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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경찰 인사 때마다 반복되는 설, 설, 설…이유는

2023-02-01

"경찰 불공정 조직 관습 반영" VS "치열한 경쟁의 산물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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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경찰 승진·보직인사 때마다 경찰 조직 안팎에서 온갖 '설'이 흘러나오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경찰 내부의 부정적인 조직 관습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여느 조직처럼 치열한 인사 경쟁의 산물'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난 1월13일 경찰의 경정·경감 승진 인사가 발표되자, 관련 불만 글이 경찰 내부망에 올라왔다. 지구대와 파출소, 외근직 경찰관 등이 승진 인사에서 배제되고 특정 업무 관련 직원이 승진에 유리했던 것 아니냐는 불만과 의혹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경정·경감 승진은 어느해 보다 경쟁이 치열했다. 늘어난 총경 승진 인원과 달리 경정·경감 승진 인원(심사 승진 기준)은 지난해와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 내부망에 경정·경감 인사 관련 글이 올라오자 한동안 설왕설래가 이어졌다.

한 경찰관은 "승진 등 인사가 발표되면 술렁이고 불만이 나오는 것은 어느 조직이라면 다 마찬가지 아닌가. 경찰도 다르지 않다"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또 다른 경찰관은 "다른 해보다 특히 올해 경정·경감 승진 기준은 잘 모르겠고, 이에 불만이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인사가 공정하다고는 하지만 결국 '요직'이란게 있는 것 아닌가"라고 푸념했다.

대구청은 "여러가지 심사항목과 정해진 기준, 절차에 따라 인사가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경찰 내부에서 인사 관련 문제 제기가 나온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총경 이상의 고위직 인사 때는 '누가 누구랑 친하다더라', '누가 누구랑 연줄이 있다더라' 등의 확인되지 않은 '설'이 나도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의 유력인사인 A, B가 지역의 경찰 인사에 영향력을 미친다는 '카더라식'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알기론 A, B는 그 정도 힘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그런데도 그런 소문이 도는 건 과거부터 경찰인사에 대해 내부에서 쌓인 불신 때문이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일선 경찰, 특히 젊은 경찰들 사이에서는 시대 변화에 맞게 근본적인 경찰 조직 문화부터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가 발표한 한국경찰의 개인 및 조직특성에 관한 패널조사에선 "경찰조직 내 중요보직은 업무성과가 아닌 인맥에 달려 있다"라는 답변이 적지 않았다.

지역의 한 30대 경찰관은 "대구경북이 아닌 타지에서 나고 자랐는데 '대구경북 쪽 학연·지연이 없으니 승진 등이 쉽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더라. 인맥이 없어도 공정하게, 성실히 일한 경찰관이 인정받길 바란다"며 "미디어부터 경찰 고위 간부를 비롯해 고위 공직자의 출신지와 출신학교 등을 많이 따져서 '구별짓기'를 하는 모습이다. 솔직히 그런 것도 비합리적으로 보이고, 경찰 인사의 신뢰도를 떨어트리는 부분 같다"고 꼬집었다.

조성제 대구한의대 교수(경찰행정학과)는 "경찰 조직이 인사에 특히 더 예민한 이유는 특정 계급 이상 '계급정년' 적용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여러 정권에서 초래한 인사 관련 불신도 한몫 하는 것 같다"라며 "또 승진·보직 등을 둘러싼 지나친 경쟁이 학연·지연 논란 등을 야기하는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결국 공감할 수 있는 인사 원칙을 제시하고 공정한 인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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