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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Investor] 메타버스와 플랫폼산업 전망...세대교체될까?

2021-04-13 16:03

요즘 현실을 초월한 새로운 가상세계가 새로운 소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4월 스팀의 포트나이트 게임 내에서 미국의 힙합 뮤지션 트레비스 스캇(Travis Scott)의 가상 라이브 공연이 개최됐는데, 매출이 약 2천만 달러(약 220억원)에 달했다. 1회 공연만으로도 2019년 오프라인 공연 수익 대비 10배 이상의 성과를 낸 것.

 


2020년 9월에는 '빅히트' 등 대형 연예기획사로부터 170억원가량 투자 받은 네이버의 제페토가 가상현실 속 블랙핑크 팬사인회를 개최해 전세계 5천만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했다.

서울 잠실 주경기장의 최대 입장인원이 4만5천명이라는 점에서 1천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숫자가 가상세계에 한데 모인 것이다.

◆ 메타버스의 등장
이와 같은 가상현실 플랫폼은 이른바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메타버스는 ‘Meta(초월)’와 ‘Universe(세계)’의 합성어로 '디지털 기술로 현실을 초월해 만들어낸 세계'로 정의된다.

메타버스는 신기술의 집합적 개념으로 △VR, AR등의 하드웨어 기술을 이용해 △3D 엔진으로 제작된 가상공간에서 △디지털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 즉 현실을 초월한 새로운 시장의 출현인 것이다.

◆실현 가능성과 시장 전망
3D 엔진 회사인 유니티소프트웨어의 CEO 존 리치텔로는 2020년 11월 한 인터뷰에서 3년 내에 메타버스가 새로운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그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인류는 이미 집에서 회의를 하고 쇼핑을 하는 등 일부 가상현실을 살아가고 있고, 이는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3D 엔진을 사용하는 개발자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반도체 기술의 발달로 보급형 하드웨어의 등장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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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티의 CEO인 존 리치텔로.출처= 유니티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는 '2021-2024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AR), 가상현실(Virtual reality·VR) 및 혼합현실 시장 규모'에서 2021년 XR, AR, VR, MR 전체 시장 규모를 307억 달러(약 34조원), 2024년엔 3천억 달러(약 336조원)로 예측했다.

아울러 2023년까지 전 세계 AR 헤드셋 출하량은 2020년 출하량의 12배에 달하는 3천만 대 이상으로, 이용자 수도 24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했다.

메타버스 관련 시장은 과거 스마트폰의 초기 출현 및 관련 시장 급성장과 같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시장규모를 2021년 대비 10배 성장할 것으로 본다면, 가까운 미래에 메타버스가 일상화하는 시점에는 천문학적인 금액의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예상 가능하다.

◆메타버스산업 구조와 관련 기술들
그렇다면 메타버스산업 중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무엇일까. 먼저 메타버스의 산업구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메타버스는 인프라, 하드웨어, 플랫폼 시장으로 구성된다.

'인프라'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관하기 위한 클라우드 및 방대한 양의 무선통신을 위한 위성산업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거대 IT기업이나 스페이스X 등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드웨어’로서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퀘스트2,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2와 같은 VR·MR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가 출시됐다. 애플과 삼성 등은 2023년 안경 형태의 AR 글래스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메타버스를 더욱 현실처럼 만들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페이스북은 근육 감지를 이용한 AR 손목밴드, 애플은 VR 장갑 등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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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손목밴드를 활용한 영상. 출처= 페이스북,

그러나 인프라와 하드웨어는 어디까지나 메타버스를 즐기기 위한 도구일 뿐이다. 이용자의 주 소비가 이뤄지는 대상인 콘텐츠가 속해 있는 플랫폼시장이 메타버스 산업의 핵심이다.

‘플랫폼’ 시장은 3D 엔진을 통해 만들어진 게임 또는 소셜네트워크 콘텐츠의 소비 장소를 이용자에게 제공한다. 이용자는 플랫폼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디지털 자산을 획득할 수도 있다.

게임으로는 로블록스, 샌드박스의 마인크래프트, 스팀의 포트나이트 등이 있다. 소셜네트워크로는 페이스북의 호라이즌, 네이버의 제페토 등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산업의 발전 방향
메타버스가 도래하려면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다른 산업과 달리 앞서 언급한 스팀의 포트나이트 공연, 네이버 제페토의 팬사인회와 같은 플랫폼 산업은 가시적이고 혁신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많은 기업이 플랫폼산업에 뛰어들 것이고, 경쟁은 더욱 심해질 것이다. 과열되는 경쟁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플랫폼산업이 늘 그래왔듯 이용자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업일 것이다.

◆콘텐츠의 양 – 이용자 생산성
메타버스 콘텐츠의 양과 질은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 초기 게임 플랫폼 콘텐츠는 주로 제작사를 통해 공급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현재는 로블록스나 마인크래프트처럼 유저가 생산하는 콘텐츠가 플랫폼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다.

소셜네트워크 영역은 플랫폼 성격상 유저 생산 콘텐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처럼 이용자가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는 것이다.

결국 콘텐츠의 양은 이용자가 얼마나 콘텐츠를 쉽게 생산해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가장 쉬운 콘텐츠 제작방법은 현실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이용자가 사진·동영상 형태로 현실을 담는 것처럼,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는 3D 센서, 즉 라이다를 활용해 현실의 데이터를 플랫폼에 업데이트할 것이다.

애플이 메타버스 시장을 예견한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최근 출시한 아이폰12 프로 모델에 3D 센서인 라이다를 탑재했고, 아이폰13 전 시리즈에 라이다를 탑재해 출시할 예정이다. 3D 이미지 데이터 확보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라이다의 가격이 100분의 1 이하로 떨어지기 시작해 향후에는 아이폰 유저가 아니더라도 라이다 툴을 이용해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에 필요한 3D 이미지를 쉽게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라이다에 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한 관련기사(Tech Investor - 센서와 전력반도체의 발전...테슬라, 라이다 활용할까)를 참고하길 바란다.

◆콘텐츠의 질 – 현실 유사성
게임·영화 등 미디어는 현실과 유사한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는 현실과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교묘하게 닮아야 이용자의 흥분을 이끌어낼 수 있다.

메타버스가 의미 그대로 현실을 초월해야 하지만, 더 많이 소비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현실과 닯아야만 한다는 것이다. 즉, 메타버스 콘텐츠의 질은 현실 유사성에 달려 있다.

메타버스 콘텐츠를 '오두막'에 비유하자면, 이용자가 라이다를 통해 현실을 모방한 데이터는 '목재'라고 할 수 있다. 목재를 다듬어 오두막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톱과 망치 같은 도구는 바로 ‘3D 엔진’ 소프트웨어다.

가상현실을 만드는 도구인 3D 엔진을 제공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유니티소프트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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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유니티소프트웨어

유니티소프트웨어의 CEO 존 리치텔로는 2020년 11월 같은 인터뷰에서 3년 내에 자리 잡을 메타버스 플랫폼의 방향성에 대해서 “갈수록 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눈앞에 볼 수 있는 메타버스가 등장하게 될 것”이라며 현실과 구분할 수 없는 초현실의 도래를 예견한 바 있다.

따라서 그는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의 3D 엔진인 ‘유니티’를 사용한 개인과 연수익 10만달러(약 1억1천만원) 미만인 게임사에게 소프트웨어 구독료를 받지 않는 초강수를 뒀다.

이는 소프트웨어산업의 공룡인 어도비가 과거 아크로벳 리더를 무료로 배포해 시장으로 하여금 자사의 소프트웨어를 소비는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했던 전략과 비슷하다.

‘유니티’를 통해 생산되는 하루 신규 콘텐츠는 1만5천개에 달하고,
월간 사용 유저가 27억명에 달하며 콘텐츠 월간 앱 다운로드 수는
2020년 기준 50억 회로, 2019년 30억 회에 비해 160% 증가했다.'


과거의 소프트웨어 공룡 어도비처럼 유니티는 3D 엔진 시장의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실제 유니티는 닌텐도 스위치의 70%, 플레이스테이션의 40%, PC 게임시장에서 4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유니티는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시장에서 다양한 플랫폼의 콘텐츠 생산 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결어
'메타버스'의 저자 김상균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개념이 1979년에 등장하고 28년 후인 2007년에 본격화한 것처럼, 메타버스의 개념이 등장한 1992년부터 28년이 지난 2020년부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폭증하고 있다. 

 

그리고 현재에도 메타버스와 관련된 기술이 다양한 기업에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다가올 메타버스와 플랫폼 시장변화를 주목한다면 당신도 현실을 초월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문건일 <변호사·테크인베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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