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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치 외치지만…포항 투자 현장엔 장벽 여전

2026-10-1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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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매스 주민 갈등에 사업 지연
롯데마트 7차례 반려·코스트코도 난항

박용선 포항시장은 지난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관광객이 머물며 소비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을 내세웠다. 전준혁기자

박용선 포항시장은 지난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관광객이 머물며 소비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을 내세웠다. 전준혁기자

경북 포항시가 민간 자본 유치를 통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지만, 사업 현장에는 주민 수용성부터 인허가, 부지와 기반시설 확보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추진 지연됐고, 롯데마트 포항두호점은 개설등록 신청이 7차례나 반려됐다. 코스트코 유치도 입점 후보지를 검토하는 단계에서부터 삐걱거리다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박용선 포항시장은 지난 1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9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100만 생활권 거점 도시' 도약을 선언하며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의 이미지 전환을 강조했다. 기업과 인재가 모이고 관광객이 머물며 소비하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민간 자본이 지역에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행정이 사업 추진 과정의 불확실성을 줄여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방향이 기존 사업 현장에서 실제로 구현되기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투자 유치는 기업에 사업을 제안하거나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주민 갈등을 조기에 조정하고, 인허가 절차를 예측할 수 있도록 하며 투자에 필요한 부지와 기반시설을 마련해야 사업이 현실화할 수 있다.


포항 바이오매스 발전소 조감도. 포항시 제공

포항 바이오매스 발전소 조감도. 포항시 제공

◆ 주민 수용성에 막힌 바이오매스 사업


영일만3일반산업단지에 추진 중인 바이오매스 발전소는 주민 수용성 문제의 대표적인 사례다. 이 사업은 발전용량 110㎿, 연간 전력생산량 약 77만㎿h 규모로 계획됐다. 추정 사업비만 약 5천500억원에 이른다. 포항시는 2016년 2월 사업자인 포항신재생에너지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 발전사업 허가가 났고, 2018년 환경영향평가 초안 공람을 거쳐 2019년 본안에 조건부 동의를 받았다. 2020년에는 연료를 목질계에서 미이용 산림바이오매스로 변경했다. 그러나 2022년 12월 부지 매매계약 추진 과정에서 포항시는 설명회를 통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사업 준비기간도 세 차례 연장돼 2026년 12월까지로 늘어났다.


사업자가 100억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민원 때문에 사업 추진이 멈췄다. 사업자가 비용을 들여 사업을 준비하더라도 주민 반대가 불거지면 일정과 투자금 회수에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단적인 예다.


물론 주민 수용성을 기업 투자보다 후순위에 둘 수는 없다.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영향, 주민 생활권에 대한 고려는 사업 추진의 중요한 조건이다. 다만 사업이 상당 부분 진행된 뒤에야 갈등이 본격화하면 주민에게도 사업자에게도 부담이 커진다. 사업 초기부터 사업 내용과 환경 영향, 주민 우려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고 보완 가능성과 추진 조건을 검토하는 체계가 필요한 이유다.


포항시도 주민 수용성 문제를 사업 후반부에 해결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공론화 과정을 먼저 거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민들이 사업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해 불필요한 갈등과 투자 위험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관건은 공론화가 형식적인 의견 수렴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갈등 조정과 예측 가능한 행정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롯데마트 포항두호점 건물. 포항시 제공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롯데마트 포항두호점 건물. 포항시 제공

◆ 롯데마트 7차례 반려…코스트코는 부지 난항


대형 유통시설 유치 과정에서는 지역 상권 보호와 기업 투자 사이의 균형이 과제다. 롯데마트 포항두호점은 2011년 건축허가를 받고 2013년 착공 후 그해 2월 대규모점포 개설등록을 신청했지만 바로 반려됐다. 이후 2017년 3월까지 신청과 반려가 반복돼 모두 7차례에 이르렀다. 영일대해수욕장이라는 포항의 대표 관광지 인근에 지상 6층 지하 3층의 4만7천461.41㎡ 연면적 건물이 폐허처럼 수년째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포항시는 유통산업발전법과 관련 조례에 따라 대규모점포 입점이 전통시장 보존을 현저히 어렵게 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업자 측은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행정심판은 기각됐고, 1·2심에서도 포항시가 승소했다. 법적 절차를 통해 시의 판단이 유지된 만큼 이 사례를 단순히 기업에 대한 부당한 규제로 단정할 수는 없다.


그렇더라도 대규모점포 입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수년간 이어졌다는 점은 투자 유치와 지역 상권 보호 사이의 조정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전통시장과 지역 중소유통업체를 보호하는 동시에 새로운 유통시설이 지역경제에 미칠 영향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 입점에 따른 상권 영향과 상생 방안을 사업 초기부터 구체화하고, 사업자와 지역 상인 모두가 절차와 판단 기준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 코스트코 유치는 논의 시작 이후 부지 선정 단계에 멈춰 있다. 사진은 2018년 개장한 코스트코 대구혁신도시점 전경. 영남일보 DB

포항 코스트코 유치는 논의 시작 이후 부지 선정 단계에 멈춰 있다. 사진은 2018년 개장한 코스트코 대구혁신도시점 전경. 영남일보 DB

코스트코 유치에서도 부지와 기반시설 확보가 난제로 남아 있다. 포항시는 2024년 코스트코코리아 대표와 면담한 데 이어 2025년 본사를 방문하고 구룡포읍 일대 입점 후보지를 논의했다. 이는 구룡포읍이 추모공원 건설지로 선정됐기 때문인데, 앞서 포항시는 추모공원 공모를 진행하며 공모 선정지역에 대한 인센티브로 코스트코를 수차례 언급한 바 있다. 업체 입장에서는 황당할 수도 있지만 포항시의 의지는 확고했다.


같은 해 3월과 5월에는 업체 관계자들이 구룡포 현장을 방문했고, 8월에는 포항블루밸리 국가산업단지 후보지를 찾아 투자의향서 체결을 논의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입점 후보지를 확정할 수 있을 때까지 논의를 유보한다는 내용을 끝으로 사업은 한 걸음도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가 파악한 주요 입지 조건은 약 6만6천㎡ 이상의 개발 가능한 부지와 왕복 4차로 이상의 진입도로, 직영 주유소 설치가 가능한 인허가 여건 등이다. 대형 매장, 주차장, 물류 하역시설을 함께 조성할 수 있는 넓은 부지가 필요하고, 물류 차량과 주말·성수기 교통량을 감당할 도로 여건도 갖춰야 한다.


하지만 부지 확보와 기반시설 조성에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 시는 업체가 부지를 무상 또는 저렴하게 제공받고 진입도로와 주유소 등 기반시설 지원을 요구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트코 유치는 기업의 투자 수익성과 지자체의 지원 여력이 맞아야 성사될 수 있는 문제다. 무리한 지원은 지방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입지와 기반시설이 충분히 준비되지 않으면 기업의 투자 결정을 끌어내기도 어렵다.


세 사례는 각각 주민 수용성, 지역 상권 보호, 부지와 기반시설 비용이라는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 공통점은 민간 자본 유치가 선언이나 협의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 단계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미리 조정하고, 사업 추진에 필요한 행정 절차와 기반시설을 갖추며, 기업과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


포항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내세운 만큼 앞으로는 투자 의향이나 업무협약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투자 결정과 사업 착공, 고용 창출로 이어지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기업이 안정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과 주민이 수용할 수 있는 사업 조건을 함께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라는 이미지는 홍보만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투자 현장에서 반복된 장벽을 하나씩 해소하고 신뢰를 쌓아야 민간 자본 유치라는 목표도 현실에 가까워질 수 있다.



기자 이미지

전준혁

포항의 밝은 미래를 향해 함께 걸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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