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산동고분군 세계유산 등재·대가야 고도 지정 등 성과
6·3 지방선거 재선 성공…민선 9기 꿈 남기고 영면
이남철 고령군수
이남철 고령군수가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고향을 뒤로하고 영면에 들었다.
이 군수는 1일 오전 0시55분쯤 식도암 투병 중 별세했다.
그의 삶은 고령군 행정의 역사와 궤를 같이했다. 1979년 고령군청에서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뒤 41년간 고령군에서 근무하며 총무과장과 대가야읍장, 기획조정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지역 곳곳을 누구보다 잘 아는 행정가였고, 오랜 공직생활 동안 군민들과 부대끼며 쌓은 경험과 신뢰는 그의 가장 큰 자산이었다.
2020년 공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고령군수에 당선되면서 민선 8기 고령군정을 맡았다. 그가 내건 군정 목표는 '젊은 고령! 힘 있는 고령!'이었다.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이라는 농촌지역의 위기 속에서 고령의 새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
민선 8기 동안 가장 큰 성과는 지산동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와 대가야 고도(古都) 지정이다.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의 역사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게 하면서 고령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세계유산을 기반으로 한 관광 활성화에도 힘을 쏟았다.
이남철 고령군수가 고령 지산동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기념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세계유산축전과 문화유산 야행, 미디어아트 사업 등을 추진하고 세계유산탐방거점센터와 역사문화특화지구 조성 등 체류형 관광도시로의 전환을 준비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정주여건 개선에도 공을 들였다. 기업 투자 유치와 산업 기반 확충, 농업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사람이 머무는 고령'을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다졌다.
지난 6월3일 지방선거에서 군민들은 다시 한번 그에게 고령군정을 맡겼다. 재선에 성공한 이 군수는 민선 8기에서 마련한 성장 기반을 민선 9기에는 군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가야 역사문화 국가거점 육성과 체류형 관광 완성, 기업 유치와 청년 정착, 기후변화에 대응한 스마트농업 등 고령의 미래를 위한 새로운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남철 고령군수가 대가야 고령 고도 지정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 짧았다. 민선 9기 출범 불과 두 달 만에 전해진 비보에 고령군 공직사회와 지역사회는 깊은 슬픔에 잠겼다. 40년 넘는 공직생활에서 두 번의 군수 선거까지 그의 삶의 무대는 언제나 고령이었다.
이남철 고령군수가 관내 건설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고령군 제공
공직자로 군민들의 삶을 살폈고 군수가 된 뒤에는 소멸 위기에 놓인 고향의 새로운 길을 찾기 위해 뛰었다. 군민들이 그에게 다시 군정을 맡긴 것도 오랜 세월 현장에서 쌓아온 신뢰와 민선 8기에 보여준 군정 성과에 대한 평가였다.
평생을 고령과 함께했던 '고령사람' 이남철. 그가 꿈꿨던 '젊은 고령, 힘 있는 고령'은 이제 미완의 약속으로 남았다. 그가 닦아놓은 길과 고령의 미래를 향한 꿈은 이제 남은 이들의 몫이 됐다.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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