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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中서 인기 채시라…남편 김태욱은 대구출신인데 제주홍보대사?”

2012-09-21

韓-中 수교 20주년 - 대구, ‘대구와 중국’을 말하다
광둥사람 시간개념 특이, 산둥은 자존심 강하고 의리
각 省의 고유 문화와 언어 사고방식 알고 접근해야
남북 냉전상태 해소되면 훈춘 등 연변 주목받을 것
현지서 완제품 생산은 대구 전통산업 상실 우려

20120921

‘저∼기 미국, 여기 중국.’

올해는 한-중 수교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어느새 근대 이전처럼 미국보다 중국이 더 가까운 시대로 다시 접어든 느낌이다.

대구시는 중국 여러 도시와 결연을 맺고 우호증진에 힘쓰고 있다. 사업이나 무역을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사람이 꾸준히 늘고 있는 한편으로는 대구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도 늘고 있다.

하지만 교류에 대한 대구만의 전략적 접근은 찾아보기 힘들다. 경제도 학문도 관광도 모두 각개전투식이다.
이에 위클리포유는 대구시·대구상공회의소의 중국담당 관계자, 중국문화원장, 화교협회장 등을 만나 교류의 현실, 과제, 전망 등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20120921

◆전인우 대구시 중국담당

“중국은 벗겨도 벗겨도 끝이 없는, 양파 같은 나라입니다.”

전인우 대구시 국제통상과 중국담당(38)의 말이다.

“3박4일간 중국을 여행한 사람이 중국을 가장 잘 안다는 농담이 있습니다만 사실 중국은 바다와 같이 넓고 깊습니다. 베이징 사람이 정치나 관직에 관심이 많다면 상대적으로 상하이 사람은 돈에 관심이 많죠.”

전 담당은 중국과 교류를 할 때 각 성(省)의 말과 문화, 그 지역민의 사고방식을 먼저 알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각 성의 주요 도시마다 한인회가 있으므로 사업이나 교류를 할 경우 한인회의 도움을 받을 것을 주문했다.

“마오쩌둥에 대한 공과가 있지만 가장 위대한 점은 다양한 문화적 전통을 가진 중국을 하나의 국가로 통일해 표준화시켰다는 것입니다.”

그는 중국에 대해 비관도 낙관도 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의 중국은 분열보다 통합이 대세이기 때문에 관료부패문제 같은 것만 해결하면 지금의 성장과 발전이 지속되리라고 내다봤다.

전 담당은 대구시의 자매 도시인 칭다오를 비롯한 4개 우호협력도시 이외에도 중국 최대 섬유직물 및 패션도시인 저장성 샤오싱시(市)와 교통요지이면서 중국서부대개발의 한 축인 쓰촨성의 청뚜시(市)와도 교류협력을 강화하는 게 대구시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믿고 있다.

일례로 샤오싱의 커챠오는 서문시장 100배 규모의 원단시장이 있는 곳이며, 청뚜는 중국 내륙도시로 대구와 마찬가지로 교통요지이자 분지다. 쓰촨요리의 대표격인 훠궈와 같이 매운 음식도 대구 사람의 입맛에 맞다. 전 담당은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뒤 중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대구시청 공무원으로 특채됐다. 그는 20년 가까이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20120921

◆박병복 대구상의 통상진흥팀 중국담당

“1990년대~2000년대 초까지는 주로 섬유관련 기업의 중국투자문의가 많이 들어왔습니다만 지금은 거의 없습니다. 대신 자동차부품, 안경광학, 조명기기에 대한 문의가 많습니다.”

박병복 담당(36)은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중국관련 통상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자동차부품의 경우 한국의 모기업이 투자하면 따라가서 공장을 설립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그에 따르면 대구의 경우 평화산업이나 SL, 희성전자 등이 중국에 현지공장을 두고 있다.

안경 산업의 경우 중국 현지공장에서 완제품을 제작해 유통시키는 형태가 많다. 이에 대해 그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유통업체는 이익을 보지만 기술이전이 촉진돼 대구의 전통산업을 잃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이 현재 세계외환보유고 1위국가인 만큼 대구에 중국자본의 투자가 활발히 이루어졌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대구텍처럼 고기술력을 가진 기업에 중국자본의 대구투자유치를 위해 대구시가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대구가 서해안이 인접한 호남에 비해 입지여건이 불리하므로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88고속도로확충 조기완공과 신공항 건설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중국과의 교역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다고 봤다.



20120921

◆안경욱 대구 중국문화원장

“20년전 한-중 수교가 상호 경제·문화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이루어졌으나 정치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완화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관광, 무역 등에서 인적, 물적 교류가 이뤄짐으로써 빨갱이로만 알았던 중국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중국과의 수교가 없었다면 북한이탈주민이 어떻게 대량으로 한국으로 올 수 있었겠습니까. 중국도 한국과의 수교로 개방이 가속화되고 중국경제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안경욱 대구중국문화원장(48)의 말이다. 안 원장은 2006년 ‘대구 속의 작은 중국’을 표방하며 지방에선 처음으로 남구 대명동에 중국문화원을 설립했다.

“하지만 반론도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중국이 G2이지만 문화적으로 선진국인가 하는 점입니다. 북한의 경우 중국을 반면교사로 삼아 중국식으로 개방을 한다면 좋겠지만, 북한 붕괴시 중국군이 북한에 진입할 수도 있고, 통일 후 간도문제도 불거질 수 있습니다. 쌍용자동차에서 보듯 중국이 한국의 기업을 인수해 고급기술을 빼가고 껍데기만 남겨둔 것이라든지, 1경이나 되는 북한의 산업광물자원을 싼값에 가져감으로써 북한의 산업기반 자체를 흔들어놓을 수 있겠지요. 전 세계가 자원전쟁이라고 할 만큼 미래 자원 확보에 올인하는데 지난 5년간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영향력만 높여준 꼴이 됐습니다.”

안 원장은 남북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미, 북·일 수교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대구 역시 정부의 대중국 정책에 따라 중국과의 교류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지만 투자유치나 관광 사업 등 경제, 문화적인 부문에선 독자적으로 할 게 많다고 내다봤다.

“한국인이 외국여행을 가면 한식을 먹고 싶듯 중국 관광객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정작 대구에 와선 중국인의 입맛에 맞는 중국 식당이 없다고 그래요. 중국요리를 하는 식당이 있지만 그건 한국 사람의 입맛에 맞는 중국요리일 뿐이잖아요. 어떤 중국인은 삼계탕 빼곤 먹을 게 별로 없다고 그러더군요. 대구는 호텔이 22개에서 17개로 줄었는데 서울과 부산은 중국관광객이 넘쳐 호텔이 모자란다고 하잖아요.”

안 원장은 중국 관광객이 현실적으로 서울이나 부산, 제주도를 선호하지만 경주와 연계해 대구에 숙박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20921

◆손보충 대구화교협회장

“경주 손씨나 밀양 손씨 문중에서 가끔 종친회에 참석하라고 전화가 옵니다. 하하하. 저는 원적은 중국 산둥반도이고, 국적은 대만입니다. 하지만 대구에서 태어나고 지금까지 대구를 떠나본 적이 없으니 대구사람이지요.”

손보충 대구시화교협회장(53·연경반점 대표)은 지난 달 제26대 회장에 선출돼 3번째 화교협회장을 맡고 있다.

“우리는 중국을 큰아버지, 대만을 작은아버지로 생각합니다. 중국은 하나입니다. 대만의 독립은 있을 수 없습니다.”

대구화교협회는 대만대표부의 관할이지만 중국부산총영사관으로부터도 물질적 지원을 받는다. 2010년부터 매년 화교소학교에 10만위안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손 회장은 어릴 때 화교학교에서 한국과 마찬가지로 반공교육을 받았다.

“대만의 교육방침도 대륙을 찾아야 한다는 ‘반공대륙’에서 지금은 ‘화평통일’로 바뀌었지요. 한-중수교 초기만 해도 부산에서 행사가 있을 때 중국부산총영사와 대만대표부 대표가 자리를 함께 앉지 않았습니다. 요즘은 같이 앉아 술도 마시고 환담도 나누지요.”

중국은 화교를 인정하고 포용했다. 그는 올 4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화교대회에 참석했다. 베이징에서 북한화교협회 대표도 만났다는 그는 “남북한도 하루 속히 화평통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구가 내륙도시여서 입지적으로 불리한 여건이지만 섬유·IT·의료산업이 발달한 데다 팔공산, 약전골목 등 볼 것이 꽤 많다”고 자랑했다. 또한 “한-중수교 주역인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와 모명재 등 중국 관련 관광지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올해 한-중 수교 20년을 맞아 화교인들의 복지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고 선언했다. 저소득층 65세 화교 노인들도 한국인처럼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화교인은 국적이 대만이라는 이유로 각종 세금과 공과금을 내고도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구가 전국 최초로 화교노인의 지하철무료이용 정책을 실시해 지금 부산과 인천이 따라하고 있습니다.” 손 회장은 전국체전 기간 열리는 대구화교축제를 준비하느라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대구시 외국인투자 자문관, 대구 관광 자문위원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20120921

◆김민수 무역에이전시

중국 광둥성 광저우에서 무역에이전시를 하는 김민수씨(31)는 대구 출신 사업가다. 중국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다 현지에서 한국교포와 결혼해 7년째 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인도 중국 사람을 잘 모릅니다. 56개의 민족이 푸퉁화(普通話·중국 표준어)를 사용한다지만 광둥에서는 반 이상이 표준어와는 전혀 다른 광둥어를 씁니다. 거기에다 광둥에서도 지방마다 방언이 다 다릅니다. 그래서 중국인들끼리 처음 만날 때도 ‘어느 지역 출신이냐’를 빠짐없이 묻곤 하지요.”

김씨는 광저우에서 사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성공의 한 요소가 ‘현지 언어습득’이라고 믿고 있다. 중국어를 잘 해도 외국인이라서 불리한데 중국어도 못 하면 대륙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씨는 “광둥인은 성실하고 부지런합니다. 장사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외지인도 많이 드나들고 식도락문화도 상당히 발달해있다”고 말했다.

광둥지역은 중국의 성(省) 중 경제, 문화적 수준이 가장 높다. 하지만 짝퉁천국이고, 시간관념이 한국인과 달라 애로를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고백했다. 한국인이 중국에서 성공한 사업가가 되려면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우의 수를 염두에 두고 항상 약속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난 17일 광저우 일본영사관 앞에서 수백명의 광저우 시민들이 일본의 댜오위다오 정책에 항의해 집회를 열었다고 전했다. 일부 흥분한 군중이 일제차량을 운전하는 중국인을 끌어내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김씨는 “중화애국주의가 가장 쉽게 표출되는 곳 중의 하나가 광저우”라며 “18일에는 일제가 일으킨 만주사변기념 집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20120921

◆정한구 파라곤도자기 한국대표

정한구씨(49)는 중국 산둥성 빈저우시(市)에서 중국인과 합작으로 도자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지에서 재료를 채취해 도자기를 만들어 중국과 한국 등지에 판매하고 있다. 도자기의 품질이 우수하고 영업이 잘 돼 공장의 규모가 처음보다 커졌다.

“사업초기에는 임금과 물가가 낮아 공장을 경영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발전하면서 임금인상 등 추가비용이 들어가면서 제 지분이 많이 줄어들었지요.”

그는 사업초기에는 중국에 자주 들락날락했으나 요즘은 1년에 4~5번 정도 출입하고 있다.

“중국 사람은 자존심이 강합니다. 다만 숨기고 있을 뿐입니다. 대국의 기질이 있지요. 특히 산둥 사람은 경상도사람과 비슷한 점이 많아요. 의리가 있고 한번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합니다. 중국에서 성공하려면 욕심을 내기보다 마음을 비우고 중국인과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그는 매년 4월과 10월 광둥성 광저우에서 하는 박람회에 참석하는데 기술과 디자인이 날이 갈수록 발전하는 것을 목격하고 있다.

대구시에도 한마디 거들었다.

“서울, 부산, 제주도에만 중국관광객이 몰린다고 낙심하면 안 됩니다. 관광객을 끌어들일 묘안을 짜내고 스토리를 개발하면 대구도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대구-칭다오간 정기항공노선이 폐쇄돼 산둥성에 진출한 대구기업이 불편하다는 그는 “한류로 중국에서 인기가 있는 채시라씨 남편 김태욱씨가 대구출신인데도 왜 제주도 홍보대사로 활약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20921

◆도충구 중국연변과기대 명예교수

도충구 대구대 명예교수(69)는 15년째 매년 여름 계절 학기에 중국 연변과학기술대에서 중국동포학생을 무료로 가르치고 있다. 가을에는 5년째 산둥성 칭다오직업기술대학교에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도 교수가 연변과기대를 찾는 건 민족적 동질성을 가진 조선족동포에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그들을 통해 한반도와 중국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게 하는 것이다. 연변과기대에서는 총 250여명의 교수 중 이승률 대외협력부총장을 비롯해 주수길, 서순덕 교수 등 대구출신 교수가 20명 정도 된다.

연변은 조선족자치주로 동포인구가 유출되면서 해체위기를 겪고 있다. 연변에 진출한 한국기업, 특히 대구기업은 드물다. <주>갑을이 한때 진출했지만 실패했다. 연변은 산업 입지적으로 남중국보다 불리하다. 한국상회의 활동도 중국 내 다른 지역에 비해 활발하지 못한 편이다. 그럼에도 도 교수는 연변을 주목한다.
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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