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10427001305332

[Tech Investor] '집행검'으로 내집 마련...NFT의 미래

2021-04-27 14:30

'집행검'은 NC소프트의 게임 '리니지'에서 가장 비싼 무기다. 강화의 정도를 의미하는 ‘+9강’이 붙어 있어 현금으로 약 5억원의 시세가 형성돼 있다.

게임아이템으로 집행검이 유저 사이에서 ‘가격’이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이는 리니지라는 게임 내에서 존재하는 디지털 코드에 불과하다.

따라서 시중은행을 찾아가 아파트를 구매하려 한다며 집행검을 담보로 대출상담을 시도한다면 당신은 아마도 상담원이 아닌 청원경찰을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아주 없는 것도 아니다.

◆ NFT(Non-Fungible Token)의 등장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이다.

대체 가능한 토큰(Fungible Token)인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와 달리 디지털 자산별로 고유한 인식 값을 부여하고 있어 상호교환이 불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NFT의 고유성이라는 특징을 활용해 디지털자산의 ‘원본’을 가려내는 일이 가능해졌고, 최근 세계 곳곳에서는 믿기 힘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경매2.png
미국 디지털 작가 비플의 '매일 : 첫 5000일(Everyday : The First 5000 Days)’. 출처 : 크리스티 경매 사이트,


 

◆ NFT 경매 사례들
지난 2월 미국 디지털 작가 비플의 10초짜리 영상 ‘교차로’ 파일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660만 달러 (한화 약 74억원)에, 3월11일 비플의 ‘매일 : 첫 5000일(Everyday : The First 5000 Days)’은 6천930만 달러(한화 약 790억 원)에 각각 낙찰됐다.

3월3일엔 일론 머스크의 연인인 가수 그라임스의 디지털 회화 ‘War-Nymph’ 10점이 경매 20분만에 580만 달러(한화 약 65억 원)의 수익을 벌어들였다.

미국의 블록체인 기업인 인젝티브 프로토콜은 3월4일 그라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의 작품 ‘멍청이(Morons)’ 원본을 불태우고 해당 파일을 228.69 이더리움 (당일 기준 약 4억3천만 원)에 판매했다.

3월17일엔 국내 팝 아티스트 마리킴의 디지털 회화 ‘미싱 앤드 파운드’가 경매를 통해 288이더리움 (당일 기준 약 6억 원)에 판매됐고, 닷새 뒤인 22일엔 트위터의 CEO 잭 도시가 2006년 3월21일에 올린 세계 최초의 트윗 ‘just setting up my twtter’가 경매에 붙여져 290만 달러(한화 약 32억 7천 만원)에 낙찰됐다.

불과 한달여만에 전 세계에서 복제 가능한 디지털파일 형태의 이미지파일이 수억원에서 수백억원 단위로 판매된 것이다.

이미지파일을 ‘MINT’라고 불리는 디지털 암호화 작업을 거치면(Minting) NFT로 발행한 토큰이 생성된다. 이를 ‘Open Sea’ 등의 NFT 거래 플랫폼에 게시하면 판매가 가능하다.

NFT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거래내역이 투명하게 공개된다. 위변조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디지털 자산 확보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 대부분은 유명 작가나 CEO가 아니다. 필자가 ‘문건일 변호사의 싸이월드 첫 게시물’을 경매에 붙여 봐야 사람들은 별 관심을 두지 않을 것이다.
 

고양이1.jpg
출처 : 가상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


다만 우리가 수많은 시간과 현금을 쏟아 만들어낸 게임 아이템의 경우 싸이월드 게시물보다는 일정한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실제로 데퍼랩스의 NFT 기반 게임 크립토키티의 고양이 ‘드래곤(Dragon)’ 카드는 단지 희소한 외형 덕분에 600이더리움(현재 시세로 약 13억원)에 거래됐다.

◆시장전망
NFT 분석업체 NonFungible.com에 따르면 2019년 NFT 거래규모는 6천286만 달러(한화 약 713억원)였지만, 2020년에는 2억5천만 달러(한화 약 2천840억원)로 1년 새 네 배나 성장했다.

또 DappRadar의 Dapp Industry Report: February 2021에 따르면 2021년 2월 한 달간 총 3억4천200만 달러(한화 약 3800억원)가 거래됐다. 한 달 거래 금액이 2020년 전체보다 40%정도 증가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올 한 해 NFT 거래규모는 2020년에 비해 수십에서 수백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자 세계 여러 기업이 NFT 거래량 증가를 수익과 결부짓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데, 주로 미술품 경매 또는 거래 플랫폼 사업이 활성화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타쿵아트(TKAT), 오리엔탈 컬처 홀딩스(OCG), 와이즈키 인터네셔널 홀딩(WKEY) 등이, 국내에서는 서울옥션, 신한지주, 갤럭시아 머니트리, 위메이드,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 다날핀테크 등이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특히 신한지주는 지난 3월10일 서울옥션의 자회사 서울옥션블루와 디지털 자산 공동 사업 추진 업무협약을 맺었다. 금융회사로는 처음으로 NFT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이다.

한편 전세계 게임업계에서도 NFT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출시하거나 기존 게임에 NFT를 적용해 게임아이템에 고유 일련번호를 부여하는 등 NFT 시장에 편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차세대 플랫폼과 NFT
NFT는 발행된 토큰의 생성정보와 거래내역을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에 최근에는 구찌, 버버리 등 명품을 NFT로 발행, 판매해 이른바 짝퉁을 방지하는 방법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NFT의 대상이 디지털파일뿐만 아니라 현실의 물건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디지털과 현실의 경계는 차세대 플랫폼으로 불리는 ‘메타버스’의 실현과정에서 더욱 모호해 질 것이다. 아바타가 착용한 의류, 액세서리, 무기 등을 현실에 기반해 3D 모델링하고 이를 NFT로 발행하는 단순한 모델에서부터 증강현실(AR), 즉 현실과 가상이 혼합된 콘텐츠 자체가 하나의 NFT로 발행되는 등의 복잡한 모델까지 메타버스에서 생겨날 것이다.

 

메타버스의 플랫폼 사업 전망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지난 글(메타버스와 플랫폼산업 전망...세대교체될까?)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10413001432368)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는 주인공이 메타버스에서의 가상화폐를 이용해 현실에 존재하는 ‘햅틱수트’를 구매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에서는 Fungible-Token(대체 가능한 토큰), 즉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가 영화 속에서의 가상화폐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테슬라와 스타벅스 등 일부 기업이 최근 암호화폐를 결제수단으로 인정하면서 ‘암호화폐 지갑’을 이용해 현실에서의 물품구매가 가능한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쯤 되면 서두에서 언급한 '집행검을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해답이 어렴풋이 보일 것이다.

◆집행검으로 담보대출 받기
집행검과 같이 우리가 수많은 시간과 돈을 쏟은 디지털코드를 NFT로 발행하는 일은 수년 내에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된 NFT는 단순히 게임 유저 사이에서 현금으로 교환되는 수준을 넘어 NFT 경매나 거래 플랫폼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판매될 수도 있다.

또한 리니지 게임을 하지 않는 A가 경매에서 집행검을 낙찰받은 뒤 현실에서 임대차계약을 맺는 것처럼 게임유저를 대상으로 집행검을 임대차하고 매달 일정한 현금을 받는 ‘스마트 컨트랙트(Smart Contract)’를 통해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다.
 

스마트 컨트랙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이더리움(Ethereum)에서 처음 도입됐다. 

 현재는 에이다, NEO, Qtum, EOS 등의 암호화폐에도 적용된 상태다.


이처럼 NFT의 거래가 해당 플랫폼에 한정되지 않고 현실 시장에서 가능한 수준, 즉 ‘거래의 자유도’가 증가한다면 현실의 부동산과 자동차처럼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생성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거대 금융회사를 계열사로 둔 신한지주가 NFT 사업에 뛰어들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상황이라면, 서울옥션블루의 NFT 경매 플랫폼에서 판매된 집행검에 대한 교환가치를 인정하고 이를 담보로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해줄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물론 대출이 실행되려면 법제적 근거가 마련돼야 하겠으나, 현재 NFT가 발전하고 있는 속도를 감안하면 머지않은 장래에 법제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건일.jpg
문건일 변호사·테크인베스터

집행검을 담보로 대출 받아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이 가능한 날이 다가오고 있다. NFT로 새롭게 창출될 부는 준비된 자에게 속할 것이다.
문건일 <변호사·테크인베스터>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