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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행정통합 ‘다중심’에서 길을 찾다⑨] 지역의 기능을 잇는 광역대중교통 대경선

2026-10-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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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 경계 넘어 산업-대학-소비를 한 생활권에 담아낸 ‘선’

광역시 대구와 행정구역 다른

경북의 기초지자체 구미·경산

대경선 개통으로 50분내 이웃

21개월간 누적 이용 897만명

저마다 기능, 인근 도시와 공생

소비·산업 동선 확장 역할 톡톡

김천 연장 확정, 청도 연장 추진

"대구 종속 '빨대효과' 극복해야"

구미행 대경선 열차가 동대구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구미와 경산은 경북의 시(市)로, 대구는 광역시로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다. 대경선은 이 셋을 행정적으로는 하나로 합치지 않은 채 생활권만 50분으로 묶었다. 영남일보DB

구미행 대경선 열차가 동대구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구미와 경산은 경북의 시(市)로, 대구는 광역시로 행정구역은 나뉘어 있다. 대경선은 이 셋을 행정적으로는 하나로 합치지 않은 채 생활권만 50분으로 묶었다. 영남일보DB

7일 오후 2시30분 서대구역. 경북 구미로 향하는 대경선(구미~대구~경산) 플랫폼엔 10여명의 승객이 기다리고 있었다. 잠시 뒤 도착한 열차 안에는 승객이 가득했다. 두 량으로 이뤄진 대경선에 탄 승객의 절반과 취재진은 구미까지 약 36분을 서서 갔다. 승객 일부는 큰 캐리어를 의자 삼아 앉아 있거나 열차 끝에 짐가방을 기대어 놓고 서 있었다. 이날 대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는 최형국씨는 동대구역에서 대경선을 탄 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해외출장을 갔다 다시 구미로 가는 길"이라며 "탑승객이 많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평일에도 이렇게 많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은 더 심각(?)했다. 아무리 퇴근 시간대라지만 구미역 승강장은 이미 승객으로 붐볐다. 혹시나 했지만 경산까지 가는 대경선은 출발역에서부터 만석이다. 구미 다음 역인 사곡역에서 탄 승객들은 열차 안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빈자리를 탐색했다. 또 다른 일행은 자리가 없자 익숙한 듯 문 옆에 접이식 의자를 꺼내 펼쳐 앉았다.


또 다른 출발역이자 종착역인 경산에서도 대경선의 효과를 실감할 수 있었다. 경산역에서 도보 10분 거리의 한 식당은 '경산역 맛집'으로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가게는 원래 경산에서 '현지인 맛집'으로 소문났지만 대경선 개통 이후로는 구미에서도 찾는 명소가 됐다. '선교돈까쓰' 사장 허선교씨는 "대경선이 '새로운 교통'이라는 걸 체감하고 있다"며 "실제로 'SNS에서 보고 구미에서 왔다'고 말하는 손님이 꽤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어디에서 왔다고 말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대경선을 이용해 방문하는 손님이 더 많을 것"이라며 "대경선 개통 후 매출이 10% 이상 올랐다"고 말했다.


7일 동대구역에서 경산행 대경선 열차로 오르내리는 승객들. 대경선의 누적 승차객은 올해 8월 현재까지 약 897만명이다. 박준상기자

7일 동대구역에서 경산행 대경선 열차로 오르내리는 승객들. 대경선의 누적 승차객은 올해 8월 현재까지 약 897만명이다. 박준상기자

◆고유 기능 유지하며 생활권 연결


구미와 경산은 경북의 기초단체 지역으로, 광역시인 대구와는 행정구역을 달리하고 있다. 대경선은 이 셋을 연결해 '50분 생활권'으로 묶었다. 행정구역은 다르지만 생활권은 하나로 연결된 것이다. 세 도시가 하나하나의 개별적인 점이라면, 그 점을 연결해 외지 수요를 끌어다주고 이어주는 대경선은 거대한 생활권인 하나의 면을 만들었다.


교통은 '다중심'에서 꼭 필요한 요소다. 대구와 경북의 모든 도시는 같은 기능을 하지 않는다. 도시 특성에 따라 저마다의 기능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은 인근 도시에서 채우는 공생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광역 교통시설은 도시와 도시를 잇는 다중심의 인프라다. 대경선은 산업도시 구미와 대학도시 경산, 그리고 소비도시 대구의 특성과 역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소비와 산업의 동선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탄생할 통합대구경북특별시의 '핏줄'이다.


대구 군위와 경북 의성에 자리 잡을 공항신도시는 말 그대로 '공항'과 '신도시'라는 기능으로 일자리와 삶의 공간을 창출할 예정이다. 지난 8월26일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대구경북광역철도(서대구역~동구미~군위 TK공항~중앙선 의성역)가 완공된다면 대경선과 함께 통합대구경북특별시의 대표 교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경선은 기본요금 1천500원에 가장 먼 구간까지는 1천300원이 추가돼 2천800원이 최대가격이다. 또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로 환승하면 기본요금의 절반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1일 동대구역에서 구미행 대경선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 박준상기자

대경선은 기본요금 1천500원에 가장 먼 구간까지는 1천300원이 추가돼 2천800원이 최대가격이다. 또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로 환승하면 기본요금의 절반을 할인해주기도 한다. 1일 동대구역에서 구미행 대경선 열차에 탑승한 승객들. 박준상기자

2024년 12월14일 개통한 대경선은 기존 경부선 선로의 여유 용량을 활용해 조성됐다. 구미(구미·사곡)~칠곡(북삼·왜관)~대구(서대구·대구·동대구)~경산 약 61.9㎞ 구간을 잇는 광역철도다. 올해 8월 현재까지 누적 승차객만 약 897만명이다.


승차권을 끊어야 했던 무궁화호·새마을호는 출퇴근 시간에 예매가 쉽지 않았고, 버스·도시철도 등과의 환승 할인도 없었다. 막차가 끊기면 시외버스에 의존하거나, 비싼 요금을 감수하고 일반열차에 오르는 방법이 전부였다. 대경선은 교통카드 한 장으로 이런 불편을 해소했다. 기본요금은 1천500원이며, 구미에서 경산까지 가장 먼 구간도 2천800원이다. 무궁화호(4천원)보다 저렴한 값이다. 시내버스·도시철도와 환승하면 기본요금의 절반을 할인해 준다. 구미에서 대구까지 30분, 동대구에서 경산까지는 11분이면 닿는다.


대경선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서쪽으로는 김천까지 연장이 확정돼 추진 중이고, 동쪽으로는 청도까지 연결하자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6월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박권현 청도군수는 물론, 당시 청도군수 후보들의 공약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것이 바로 대경선 연장이었다. 후보들은 저마다 △청도 스마트팜 밸리 조성과 연계 △대구~청도 출퇴근·통학수요 증대 △주말·여가 수요 확대 등의 목적으로 대경선 청도 연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빨대효과 극복하고 기능 유지 과제


대경선이 생기고 연장되는 것이 곧 생활권의 확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자칫 대경선이 '빨대효과(Straw Effect)'로 인해 대구로의 종속을 부를 수도 있다. 빨대효과는 새로운 교통망이 개통되면서 대도시와 중소도시 간 접근성이 좋아질 때, 인구·경제력·소비·문화·의료 등이 오히려 주변 지역에서 거대 대도시로 빨려 들어가는 현상을 말한다. 대경선이 다중심 교통 인프라로 의미를 가지려면 구미·칠곡·경산의 인구가 대구로 빨려 들어가지 않아야 하며, 대구로의 종속도 일어나지 않고 기능을 유지해야 한다. 경산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오가는 인구가 많을수록 상권 활성화의 장점은 있겠지만, 평일 출퇴근을 위해 대구로 빠져나가는 사람들의 경제력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경북연구원 안성조 연구위원은 대경선을 '네트워크를 통한 기능적 상호보완'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대경선이 지나는 지역의 자치단체가 일종의 협의체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협의체에서 공동사업 또는 지역별 특성화사업을 적극 발굴해 그 지역의 기능적 측면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청도를 예로 들면서 "대경선 경유지역에서 청도만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 이를테면 귀촌·전원생활이나 휴양·힐링과 같은 역할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연구위원은 대경선 연장이 가져올 빨대효과를 두고는 "우려할 수는 있는 부분이지만,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진단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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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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