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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의날 기획] “입양 골든타임 놓칠라” 작년 7월 입양 공적체계 도입 이후 성사된 입양 단 1건

2026-05-10 19:23

작년 7월부터 지자체·정부로 입양 주체 이관
지자체 입양 대상아동 결정, 복지부 결연 등 맡아
양부모 “절차 지연 심화·매칭 시 부모 의견 배제”
정부 “인력 충원 속도, ‘아동 중심’ 입양 정착할 것”

지난해 7월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국내 입양 절차 과정. 아동권리보장원 자료 토대로 AI 생성

지난해 7월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국내 입양 절차 과정. 아동권리보장원 자료 토대로 AI 생성

입양의 공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공적 입양체계'가 실무 노하우 부족과 절차 지연으로 사실상 공전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7월 공적 입양체계 제도 시행 후 현재까지 최종 입양절차가 완료된 사례는 단 1건에 그쳤다. 어쩔 수 없이 양부모를 찾아야 하는 300명에 가까운 아동들은 기약없이 시간만 보내고 있다. 입양의 날(5월 11일)에 마주한 씁쓸한 단면이다. 2면에 관련기사


1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자체가 입양 대상 아동을 결정하고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후견인 역할을 맡는 공적 입양체계가 지난해 7월 도입됐다. 입양 희망자가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 입양을 신청하면, 대한사회복지회가 예비 양부모에 대한 가정조사를 한다. 아동과 예비 양부모 간 결연은 입양정책위원회 분과위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결연 이후 예비 양부모가 직접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입양 성사 뒤 대한사회복지회가 1년간 사후관리를 한다.


문제는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절차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공적 입양 체계 도입 시점부터 지난달까지 결연이 완료된 예비 양부모는 47 가정(아동 수 48명)이다. 이 중 법원에 허가신청서를 낸 곳은 17 가정이며, 입양이 최종 완료된 가정은 단 1건이다. 결연조차 맺지 못한 대기 아동은 287명에 이른다.


유보연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대표는 "법 시행 전 충분한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기관이 수십년간 축적한 실무 노하우가 제대로 인계되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한편, 대구의 경우, 최근 5년간 지역 입양 아동 수는 2021년 2명, 2022년 8명, 2023년 7명, 2024년 10명, 2025년 13명을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4월 말까지 1명이 입양이 완료됐다. 이는 모두 공적입양체계 도입 전에 추진돼 성사된 것이다.


공적체계 전환후 멈춰버린 새가족 찾기

양부모의 모진 학대로 16개월 입양아 '정인이'가 세상을 떠난 이후 국내 입양제도는 거대한 변화를 맞이했다. 지난해 7월부터 기존 민간 입양기관이 맡아오던 절차 전반을 국가 중심으로 운영하는 '공적 입양체계'가 도입된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현장에서는 입양 절차 전반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지난 10개월간 전국에서 최종 성사된 입양은 단 1건뿐이다. 아이와의 결연을 기다리는 예비 양부모들 사이에서는 "입양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014년 여름 김동윤(가명)군이 네 살이던 시절 가족들과 함께 경북의 한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문억씨 제공

2014년 여름 김동윤(가명)군이 네 살이던 시절 가족들과 함께 경북의 한 계곡으로 여행을 떠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문억씨 제공

◆"가슴으로 낳은 내 아이, 입양 특별한 선행 아냐"


지난 6일 대구 달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김문억(여·58)씨는 슬하에 2남 2녀를 두고 있다. 그중 막내인 김동윤(가명·2011년생)군은 김씨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이다. 모친을 떠나보낸 뒤 삶의 허무를 느낀 김씨는 나눔으로 빈자리를 채우고자 입양을 결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뇌출혈로 고생하던 친정어머니를 보내드리고 난 뒤 누군가를 돕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처음엔 노인 봉사를 생각했는데, 시설에서 지내는 아이들을 돌볼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TV 프로그램을 접한 것이 계기가 돼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김씨는 그렇게 인연을 맺게 된 한 입양기관으로부터 갓 태어난 동윤이를 가정위탁해 줄 수 있느냐는 연락을 받았다. 그는 "둘째 딸 고등학교 졸업식 날 가족 외식을 하던 중 연락을 받았다. 온 가족이 곧장 병원으로 달려가 아이를 맞이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입양을 계획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입양 때 여자아이를 더 선호하는 국내 분위기 탓에 동윤군이 해외로 입양될 처지에 놓이자 온 가족이 마음을 모았다. 김씨는 "한 생명을 책임지는 일이라 고민도 깊었지만, 직접 키우자는 자녀들의 응원에 입양을 결심했다"고 했다.


이제 김씨는 두 곳의 입양 자조 모임을 이끌고 있다. 한 번 모일 때마다 30~40명에 달하는 부모들과 머리를 맞댄다. 최근 화두는 단연 '공적 입양 체계' 도입 이후 심화된 입양 절차 지연 문제다. 가정위탁부터 입양까지 3개월 만에 마무리되던 절차가 공적 체계 도입 후 반년 넘도록 결연한 아이 얼굴조차 보지 못하는 일이 허다하다는 것.


김씨는 "검증의 신중함도 좋지만, 행정 절차에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 아이가 시설에서 자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입양 후 적응이 힘들어진다. 아이와 매칭된 뒤 실제 입양까지 걸리는 시간을 대폭 단축하는 대신, 입양 이후 사후 관리를 더욱 촘촘히 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 양부모 "결연때 양부모 의사 적극 반영을"


1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공적 입양체계 시행 전엔 홀트아동복지회, 동방·대한사회복지회 등 민간기관이 상담부터 결연, 사후관리까지 전반적 절차를 맡았다. 지난해 7월 공적 입양체계가 도입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입양 대상 아동을 결정하고, 입양이 완료될 때까지 후견인 역할을 맡아 아동의 보호 상황을 점검한다.


입양을 희망하는 예비 양부모는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 입양을 신청해야 한다. 이후 대한사회복지회가 예비 양부모에 대한 가정조사를 진행하고, 아동과 예비 양부모 간 결연은 입양정책위원회 분과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된다. 결연 이후 예비 양부모가 직접 가정법원에 입양 허가를 신청해야 하며, 입양 성사 뒤 대한사회복지회가 1년간 사후관리를 한다.


그런데 공적 입양체계 전환 이후 절차 진행이 지연되는 상황이다. 아동권리보장원에 따르면 공적 입양 체계 전환 시점부터 지난달까지 결연이 완료된 예비 양부모는 47가정, 아동은 48명이다. 이 중 법원에 허가신청서를 낸 가정은 17가정이다. 입양이 최종 완료된 가정은 1건에 그친다. 결연 아동 48명을 제외한 입양 대기 아동은 287명에 달한다.


유보연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 대표는 "법 시행 전 2년이라는 충분한 유예기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기관이 수십년간 축적한 실무 노하우가 제대로 인계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입양 절차 전반이 체계화되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아동권리보장원엔 담당자가 16명에 불과하다. 이들이 전국의 아동 결연 업무를 맡고 있다. 지난 3월 가정조사를 마친 한 가정이 5월말에나 '심의 대상에 올라갈 수 있다'는 답변을 받았을 정도다. 이 속도로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아이들의 시간을 감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결연 과정의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유 대표는 "최근 한 예비 양부모는 첫째 자녀와 터울을 고려해 18개월 미만 아동 입양을 희망한다고 했지만, 43개월 아이가 매칭됐다. 아동에게 '거절의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예비 양부모 수용 범위를 최대한 존중해 사전 협의를 의무화하고, 결연 심의를 담당하는 분과위원회 평가 기준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동권리보장원 측은 시스템 전환에 따른 과도기임을 인정하고 있다. 인력을 확충해 지원 체계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황정아 입양실무지원부장은 "지금은 지자체는 보호, 대한사회복지회가 가정조사 등 주체마다 역할이 분산돼 있어 기관 간 유기적 협력이 중요하다. 실무 인력 추가 확충 등을 통해 개선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만, '사전 협의 의무화'에 대해서는 "부모의 선호도에 치중할 경우 연장 아동이나 건강상 이슈가 있는 취약 아동들은 입양 기회에서 반복적으로 배제될 우려가 있다. 공적 체계의 핵심은 부모의 욕구에 아동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동에게 가장 안정적인 양육 환경을 제공할 가정을 찾는 것이 핵심"이라고 선을 그었다.


국내, 대구 입양 아동 수 추이. 보건복지부·대구시 자료 토대로 AI 생성

국내, 대구 입양 아동 수 추이. 보건복지부·대구시 자료 토대로 AI 생성

◆전문가 "인력 확충·절차 효율화 시급"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김소정 연구위원.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김소정 연구위원.

전문가들은 공적 입양체계가 안정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절차의 공공성을 유지하되, 현장에서 발견되는 행정 부담과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는 제도 보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제언한다. 대구시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 김소정 연구위원은 "영유아기 애착 형성의 결정적 시기를 고려할 때, 과도한 절차 지연은 아동의 정서적 안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전담 인력 확충'과 '절차 효율화'를 꼽았다. 그는 "입양정책위원회 분과위원회 결연 회의를 상시화하고, 전문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 행정적 병목 현상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한, 민간기관이 수십 년간 쌓아온 현장 밀착형 상담 노하우를 공적 체계 안에서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명확한 역할 분담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급감 중인 입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변화된 아동 특성에 맞춘 사후 관리 체계를 뒷받침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놨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외 전체 입양 아동 수는 2021년 415명에서 2022년 324명, 2023년 229명, 2024년 212명으로 가파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대구는 10명 안팎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김 위원은 "최근 경계선 지능이나 발달 지연 등 복합적 지원이 필요한 '특수 욕구 아동'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의료·심리·돌봄 지원은 여전히 제한적이다. 단순히 입양을 장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입양 이후 발생하는 치료와 교육 부담을 국가가 함께 짊어지는 촘촘한 지원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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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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