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리 로드킬, 두마리는 놓쳐
市, 서식실태 파악조차 안해
13일 오전 4시4분쯤 대구시 남구 중동교와 희망교 사이 신천대로에 느닷없이 멧돼지 세마리가 출현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과 소방관이 추격했지만, 멧돼지들은 봉덕시장과 캠프워커, 신천둔치쪽으로 각각 흩어져 달아났다. 결국 봉덕시장 쪽으로 달아난 맷돼지(몸 길이 1m20㎝)는 오전 4시18분쯤 시장 인근 도로에서 박모씨가 몰던 카니발 승용차에 치여 죽은 채 발견됐다. 하지만 나머지 두마리의 모습은 결국 찾을 수 없었다. 경찰은 나머지 멧돼지가 캠프워커와 신천둔치를 따라 앞산으로 되돌아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날 멧돼지 소동은 지난 2월10일과 14일, 7월12일과 8월5일 마을과 산이 접해있는 서구 상리동 일대에서 멧돼지가 민가에 내려온 데 이어 올해 5번째다.
대구 도심에는 매년 이맘때 야생 멧돼지가 출몰해 시민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4일 오전 4시53분쯤 대구시 달서구 월성동의 한 아파트 놀이터에 맷돼지 한마리가 출현해 경찰과 4시간 동안 추격전을 벌이다 사살됐다. 같은달 17일 밤 9시쯤에는 달서구 상인동 앞산순환도로 대서지하차도에 맷돼지 5마리가 나타나, 4마리가 달리던 차에 치여 죽고 한마리는 주변 산으로 달아났다.
매년 늦가을과 겨울사이에 맷돼지들이 도심에 출현하는 것은 추워지면서 먹잇감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은 초가을에는 산에서 맷돼지가 주로 먹는 도토리와 밤을 주워가는 시민들이 많아, 짐승들의 ‘보릿고개’가 일찍 시작된다.
이처럼 대구 도심에 멧돼지가 매년 출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책은커녕 서식실태조사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가 멧돼지 출몰에 대비해서 세운 대책은 주요 등산로 등지에 멧돼지를 조심하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정도에 머물고 있다. 현재 대구에는 동구 팔공산과 남구 앞산, 북구 도덕산 등지에 상당수의 멧돼지가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파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매년 이렇게 멧돼지 소동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야생 멧돼지들이 이동할 수 있는 생태통로 및 야생동물진입차단시설을 마련해야한다는 지적이 많다.
대구시 관계자는 “서식실태파악과 생태통로 등 각종 시설 마련은 예산사정 등의 이유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일우기자 atli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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