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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의 대선 판 읽기] 윤석열은 청약통장이 뭔지도 모른다? 진실 혹은 거짓

2021-09-2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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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3일 서울 강서구 ASSA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자 선거 제2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선 판 등장 후 수차례 설화 프레임에 걸렸든 국민의힘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번엔 '주택청약통장' 실언 논란에 휘말렸다. 당 경선 후보 2차 토론회(23일)에서 유승민 전 의원의 주도권 토론 때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 유승민은 윤석열의 '군 복무자 주택청약 5점 가점' 공약을 거론하며 표절 의혹을 제기했다.

 


●유승민= "'군 복무자 주택청약 가점 공약을 하셨는데, 이건 제가 7월초에 얘기했던 공약하고 똑 같아요. 숫자까지… 좋은 공약이라면 베낄 수도 있지만, 그 공약을 이해 하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직접 주택청약 통장을 만들어 보셨습니까?"
 

●윤석열= "저는 뭐 집이 없어서 만들어보진 못했습니다만."
 

●유승민= "집이 없으면 오히려 만들어야죠?"
 

●윤석열= "아니 한 번도 해 본적은 없습니다만."
 

이 짧은 대화 내용이 영상으로 편집돼 SNS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 대목만 들으면, 주로 무주택자가 분양 당첨을 위해 만드는 청약통장을 '집이 없어서 만들어본 적 없다'라고 한 셈이다. 당장 "주택청약이 뭔지도 모르면서 참모들이 써 준 대로 공약을 내놓은 것 아니냐" "어이가 없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윤석열 캠프는 24일 청약통장 논란에 해명하는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냈다.
 

"30대 중반에 직업을 가졌고, 부모님 댁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살고 있었던 데다 결혼도 50세가 넘어서 했기 때문에 주택 청약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직업상 여러 지역으로 빈번히 이사를 해야 했던 것도 신경 쓰지 않은 이유 중 하나다."
 

그런데 이 해명은 엉뚱한 부분에 초점을 맞췄다. 논쟁이 된 건 대통령이 되겠다는 후보가 중요한 국정과제인 주택정책, 제도에 대해 무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그것도 무주택자의 마지막 희망인 청약통장이 무슨 용도인지도 모른다면 기본 자질이 의심받는다. 

 

하지만 윤석열 캠프는 (청약통장이 뭔지는 알지만) 굳이 따로 살 집이 필요하지 않아서 통장을 만든 적이 없었다는 걸 설명했다. 이 해명은 논란을 잠재우기는커녕 또 다른 시빗거리를 낳았다. 

 

지금 청년세대는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져 절망하는데 윤석열은 좋은 부모와 부유한 배우자를 만나 그런 걱정은 없겠다는 말이 나왔다. 이에 민주당은 '서민의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후보' 프레임을 별도로 설치했다.
 

팩트는 뭘까. SNS에 유포된 짧은 영상만 보면 정말 윤석열이 청약통장의 개념을 모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이 대화에 이어지는 말을 더 들어보면 윤석열이 개념을 모르는 게 아니라 말이 순간적으로 잘못 나왔음을 알 수 있다. '윤석열 때리기' 목적을 가진 쪽에서 일부러 빼버린 대화 내용이다.
 

●유승민= "공약에서 주택청약 가점을 왜 5점을 주는지 아십니까. 4도 아니고 6도 아니고 5를 주는 이유를…"
 

●윤석열= "(주택청약자의) 부양가족 수를 따질 때 자녀 한 명당 배점이 5점이기 때문이죠."
 

주택청약을 신청하면 무주택 기간, 청약저축 기간과 금액 외에 부양가족 수를 계산해 점수를 산출한다. 결혼하지 않은 자녀의 경우 한 명당 5점을 주는 게 맞으므로 청약제도의 개념과 취지를 모르면 나올 수 없는 답변이었다.
 

즉, 정치토론 초보자 윤석열이 "내가 청약으로 분양받은 집이 없고, 당장 그럴 필요성도 못 느껴서 직접 통장을 만들어 본 적은 없다"라고 해야 할 말을 말꼬리 잡히기 딱 좋도록 '실언'을 한 셈이다. 이 역시 정확한 메시지를 발신하지 못한 윤석열의 책임이지만, 대선후보의 주택정책 무관심과 연결할 문제는 아닌 듯하다.
 

윤석열 캠프 김영환 인재영입위원장은 이날 영남일보 유튜브 채널 '송국건의 혼술'에 출연해 "노련한 정치인들과 토론하다 보니 본질이 아닌 부분에서 논쟁거리가 생기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윤 후보가 빠른 속도로 체화하고 있으므로 토론을 해 나가면서 그런 우려는 불식 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본부장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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