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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봉화 첫 소아청소년과 성공적 안착 "아이 진료 걱정 없어요"

2024-04-17

봉화해성병원 49평 규모 개소
첨단의료기 등 31존 장비 갖춰
인근 영주 태백서도 환자 발길
지역출신 전문의 고향행 결심
군, 예산 등 공공의료 적극 진료
주민 원정진료 부담 줄어 만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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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봉화해성병원에서 열린 소아청소년과 개소식 장면. <봉화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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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해성병원에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 대기실 전경. <봉화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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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아이가 진료를 받고 있다. <봉화해성병원 제공>

지난해 경북 봉화군에 문을 연 소아청소년과가 성공적으로 정착하면서 주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군 역사 이래 첫 소아청소년과다.

저출산 장기화로 인한 소아·청소년 수 감소와 맞물려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가 매년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봉화군에서는 군 최초로 소아청소년과가 봉화해성병원에 문을 열었다.

봉화군은 지난해 인구수 3만 명이 무너지면서 인구소멸 최전선에 있는 지역 중 한 곳이다. 지난해 10월 현재 봉화군의 자치단체 소멸 위험 지수는 0.13으로 전국에서 5위, 경북도에서는 2번째로 높은 자치단체 소멸 고위험지역으로 나타났다. 현재 봉화군의 0세에서 24세까지 소아·청소년 인구는 전체 인구 2만9천753명 중 약 12%인 3천480명이다.

그간 봉화에는 의원급 소속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도, 아이들이 흔히 찾는 작은 규모의 소아과도 없었다. 그런 봉화군에 최근 군의 적극적인 노력과 관내 유일한 병원급 의료기관인 봉화해성병원의 협조가 더해지면서 소아청소년과가 문을 열게 된 것이다.

봉화해성병원은 군의 지원을 받아 병원 2층에 49평 규모의 외래 진료실을 비롯 처치실과 대기실, 입원실 리모델링을 완료한 후 지난해 11월에 개소식을 하고 본격 문을 열었다. 진료는 7월 3일부터 시작했다.

또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병원을 찾는 어린이들이 심리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놀이 시설을 제공하고, 소아 병실을 따로 분리해 신설했다. 첨단의료기기 등 31종 장비를 갖추고 소아, 청소년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진료를 시작한 이래 올 3월까지 9개월 동안 소아청소년과는 외래 진료에 3천454명이 다녀갔고, 입원 환자만 100여 명에 달했다. 최근엔 주로 감기를 비롯한 폐렴, 장염 환자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인근 지역 영주시와 태백시에서도 봉화해성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러 올 정도로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그간 봉화군은 산간 지역 특성상 의료 접근성이 취약할 뿐만 아니라 인구 감소로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등 필수 의료 분야 병·의원이 사라지면서 지역 주민이 인근 도시로 원정 진료를 하러 가야 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이유로 봉화군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최우선 군정 과제로 삼고 인구 늘리기를 위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민선 8기 역점사업으로 소아청소년과 신설을 추진했다.

봉화군의회와 주민들의 지지를 받아 관련 예산을 확보, 지난해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 인력 인건비와 시설 리모델링 비 및 장비구입으로 4억 5천만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올해도 5억원의 예산을 지원한다.

이전까지 외지로 나가서 소아청소년과 진료를 받던 주민들은 시간과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어 관내 소아청소년과 진료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아이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한 주민은 "예전에는 아이가 아프면 영주나 안동까지 가야 해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는데, 이제는 지역에 소아청소년과가 생겨 빨리 진료를 받을 수 있어서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특히, 전국적으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지만, 봉화군은 의료기관과 힘을 합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간호사 등 전담 의료인력을 채용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현재 봉화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동구 전문의는 봉화 출신으로 "고향인 봉화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못 구하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바로 고향행을 결심하게 됐다"며 "지역 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남은 의사 생활을 하고 싶다"며 고향으로 내려온 배경을 설명했다.

권성규 봉화해성병원 이사장은 "봉화군이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듣고, 소아·청소년들의 건강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해 지원해준 덕분에 소아청소년과를 개설하게 됐다"며 "사실 지역에서 소아청소년과로 수익을 내기는 어렵지만,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병원을 만들고 싶다"고 소신을 밝혔다.

박현국 봉화군수는 "해성병원 소아청소년과 운영이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민이 마음 편히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양육환경조성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군민의 건강향상을 위해 공공의료 서비스와 방문 보건사업을 전 연령 대상으로 지원하고,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예산과 행정지원을 통해 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봉화군에서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소아청소년과 개설과 함께 출산육아용품대여사업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선호도 조사를 토대로 노후물품을 대폭 교체해 최신 출산·육아 트렌드에 맞춘 신규 용품을 갖추기도 했다.

봉화보건소에 유모차 등 55종, 214점의 용품을 비치하고, 봉화군에 주소를 둔 임신부 또는 6세 이하 영유아 가정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1인당 2점씩 3개월간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황준오기자 joon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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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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