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사 안 추모벽에서 시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2020년 6월 조성…추모비·추모명비에 전사·순직 경찰관 기억
현충일·경찰의 날 등 주요 계기마다 참배…추모공간으로 활용
대구경찰청 옆에 위치한 '대구경찰시민공원' 에 호국순직경찰관 추모비가 조성돼 있다. 추모공간은 2020년 6월 기존 보안구역 내 추모벽을 대신해 시민 친화적 열린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김현목기자
대구경찰청사(수성구 지산동) 한켠에 자리한 대구경찰시민공원. 지난 2일 찾은 이 공원 중앙에 곧게 솟은 추모비가 한눈에 들어왔다.
회색빛 화강석으로 만들어진 추모비는 폭 2.11m, 높이 5.9m 규모로 조성됐다. 조형물 정면엔 불꽃을 연상시키는 곡선이 새겨져 있다. 가까이 다가가면 단순 조형물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경찰관들을 기리는 공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추모비 이름은 '대구호국순직경찰추모비'.
추모비 뒤편엔 별도 추모명비가 있다. 6·25전쟁을 포함, 순직경찰관 188명(조성 당시 187명) 이름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추모비 주변은 잘 정비돼 있다. 바닥은 석재로 깔끔하게 정돈돼 있고 주변엔 소나무 등 녹지가 자리하고 있다.
대구경찰시민공원은 2020년 6월30일 문을 열었다. 추모비는 같은 날 공원에 건립됐고, 1년 뒤 현충시설로 지정됐다.
이곳이 만들어진 출발점은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었다. 당시 전사·순직 경찰관들의 숭고한 뜻을 기리고 그에 걸맞은 예우를 다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당시 대구경찰청 본관 1층 로비엔 순직 경찰관 추모벽이 설치돼 있었다. 하지만 보안구역 내부에 위치해 일반인들이 방문하고 추모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이에 청사 개선 사업을 계기로 단순 공간 정비를 넘어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순직 경찰관을 추모할 수 있는 공원 조성을 추진했다. 청사 내부에 설치된 추모공간을 외부 공간으로 옮기기로 한 것.
공원 조성 과정이 처음부터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자체 예산과 전문성 부족, 교통영향평가와 청사 외곽 정비 등 해결해야 할 행정 절차도 적지 않았다.
대구경찰청은 유관기관과 협업하며 사업을 추진했다. 경찰청본청을 설득해 설계 예산을 확보했고, 대구보훈청과 협의해 '호국순직경찰관 추모명비'와 기념탑 건립 예산을 지원받았다.
이후 보훈청 주관으로 디자인 선정위원회를 운영했다. 경찰 실무진도 참여해 추모시설에 경찰의 정체성과 순직 경찰관을 기리는 의미를 담았다.
대구시와 협의해 청사 외곽 담장 철거비용도 확보했다. 오랫동안 닫혀 있던 청사 경계를 허물면서 시민들이 공원에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공원 내 정자 등 시민 휴게시설도 설치했다. 추모와 휴식이 함께 가능한 시민 친화적 공간으로 조성됐다.
현재 대구경찰시민공원에선 신년 참배를 비롯해 현충일, 경찰의 날, 대구경찰청장 취임식 등 주요 기념일마다 정례 참배가 이어지고 있다.
대구경찰청 조현우 경무계장은 "대구경찰시민공원은 단순한 청사 조경 사업이 아니라, 여러 제약 속에서도 시민과 함께하는 추모공간을 만들겠다는 확고한 의지와 지혜가 모여 만든 결실"이라며 "청사 깊은 곳에 머물던 추모공간을 시민 곁으로 옮겨옴으로써 열린 '보훈의 장'을 마련했다"고 했다.
김현목
대구경북 대학과 보훈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살아 있는 기사를 작성하는데 집중하고 한번쯤 생각날수 있는 기사를 추구합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