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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파티마병원, 사실상 상급종합병원 역할하지만 정부 예산 지원땐 후순위 밀려"

2021-04-13

[인터뷰] 대구파티마병원 김선미 병원장·김건우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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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파티마병원장인 김선미(골룸바) 수녀와 지난달 3일 취임한 김건우 제16대 의무원장이 지역내 종합병원의 역할 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가난한 환자들을 위해 정말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외부 기관에서 평가를 왔을 때 이렇게 돈을 벌어서 이렇게 많은 이들을 어떻게 도울 수 있느냐고 물을 정도였죠. 하지만 그리스도의 공동체, 섬김과 돌봄으로 전인치료를 하는 대구파티마병원은 축적하는 병원이 아니라 나누는 병원이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부를 축적한다면 그건 양질의 진료를 위해서일 뿐일 겁니다." 대구파티마병원이 기존의 다른 의료기관과 가장 크게 차이 나는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병원장인 김선미(골룸바) 수녀는 12일 이렇게 말했다.

섬김·돌봄 정신으로 전인치료
대구경북 160만명 건강지킴이
코로나 대응 의료진 대거 투입
국고 사각지대 놓여 아쉬움 커

김선미 병원장은 "우리 병원은 가톨릭의료기관으로 그 이념이 살아있는 병원이다. 그 이념의 핵심가치에 따라 '생명존중이 무엇인가'를 늘 생각한다. 양질의 진료로 어떻게, 무엇으로 할 것인가도 고민한다. 이는 새로운 장비를 도입할 때도, 환자에게 주는 서비스의 질을 생각할 때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섬김과 돌봄으로 전인치료를 수행한다'는 가치선언문이 있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구파티마병원의 노력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이들, 약한 고리에 있는 이들에 대한 지원에서 그대로 확인된다. 파티마병원은 해외에서 온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자 등 이주민에 대해 2018년 출산비 지원 외 47건(실인원)으로 5천여만원(해외의료봉사비용 제외), 2019년 35건(실인원) 6천500여만원(해외의료봉사 제외), 지난해에도 동티모르 이주노동자 54명, 캄보디아 이주노동자 100명의 건강검진을 진행했다.

대구파티마병원이 이렇게 소외된 이웃을 도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병원의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스도 정신을 가진 공동체답게 서로를 섬기는 조직문화가 있고, 이는 부서 간 장벽을 가지지 않고 긴밀한 협조가 가능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김 병원장은 설명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뿐만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좀 더 편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이런 대구파티마병원의 고민도 적지 않다고 김 병원장은 말했다. 김 병원장은 "우리 병원이 돈이 많은 병원도 아니고, 대학 등이 함께 있어 뒷받침해줄 수 있는 병원도 아니다. 완전 대형병원도, 학교와 함께 하는 병원도 아니어서 정부 지원 예산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다. 신생아치료센터도 지역 대학병원보다 앞서 우리 병원이 먼저 했는데 관련 정부 지원 예산은 대학병원이 먼저 받고 그다음에 예산 지원을 받았다"면서 "호스피스 완화센터, 제대혈 은행(태반) 등도 환자를 위해 운영하고 있고, 양질의 진료를 위해서 의사가 연구하고 싶다면 지원하는 병원이지만, 쌓이는 적자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병원장은 "병원이 자리 잡은 동구 지역은 가난한 환자가 특히 많은 곳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지금까지처럼 마음 편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적자가 쌓이고 있지만 동구에서는 가장 큰 병원이고 종합병원인 만큼 이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병원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실질적인 병원 운영과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지난달 3일 취임한 김건우 제16대 의무원장도 말문을 열었다.

김 의무원장은 "파티마병원은 대구 동·북·수성구, 그리고 경북 경산·청도·영천 지역 등 160만명가량의 인구에게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하지만 국립도, 사립대학이 운영하는 병원도 아닌 탓에 시설·장비·인력 수급 모든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음 같아서 그 역할을 누군가와 나누고 싶지만, 인근에 이를 해낼 수 있는 병원이 사실상 없다"면서 "시설과 장비 등이 더 확충되고, 좋은 인력이 더 모이면 이런 역할을 더 많이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그렇지 못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더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는 그는 정부 지원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대구 동구 아양아트센터 내에 들어서는 대구 2호 코로나19백신접종센터 운영을 위해 저희 병원 의료진이 대거 투입됩니다. 5주 동안 의사 3명, 간호사 6명 등이 병원이 아닌 접종센터에서 일하게 되고, 병원에서는 그 만큼의 인력 운영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역할을 할 병원이 저희밖에 없는 상황인 만큼 감당해낼 겁니다. 코로나19 대응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종합병원인 대구파티마병원이 사실상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해냈고, 지금도 하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정부 보상이나 국고가 지원되는 각종 연구개발 예산 지원 때는 국공립, 대학이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 그리고 전문병원 다음 순위로 밀려난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런 아쉬움에도 그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 역할을 소홀하게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 의무원장은 "병원의 역할이 필요할 때는 상급종합병원 수준의 일을 하지만, 지원에서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지역 내에서 저희 병원과 같은 종합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판단한다면 각종 지원도 역할과 그 비중에 맞게 인정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대구파티마병원을 책임지고 있는 두 사람은 "의미 있는 일인 만큼 희생이 따른다고 해도 그 일을 할 수만 있다면 다 할 것이다. 다만 함께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는, 더욱이 주변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상급종합병원 역할까지 하고 있는 대구파티마병원이 앞으로도 일을 더 의미 있게 잘 해나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해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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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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