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측, 지난주 일본서 시료 확보
한일 각각 DNA 감정 뒤 결과 공유키로
국내 유족·단체 “절차 투명하게 해야”
지난해 8월25일 일본 야마구치현 우베시에 있는 조세이 탄광 사고 현장에서 일본 시민단체 '조세이탄광 수몰 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이 잠수부를 동원해 발굴한 유해를 공개하고 있다. 조세이탄광희생자귀향추진단 제공
대구경북출신 조선인 73명이 숨졌던 일본 조세이탄광에서 발견된 유해의 DNA 감정 시료가 최근 국내로 반입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유족과 시민단체들이 뿔이 단단히 났다. 정부가 아무런 사전 통보 없이 전 작업 과정을 비밀리에 진행했다는 이유에서다.
24일 행정안전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에 따르면, 일제강점기 수몰 사고로 대구경북출신을 포함해 조선인 136명이 희생된 일본 우베시 조세이탄광에서 발견된 유해의 DNA 감정을 위한 시료가 지난주 국내로 반입됐다.
앞서 지난해 8월 조세이탄광희생자귀향추진단 등 민간 조사 과정에서 수몰 희생자로 추정되는 인골이 발견됐다. 이 인골과 관련, 한일 양국 정부는 지난달 신원 확인을 위한 DNA 감정에 협력키로 합의했다. 이후 정부는 일본 현지에서 양측 간 뼈 표본을 나누는 작업을 진행한 뒤 이 시료 일부를 국내에 들여왔다. 양국은 각각 DNA 감정 실시 후 그 결과를 공유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본 현지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희생자귀향추진단은 정부의 소통 부재를 강하게 비판했다. 추진단 최봉태 대표는 "사고 발생 84년 만에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한 역사적 전환점을 맞이했는데도 유족과 시민단체에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며 "일본은 한일 양측이 공동으로 인골 표본 분류 작업을 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했는데, 정작 국내에선 마치 군사작전을 하듯 모든 과정을 숨기고 있다"고 꼬집었다. 탄광희생자 대한민국유족회 전영복 사무차장도 "유해 시료가 국내에 반입된 사실을 일본 언론을 통해 처음 들었다"며 "DNA 감정이 시작된다는 반가운 소식을 정작 유족들이 뒤늦게 알게 돼 허탈하다. 앞으론 정부가 감정 진행 과정과 결과를 유족들에게 세심하게 설명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행안부 과거사관련업무지원단은 "일본과 관련된 사안인 만큼 현 단계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조만간 유족들에게 진행 상황을 알리고, 향후 절차를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내 희생자귀향추진단과 협력 중인 일본 시민단체(조세이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회)는 최근 탄광 희생자 유골이 육지에도 매장됐다는 근거를 확보, 오는 30일 예정된 일본 후생노동성과의 교섭에서 관련 조사를 요구할 방침이다.
조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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