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열대·아열대 어종 유입, 해양생태계 변화 시사
(가칭)등점복기망둑<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이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국내 미기록종 어류 2종과 해당 해역에서 처음 발견된 14종의 어류를 확인했다고 10일 발표했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생태계 변화를 시사하는 중요한 발견으로 평가된다.
KIOST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 김윤배 박사 연구팀은 수산자원생태연구소와 국립수산과학원 연구팀과 공동으로 2024년 9월부터 11월까지 독도와 울릉도 해역에서 조사했다. 연구진은 수심 10m 부근에서 망둑어과와 동갈돔과에 속하는 국내 미기록종 2종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 중 망둑어과 어류는 '(가칭)등점복기망둑'으로, 동갈돔과 어류는 '(가칭)큰금줄얼게비늘'로 명명될 예정이다. 이들 어종은 각각 열대성과 아열대성 어류로 분류된다.
연구팀은 또한 울릉도·독도 해역에서 기존에 보고되지 않았던 14종의 어류를 추가로 발견했다. 이 중 11종은 독도에서, 3종은 울릉도에서 처음 확인되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14종 중 8종이 열대성 어류이며, 나머지는 아열대 및 온대성 해역에서 서식하는 어류라는 것이다.
KIOST 관계자는 "이번 발견은 해수온 상승으로 인해 따뜻한 남쪽 바다에서 서식하는 열대·아열대성 어종이 우리 해역으로 유입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가칭)큰금줄얼게비늘<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제공> |
이번 연구는 해양수산부, 경상북도, 울릉군이 지원하는 '독도 현지 조사 활성화 및 전문화 사업'의 목적으로 수행되었다. 2014년에 설립된 울릉도·독도 해양연구기지는 해당 해역의 해양생태계와 환경 변화를 지속해서 관찰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KIOST 이희승 원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변화하는 우리 바다를 체계적으로 보전하고 관리하기 위해, 앞으로도 주변 해역의 해양환경 및 해양생물자원 조사, 연구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발견은 기후변화가 해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한국 해역의 생태계 변화 추이를 예측하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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