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민주, 한 순간 영웅이 만든 것 아니다"
80년 광주의 아픔은 가장 다루고 싶었던 소재
무명으로 쓰러져간 이들 떠올리며 참회를…
![]() |
"이제야 조금 가벼워진 것 같아요. 가슴에 얹힌 무거운 돌을 내려놓은 기분입니다."
1980년 5월 광주를 소재로 한 영화 '화려한 휴가'의 김지훈 감독<사진>은 "80년 광주는 우리 현대사의 가장 큰 아픔"이라며, "영화를 처음 공부하면서부터 가장 다루고 싶은 소재였는데, 이제 그 숙제를 마치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6일 오후 대구 한일극장에서 첫 지방 시사회를 개최한 영화 '화려한 휴가'는 오는 26일 전국 동시개봉을 앞두고 있다. 80년 5월 광주에 포커스를 맞추고, 계엄령이 선포되고 도청에 계엄군이 투입되기까지 10여일간을 무대로 하고 있다. 택시기사, 간호사, 고등학생, 제비족 등 당시 실존인물을 중심으로 얼개를 짜고 극적 긴장감을 더했다. 이데올로기와 무관한 평범한 시민들이 오직 광주와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계엄군에 맞서 싸우게 되는 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리고 있다.
국민배우 안성기, 연기파 배우 김상경·이요원,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준기 등 당대의 일급배우들이 이 작품에서 광주의 용감한 시민군으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이 땅의 어머니 역으로 첫 손 꼽히는 중견연기자 나문희, 영화에 두 배의 감칠맛을 더해주는 조역 박철민, 박원상 등이 광주의 이름없는 민초로 변신했다. 이들은 촬영이 이뤄진 지난 5개월 동안 자신의 이름은 잠시 잊고, 80년 광주에 살던 평범한 시민으로 훌륭하게 변신했다.
이번 작품에는 1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특히 1만7천여 평 부지에 제작된 금남로 세트장은 30억원을 투입해 지었으며, 도청을 중심으로 한 건물과 도로, 표지판까지 철저한 고증을 거쳐 실제 크기에 준해 완성됐다. 계엄군과 시위대의 총격신, 대규모 엑스트라가 동원된 시위신 등 스펙터클한 장면에 이어 80년대의 의상과 소품 등은 중국에서 공수했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소재인 만큼 본의 아니게 오해를 받기도 했다"는 김 감독은 자신이 만든 어떤 작품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만든 영화라면서 "우리가 숨쉬는 자유와 민주, 이런 것들이 한 순간에 영웅에 의해 이루어진 게 아니라 5·18이라는 과정을 거친 피 땀 흘린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 이 영화의 진정한 의도"라고 설명했다. 감독은 또 "이 영화를 통해 27년 전 이름없이 쓰러져간 무명의 사람들을 떠올리고, 그들을 향한 진정한 참회와 용서, 화해가 이뤄지길 바라는 것이 개인적 바람"이라고 말했다.
김지훈 감독은 대구 출신으로 2004년 코미디영화 '목포는 항구다'로 데뷔했으며, 이번 영화는 그의 두 번째 장편이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