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61007026352983

[영남일보 CEO 아카데미] 이희수 한양대 명예교수 “중동 전쟁 쉽게 안 끝나…위기 뒤 韓에 기회올 것”

2026-10-07 18:10
  • 가
  • 가
  • 가
  • 가
  • 가

“전쟁 장기화 전망 …석유·화학·AI 연쇄 영향”
전후 중동질서 재편…원전·방산 등 韓기업에 기회
“21억 이슬람 시장, 서구적 편견 벗고 제대로 봐야”

지난 6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가 미-이란 전쟁의 함의와 우리의 대응, 그리고 새로운 이슬람문화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세영 수습기자

지난 6일 대구 동구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에서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명예교수가 '미-이란 전쟁의 함의와 우리의 대응, 그리고 새로운 이슬람문화 이해'를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정세영 수습기자

"미국·이란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습니다. 기업들도 전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2~3년짜리 생존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지난 6일 대구 동구 신천동 영남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영남일보 CEO아카데미 강연자로 연단에 오른 이희수 한양대 명예교수(문화인류학과)는 중동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40여년간 중동·이슬람권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해온 그는 자타공인 국내 최고 중동 전문가로 꼽힌다.


이 교수는 미·이란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전쟁은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어렵다. 이란은 47년간 경제제재를 견뎌온 나라"라며 "인구 9천만 명에 원유와 천연가스 등 막대한 자원을 가진 이란을 군사력만으로 굴복시키는 것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가장 큰 피해국 중 하나로는 한국을 꼽았다. 중동산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데다 석유화학을 비롯한 주요 산업이 국제유가와 에너지 공급망 변화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미국은 세계 최대 원유 생산국이자 수출국이어서 호르무즈해협이 막혀도 중장기적인 충격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한국은 상황이 다르다"며 "석유·에너지·화학뿐 아니라 막대한 전력이 필요한 AI 산업까지 연쇄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향후 전쟁이 협상 국면으로 전환될지를 판단할 핵심 변수로는 이란의 해외동결 자금 문제를 지목했다. 이 교수는 "호르무즈해협이나 핵은 협상의 레버리지를 높이기 위한 수단일 뿐 결국 핵심은 돈"이라며 "세계 각국에 묶여 있는 이란의 자금을 조건부로 풀어주는 시점이 전쟁에서 협상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관전 포인트"라고 했다.


그는 전쟁 이후 중동 질서가 재편되면서 한국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에 안보를 의존해온 중동 국가들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독자적인 안보전략을 강화할 경우 한국의 방위산업을 비롯해 AI·원전 등에서 새로운 협력 수요가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교수는 "중동 전쟁에서 이란의 공격 대상이 된 나라들은 미군 주둔국들"이라며 "전쟁 이후 미국의 우산에서 거리를 두고 독자적인 안보전략을 세울 가능성이 크다. 이 공백은 한국에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란을 포함한 이슬람권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미동맹을 유지하되 서구의 시각을 그대로 답습하기보다 국익에 따라 독자적인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 이슬람권 인구는 21억명으로 세계 인구의 4분의 1 규모다. 한국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데 지구촌 4분의 1에 해당하는 거대 시장을 편견과 오류 속에 방치해선 안 된다"며 "이슬람 사회를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것이 인문학적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슬람을 테러나 여성 인권 문제와 동일시하는 시각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테러와 여성 차별 등 실제 존재하는 문제를 외면해선 안 되지만 일부 국가와 극단주의 집단의 사례를 이슬람 전체의 모습으로 일반화해서도 안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서구적 고정관념에 거리를 두고 개별 국가의 정치·경제·문화적 이해관계를 들여다봐야 정확한 예측과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기자 이미지

이승엽

대구시청 경제부서와 산업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도 끝까지 듣겠습니다.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