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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완 칼럼] 여의도 언어유희-풍자와 막말의 경계

2026-10-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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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아하다, 좌려‧좌매로 응수
‘이재 명을 끊을 때’는 막말
與, ‘패륜 초선 3남매’ 반격
‘다음 대통령은 나’ 난가병
촌철살인 풍자가 효용성 커

박규완 논설위원

박규완 논설위원

말이 곧 정치라 했던가. 그래서 정치판엔 언어유희가 난무한다. 때론 풍자, 때론 망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했던 "좌아하게"도 일종의 언어유희다. 우아하다는 말에 좌파의 좌를 접목한 합성어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좌려가 크다"고 받아쳤고, 국민의힘은 "좌매하다"고 비아냥댔다.


정치인의 언어유희는 곧잘 대통령을 겨냥한다. 2022년 당시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윤석열 대통령을 '민포대'라고 냉소했다. 민생·민심·민주주의를 다 포기한 대통령이란 뜻이다. 세간엔 '윤'을 뒤집은 '굥정'이란 말이 나돌았다. 윤석열의 시그니처로 인식됐던 '공정'이 사실은 공정하지 않다는 의미였다. 용산 대통령실을 '용궁', 윤 대통령을 '용왕'에 빗대기도 했다. 2024년 이재명 민주당 대표 시절엔 당시 여당이던 국민의힘 한 의원이 "대장동‧백현동 배임, 공직선거법 위반, 대북 송금 3자 뇌물 혐의 등 온갖 범죄 의혹에 휩싸인 이재명 대표는 '팔방범인'"이라고 조롱했다.


작금엔 주진우 국힘 의원이 정부 비판 게시글에 단 댓글이 논란이다. "이재 명을 끊을 때". 대통령 이름을 띄워 쓴 언어유흰데 풍자라기엔 섬뜩하다. 주 의원은 영화 '암살자(들)'를 보지도 않고 작품을 매도하고, 출연 배우 유해진을 '북한상'이라 비하했다. 최민희 민주당 의원은 주진우 의원을 "낭고상(狼顧相)"이라고 직격했다. 낭(狼)은 이리 낭자(字)다. 소셜 미디어엔 '토착왜구상'이란 말이 떠돌았다. 주 의원의 정치 명줄은 길까 짧을까.


어찌 반격이 없으랴.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더민초'는 주진우·김태규·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에게 '초선 패륜 3남매' 칭호를 선사했다. 이진숙 의원은 5·18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는 포럼을 강행했고, 김태규 의원은 국감 도중 민주당 의원을 향해 "부엉이바위에 긁혔냐"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했다. 박지원 의원은 이들 3남매에 장동혁·한동훈 의원을 더해 '패륜 5인방 장주김이한' 조합을 만들었다.


아무래도 언어유희는 막말·극언보다 풍자나 패러디가 낫다. 이 대통령이 정청래 전 민주당 대표에게 "내란의 밤을 함께 새운 동지"라는 메시지를 공개하자, 정 전 대표는 "'4통' 통합하고 함께 뭉치자"고 화답했다. 4통은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대통령을 의미한다. '추·시·민'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실용 노선을 훼방 놓는 추미애 경기도지사, 유시민 작가, 김용민 민주당 의원을 아우르는 표현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에 대한 과세를 '이혼 장려세'로 풍자했다. 영화 상영을 방해하는 행위 '영틀막'은 '입틀막'에서 파생된 패러디다.


방송인 배철수의 조어 '난가병'은 언어유희의 백미로 꼽힐 만하다. 난가병은 정치인들이 '다음 대통령은 나인가' 착각하는 현상을 말한다. 여권에선 막무가내 추미애 도지사를 난가병 증세라고 진단한다. 하긴 법무부 장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판판이 깨지며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준 일등공신 추 도지사가 고작 중수청장 인사 문제로 대통령을 물고 늘어진 건 도통 상식적이지 않다. '여의도지사'는 경기도지사 신분으로 중앙정치에 기웃거리는 추미애를 겨냥한 언어유희다.


망언보단 의표를 찌르는 촌철살인의 풍자가 유권자를 포집하는 효용성이 훨씬 크다. 역풍의 위험 부담도 없다. 풍자와 막말의 경계는 모호하다. 그래도 금도는 넘지 말아야 한다. 법구경의 아포리즘이 괜한 게 아니다. '모든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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