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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등산 "해도되나"...나무가 광합성작용 못해 Co₂내뿜어

1996-10-24 00:00

직장인 조모씨(52)는 최근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10
여년동안 해오던 새벽등산을 그만두어야 할지, 계속해도 좋은지 때문이다.
함께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씩 보이지 않으면서 망설임은 더욱 심하다.

아침운동을 반대하는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대기오염으로 아침시간대
의 운동이 호흡기나 폐에 좋지 않다, 나무가 광합성 작용을 하지 않아 산
소를 흡입하고 사람에게 유해한 이산화탄소를 내뿜는다는 것이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하는 운동이 오히려 몸을 망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는 예전처럼 기분좋게 산을 오를 수 없는게 요즘 조씨의 답답한 심정이다.

사람들이 이른 아침 산을 오르는 이유는 무엇보다 맑은 공기를 마시려는
데 있다. 경북대 자연대학 생물학과 송승달 교수는 "등산을 하는 것은 체
력을 길러 몸을 건강하게 하는 측면도 많지만, 식물이 내뿜는 방향물질인
피톤치드나 산소동화작용을 통해 발산하는 산소를 마셔 정신을 안정시키
고 피로를 풀어주는 이점도 크다" 고 말했다.

송 교수는 "해뜨기 전이나 야간에는 광합성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나무
가 산소를 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내뱉으나, 그 양은 광합성시 흡수하는 양
의 10분의 1정도로 크게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 면서 "피톤치드가 하루중
가장 활발하게 배출되는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낮 12시 사이이며, 광합성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시간에는 그 양이 감소한다" 고 설명했다.

대구 등산학교 교무부장 장명익씨(40)는 "아침시간에 무리하지 않게 산
책을 겸하는 가벼운 등산은 하루생활의 활력소다. 시내는 각종 오염물질이
쌓여있는데 비해 앞산과 같은 곳은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면서 "해
뜨기 전에는 광합성 작용이 일어나지 않아 나무가 이산화탄소를 내놓는다
고 하나 경험에 비춰볼 때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고 말했
다.

아침운동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대도시의 대기오염도 중 아침시간이 매우
높다는 것. 대구지방환경청이 측정한 지난 16일 자료에는 아황산가스(SO2)
의 공기중 농도가 해뜨기 전후인 오전 5시에서 8시 사이가 대명동
0.016ppm, 산격동 0.029ppm, 만촌동 0.031ppm으로 대명동을 제외한 두곳
은 각각 이날의 평균치인 0.017ppm, 0.021ppm을 크게 앞지르고 있다.

계명대 환경과학대학 환경과학부 최성우 교수는 "일출이나 일몰시간에
는 복사역전(고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온이 내려가야 하나 이와 반대로 기
온이 올라가거나 일정해지는 현상)이 일어나 오염물질이 대기중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고 정체되어 있다. 기온이 올라가는 낮동안에는 오염물질이 대
기중으로 잘 퍼지는 반면, 기온이 낮은 밤에는 오염물질이 지표면에 쌓이
므로 이른 아침에 오염도가 높아진다. 안개가 생긴 날은 안개속의 수분과
오염물질이 결합하여 산성을 띠는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만들어지므로 오
염도가 평상시보다 높다" 고 말했다.

계명대 체육대학 사회체육학과 이원재 교수는 "아침운동이나 저녁운동
은 각각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대기오염문제를 배제한다면 어느 시간대의
운동이 더 좋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다른시간대에 비해 오염도가 높
은 이른 아침에 하는 조깅등 실외운동은 호흡기에 좋지 않다. 실내에서 하
는 헬스나 수영과 같은 것이 좋다" 고 설명했다.

공장밀집지역이나 특별한 기상여건 등을 감안치 않고 일반적으로 볼때
혼합고 (오염물질이 수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최고의 높이)는 지표면에서
1백m까지로 본다. 따라서 앞산과 같은 고도가 높은지역은 지표면보다 대기
오염의 정도가 덜하다.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은 분명 현명한 선택이다.
그러나 오염도가 심한 도시중심에서 아침에 폐활량이 높은 격렬한 운동을
하기보다는 신선한 공기가 많은 가까운 산을 오르는 것이 좋다.

좋은 시간은 해뜨기 전보다는 해가 뜬 후이며, 오전 8시에서 낮 12시 사
이가 최적이다. 아침산이 광합성작용이 되지 않아 이산화탄소가 발산되거
나 피톤치드의 양이 적다해도 방안이나 도심의 오염된 공기보다 월등히
깨끗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전 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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