘인재가 들어올 가치’를 만들어야 한다. 정치권 밖의 유능한 인물들이 매력을 느낄만한 가치를 만들면 신선한 젊은 피를 수혈할 수 있다. 보수대통합도 가능하다. 내년 봄까지로 예상되는 비대위 활동 기간엔 그런 노력에 집중하는 게 순서다. 처지가 다른 정당을 흉내내서 올드 보이를 다시 찾으면, 올드 팬들은 돌아오지 않는다. 가치 정립과 좌표 설정을 위해 뼈를 깎는 모습을 보여준 뒤 그래도 ‘구관이 명관’이란 판단이 섰을 때 올드 보이들이 얼굴을 내밀 수는 있지만 지금은 아니다.

서울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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