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영남일보 인터뷰서 현 지도부 비판·쇄신론 강조
현 지도부 향해 “민주당 아닌 한동훈 막을 전략만 짜” 비판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 열어두며 “보수 재건이 본질” 강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7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 본지 편집국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27일 "보수 정치가 지금 필요한 것은 정면승부"라며 "윤석열 노선(계엄·탄핵·부정선거 논쟁)을 정리하고 절연하지 못하면 보수의 미래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를 찾은 한 전 대표는 이날 영남일보 본사에서 단독 인터뷰를 통해 "대구는 어려울 때 정면승부로 돌파해 온 곳"이라며 "탄핵의 바다를 건너는 '배'로 나를 써달라"고 호소했다.
한 전 대표는 현 지도부를 향해서도 "민주당이 아니라 한동훈을 막을 전략을 짜고 있다"며 노선 전환을 촉구했다. 또 6·3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열릴 경우, 대구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정치공학보다 보수 재건이 본질"이라고 강조하며, 그 가능성은 열어뒀다.
▶보수의 위기 국면에서 대구를 찾았다. 왜 지금이고, 왜 대구인가.
"많이 듣는 질문이다. 왜 지금이냐면 지금이 윤석열 노선을 극복하고 미래로 갈 수 있는 기회라고 보기 때문이다. 관련 재판에서 중형 선고가 나왔다. 동의 여부를 떠나 그 현실을 기준으로 이제는 과거의 찬반 논쟁을 접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그 고비를 넘지 못하면 보수는 미래로 나아가지 못한다. 대구는 대한민국이 어려울 때마다 정면승부를 해 온 곳이다. 2·28 민주운동도, 국채보상운동에서 알 수 있듯이 어려울 때 앞장서 위기를 돌파해 온 도시다. 저는 지금 보수 정치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 정면승부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구에서 그 이야기를 먼저 드리고 시작하고 싶었다."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한동훈 전 대표가 27일 대구 서문시장 방문에 앞서 본지 편집국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강한 빛과 그림자가 교차하는 그의 얼굴은 향후 정치 행보를 둘러싼 해석이 이어지는 가운데 보수 진영의 갈림길에 선 현재 위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탄핵의 바다를 건너야 한다고 했는데.
"보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한다. 저에 대해 반감을 가진 분들도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미래를 위해서 이 바다를 건너야 한다. 그 배로 저를 써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치를 하면서 그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그 일관성을 보고 판단해 주셨으면 한다."
▶탄핵 국면에서 앞장선 것을 두고 '배신자'라는 비판도 있다.
"저는 대한민국을 배신하지 않았다. 계엄은 중대한 잘못이다. 그 상황에서 대통령 편을 들었다면 그게 배신이다. 저는 정치인이기 때문에 사적 관계가 아니라 대한민국과 시민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탄핵으로 마음 아팠던 분들께는 죄송한 마음이 있다. 다른 길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당시에는 그것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서 무기징역 선고를 받았다.
"재판부가 계엄을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판단했다. 많은 국민도 동의하고 있다. 이 정도까지 온 상황이라면 이제는 이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 3심까지 2~3년을 끌겠다는 식이면 그 사이 보수는 계속 추락한다. 지금이 정리할 시점이다."
▶현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는데.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을 이길 전략이 아니라 한동훈을 막을 전략을 짠다는 말을 들었다. 정상적인 정당(야당)이라면 민주당(여당)과 싸워야 하지 않나. 내부를 적으로 삼는 그들의 행위를 통해 본질을 엿볼 수 있다. 저는 (지도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 이후 절연을 선언할 거라는 정치권의 전망과 달리 오히려 노선을 공고히 할 거라고 봤다. 현재 국민의힘은 극단적 세력에 포획된 구조라고 생각한다. 그 구조를 깨지 않으면 당도, 보수도, 대한민국도 어려워진다."
▶6·3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실시되면 출마할 것인가.
"지금은 정치공학보다 보수 재건이 본질이다. 어디 출마하느냐만 부각되면 '무엇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가려진다. 사실 보수 재건이 가장 중요한 이슈다. 어디 출마는 부수적이다. 저는 보수 재건의 깃발을 들겠다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거 과정에서 국민과 시민의 열망이 커지면 외면하기 어렵겠지만, 지금은 먼저 보수 정치를 새롭게 재건해야 한다."
▶대구경북(TK) 행정통합을 두고 정치권이 소란스럽다. 어떻게 보나.
"통합 자체가 정치 게임이 됐다. 통합의 핵심은 중앙정부로부터 무엇을 얼마나 받아내느냐, 시민 살림살이가 당장 어떻게 나아지느냐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지지를 얻는 것이다. 특히 대구경북 통합을 전국 이슈로 만들어야 한다. 국민의힘 모든 의원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
[ 단독 인터뷰 ]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보수 재건의 기회는 바로 지금"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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