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에 도전한 가운데 지역 의료계가 정부의 후보지 평가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하고 있다. 대구의 장점을 지우고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듯한 작업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역 의사회·치과의사회·한의사회·약사회·간호사회가 참여하고 있는 'AI·바이오 메디시티대구협의회'는 지난 21일 공동성명을 통해 국립치의학연구원 후보지 선정 평가지표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지역 의료계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연구용역 결과가 지극히 편파적인 잣대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대구가 자랑해온 치의학 연구와 기존 산업 인프라 요소들은 배척되고, KTX 교통 접근성과 지역 성장 가능성에 비중을 높였다는 것.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를 비롯한 의료 인프라가 강점이고, 특히 치의학 분야는 산업과 연동돼 비수도권 최고 수준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치과 관련 기업체만 해도 메가젠임플란트, 덴티스 등 43개에 종사자수 1천600여명으로 서울, 경기에 이어 전국 3위이다. 대구가 '덴탈 시티(치과 도시)'로 자부하는 이유다.
이번 용역의 평가항목과 기준은 연구기관의 설립목적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료의 특성상 임상과 산업적 요소가 척박한 곳에 연구시설만 갖다놓는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나아가 국가적 연구성과의 실용화와 세계시장 진출도 중요하다. 치의학 연구와 임상 적용, 의료기기 산업의 생태계까지 전주기적 체제가 평가항목에 포함돼야 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 공약인 천안을 후보지로 미리 점지해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의심한다. 이는 앞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사업의 국립거점대 선정에서 경북대가 탈락한 경위와 유사한 느낌이다. 부산대, 전남대, 충남대가 선정되고 대구경북의 대표 국립대인 경북대의 탈락은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파를 몰고 왔다. 이재명 정권의 호남 반도체 몰아주기, TK공항 건설 차별에 이은 'TK패싱'이란 비판이 비등한 이유다.
국립치의학 연구원 유치는 대구가 오랜 세월 희망해온 국책 프로젝트다. 대구시와 의료계 산업계가 합심해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위원회(위원장 이원혁)를 구성하고 활동해 왔다. 정부는 지역의 이런 열망에 열패감으로 응답해서는 안 된다. 치의학연구원은 지역 균형발전이란 본래의 취지를 바탕으로 국가 의료산업 및 치의학 연구 도약이란 관점에서 진행돼야 한다. 정부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백지화하고, 공정한 후보지 평가 기준을 다시 마련하길 바란다. 불공정한 정책은 자칫 감당 못 할 정치적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는 지금 특별한 대우가 아니라 공정한 평가를 원하고 있다.
논설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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