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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위클리포유 커버스토리] 비틀즈 트리뷰트 밴드 '시틀즈' (2) "B다음은 C니까 '시틀즈'…리버풀처럼 대구서 비틀즈축제, 멋지지 않나요"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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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틀즈의 베이시스트 이준이 소장하고 있는, 비틀즈가 사용한 기타 모델들. 특히 맨 왼쪽 'Epiphone John Lennon Limited Edition'(1965)은 존 레논이 1965년 이후 메인 기타로 사용한 모델을 전 세계 1천965대 한정 생산해 복각한 것이다. 가운데 제품 'Gretsch 6128 George Harrison'은 조지가 초창기 캐번클럽과 독일 함부르크 시절, 그리고 정규앨범 1·2집에 사용한 기타로 일본에서 생산된 모델이다.

서영교가 비틀즈를 처음 접하게 된 건 중학교 2학년 시절. 어느 버스정류장 앞 레코드 가게에서 유령회사 카세트 테이프를 산다. 제일 마지막 곡이 압권이었다. 비틀즈가 미국을 침공할 때 내밀었던 'I want to hold your hand'였다. 순간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때부터 비틀즈 마니아가 된다. 팝송 관련 책에 나오는 사진이나 기사를 닥치는 대로 스크랩했다. 중고책방에서 구입한 비틀즈 전기는 삼국지처럼 엄청 많이 읽었다. 이후 대학교 그룹사운드 동아리에서 밴드 생활을 했지만 비틀즈 음악을 연주하자는 이가 아무도 없었다. 이후 직장을 다닐 때도 다들 비틀즈 음악에 대한 관심은 많이 떨어졌다. 그래도 그는 생각날 때마다 관련 책과 레코드 등을 사 모으는 걸 위안으로 삼았다. 마흔이 됐을 무렵부터 직장인밴드 붐이 일어 다시 밴드 활동을 했지만 만족할 수 없었다. 비틀즈와 상관없는 가요나 팝 음악 위주라 흥미를 잃어가고 있었다. 지난해 봄, 올 것이 오고 말았다. 비틀즈 초창기 메인 무대가 있었던 캐번클럽의 분위기를 닮아 단골로 자주 찾는 시카고클럽에서 현재 시틀즈 매니저가 되는 김태훈을 처음 만난다. 시틀즈의 시작이다. 그는 비틀즈에 대한 상당한 지식과 열정 그리고 전국의 비틀즈 팬들과 교류를 하고 있는 걸 알았다. 준비된 비틀즈 마니아였다. '이상도시건축'이란 건축설계 사무소장이기도 한 그는 1980년대 중반 한국 첫 비틀즈 마니아들의 모임이랄 수 있는 B·F·C(비틀즈팬클럽)에도 가입한다. 덕분에 서영교는 현재 폴의 역할을 맡고 있는 이준을 소개 받는다.

비틀즈 마니아 중의 마니아들
존 레논 한정판 기타도 갖고있어
대중이 잘 모르는 초기곡에 천착
절묘한 화음 구현, 밴드의 승부처
시카고클럽 캠프삼아 4차례 공연
언론사 주최 톱밴드대회 수상도
"존 레논 맡아줄 정식 멤버 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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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틀즈의 객원 멤버 '존 레논' 김준홍(기타).

◆대구의 엡스타인 김태훈 매니저

김태훈은 비틀즈 매니저였던 엡스타인의 근성과 열성을 빼닮았다. 그는 어릴 때 삼촌으로부터 비틀즈를 알게 된 이후 쉰이 넘도록 비틀즈가 그의 삶의 화두가 돼버렸다. 그에겐 소중한 꿈이 하나 있다. 영국의 리버풀이 비틀즈 고향인 것처럼 대구가 시틀즈의 고향이니 언젠가 대구에서 비틀즈 축제를 한 번 해보는 거다.

이준도 만만치 않은 친구다. 중3 때 세뱃돈으로 기타를 처음 구입했고 이후 20년째 자신이 다니는 성당의 밴드, 6년째 직장인밴드, 3년째 어쿠스틱 밴드에서 활동 중이고 38세 때 시틀즈 베이시스트가 된다. 특히 그는 비틀즈가 사용했던 기타와 동일한 5가지 모델을 모두 소장하고 있다. 'Epiphone John Lennon Limited Edition'(1965)은 존 레논이 1965년 이후 메인 기타로 사용한 모델을 전 세계 1천965대 한정 생산해 복각한 모델로 이후 폴과 조지도 사용한다. 'Hofner 63 relic'은 일명 '바이올린 베이스'로 불리는 독일 호프너사에서 생산된 일렉트릭 베이스로 폴이 이걸 사용함에 따라 호프너사는 바이올린 베이스로 유명한 회사가 된다. 'Gretsch 6128 George Harrison'은 조지가 초창기 캐번클럽과 독일 함부르크 시절, 그리고 정규앨범 1·2집에 사용한 기타로 일본에서 생산된 모델이다. 이밖에 독일 리켄베커사(Rickenbacker)로부터 협찬받아 사용한 두 종류의 기타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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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틀즈의 '폴 매카트니' 이준(베이스).

서영교는 이준과 자주 시틀즈의 방향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다. 서울의 다른 트리뷰트 밴드처럼 예스터데이, 렛잇비, 헤이쥬드 등과 같은 인기곡에만 매달리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보다는 비틀즈의 사각지대를 파고들고 싶었다. 비틀즈 데뷔 앨범과 무명시절 클럽에서 연주했던 곡부터 시작해보자는데 합의한다. 앤솔로지에 담겨 있는 이들의 초기 곡인 'Cry for shadow' 'Like dreamers do' 'Ain't she sweet' 'The sheik of araby' 등을 집중적으로 파고든다. 특히 정식 앨범으로 발매되지 않았던 1960년 초 곡들에 더 관심 갖는다. 이건 마니아들도 잘 알지 못하는 곡들이고 국내외 카피 밴드들도 잘 연주하지 않는 곡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걸 건드려야 최고란 소릴 들을 수 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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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틀즈의 '링고 스타' 박용환(드럼).

◆우여곡절 데뷔공연

팀명을 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처음에는 서영교가 'Tax man'를 고민했다가 아니다 싶어 버린다. 다음에는 시카고 오준승 사장이 '대구비틀즈(DGB)'란 의미로 '대틀즈'를 생각했는데 그게 하필 대구은행을 연상시켜 또 폐기한다. 그러다가 비(B)틀즈 다음은 시(C)틀즈, 그게 괜찮을 것 같았다. 시카고 클럽을 캠프로 하는 비틀즈란 의미도 되니 시틀즈로 결정한다.

비틀즈의 곡을 연주하려면 기본적으로 거의 비슷하게 연주를 해야 된다. 존·폴·조지의 절묘하고 극도로 유니크한 화음 연습이 밴드의 승부처였다. 그들의 화성은 그룹 퀸의 화성보다 한 수 위인 것 같았다. 이를 완성시키려면 반복해서 곡을 들으며 자신이 책임져야 할 화음 파트를 완전히 외우고 있어야만 됐다. 대충 했다간 불협화음이 되거나 다른 사람의 화음에 딸려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악성이 있다는 친구도 비틀즈 화성 대목에선 다들 포기를 하게 된다. 많은 밴드들이 합주를 통해 곡을 완성해 가는 형태지만 비틀즈 밴드는 각자의 연주와 노래를 완전히 익혀서 합주하는 날 한두 번 만에 완성시켜 버려야 한다. 비틀즈의 과거 공연 영상, 해외의 유명 트리뷰트 밴드(Fab four, 부트렉 비틀즈, Them beatles 등) 공연 영상을 보고 참고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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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틀즈의 '조지 해리슨' 서영교(기타). 〈채종찬씨 제공〉

연주의 톤도 자기 방식으로 풀어나가선 곤란하다. 비틀즈에 최적화해야 된다. 이게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비틀즈 곡을 연주하는 것과 흡사하게 연주하는 건 별개의 차원. 전자는 되레 쉬울 수 있다. 트리뷰트 밴드에 도전하는 연주자 대부분 비틀즈 활동 시기인 1960년대의 음악에 정통하지 못하다. 그 이후의 하드록, 헤비메탈, 펑크뮤직 등에 더 익숙해져 있다. 막상 합주를 해보면 비틀즈 특유의 사운드를 제대로 못 그려내고 다들 자기 스타일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작년 3월쯤 매니저와 서영교, 그리고 이준 등 4명을 모아 합주를 시작한다. 이준을 제외한 2명은 시틀즈를 너무 쉽게 생각하고 덤벼들었다가 데뷔 공연을 1주일 앞두고는 순차적으로 그만둔다. 그 바람에 공연이 취소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조바심의 나날이었다. 문제는 존 레논을 커버할 마땅한 연주자를 대구 지역에서 찾아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보다 못한 매니저가 지원사격을 한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오던 경기도 의정부에 거주하는 김준홍에게 러브콜을 날린다. 그는 30년 이상 비틀즈 음악만 연주해온 나름 대한민국 비틀즈의 레전드다.

불 한 개는 껐지만 골치 아픈 문제가 하나 더 남았다. 링고 스타 커버 연주자를 찾지 못한 상태였다. 그래서 드럼 없이 공연하려고도 했다. 그 와중에 행운이 찾아왔다. 이준이 과거에 함께 밴드를 했던 드러머 박용환과 조우하게 된 것. 박용환은 고교 1학년 때 우연히 친구 따라서 밴드합주실에 갔다가 드럼이란 악기를 만난다. 20대 때는 하드록을 하면서 음반 한 장을 냈지만 실패하고 팀은 해체된다. 방황하다가 나이트클럽에서 연주 생활을 한다. 일본 오사카에서 오디션에 합격해 1년간 일본에서 연주를 한다. 귀국 후 음악을 접고 사업을 하던 중 후배 부탁으로 시틀즈 드러머로 활동을 재개한다. 레퍼토리 15곡의 드럼 파트를 챙긴다. 연습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공연 하루 전날 처음으로 4명이 모여서 합주해보고 다음날 시틀즈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했다. 지난해 5월이었다.

공연은 이번 1주년 공연을 포함에서 4번을 했다. 대구지역 신문사 주최 톱 밴드 대회에도 참가해 동상을 받는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행사가 취소돼 다양한 무대에 설 기회가 없다. 작년 가을 대구 동구 율하동에서 록밴드와 합동 공연을 할 때 이준은 저녁도 먹지 않고 자신의 차 안에서 그날 부를 노래를 연습하고 있었다. 한 곡을 100번 이상 연습하는 이준, 그런 멤버가 있어 시틀즈는 전도양양하다.

비틀즈가 발표한 곡은 240곡이 넘는다. 시틀즈는 이제 겨우 40여 곡을 건드린 상태. 향후 5년 정도를 계속해야만 발표곡 90%를 재현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급한 건 존 레논 파트를 맡아줄 숨은 고수를 찾는 일. 그 일도 조만간 성사가 될 것이다. 010-3266-1285.

비틀즈

비틀즈에 관한 소문, 사실인가요?

Q: 마이클 잭슨이 비틀즈 음악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는데?
A: 마이클 잭슨은 1980년대 중반 비틀즈 음악의 저작권을 가지고 있던 'ATV Music'이라는 회사를 인수해 대부분의 레논-매카트니 작품의 저작권을 소유하게 됐다. 하지만 1995년 지분의 50%를 소니 퍼블리싱에 매각했고 잭슨 사망 후 2016년에 나머지 지분을 Sony/ATV가 매입했다.


Q: '폴이 죽었다'는 이야기는 뭔가?
A: 1960년대 중반 폴은 가벼운 교통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훗날 이 사고가 과장돼 폴이 사고당시 죽었으며 현재의 폴은 진짜 폴의 대역일 뿐이라는 루머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 의해 유포되며 적지 않은 사람이 이러한 이야기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루머는 말 그대로 헛소문일 뿐이며 전혀 근거가 없다.

글·사진=이춘호 전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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