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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빚 돌려막기는 못버텨 고금리 대출도 피해야 채무조정제도 노크를

2014-05-17

신용회복의 미로 출구 찾기
워크아웃·개인회생·개인파산 조건 비교하고 유리한 선택을
연체없는 상태서 급전 필요땐 서민대출상품이 불끄기 도움

빚 돌려막기는 못버텨 고금리 대출도 피해야 채무조정제도 노크를

대구 동구에 사는 강모씨(여·48)는 수년 전 백화점에서 의류판매 직원으로 일하다 지인의 권유로 여성의류 판매점을 창업했다. 하지만 부푼 창업의 꿈은 빚에 시달리는 악몽으로 다가왔다. 의류매장은 적자에 시달리다 결국 문을 닫게 됐다. 카드 4개를 돌려막다 안돼 저축은행, 캐피털 대출까지 받았다 결국 손을 들었다. 강씨는 자신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현재의 빚을 감당하기 어려워 신용회복위원회를 찾아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4천700여만원의 빚 중에서 이자와 원금의 일부인 약 600만원을 탕감받은 강씨는 “개인워크아웃 신청 후 부동산 중개보조원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6여년에 걸쳐 빚을 갚았다”면서 “이젠 빚 걱정없이 살고 있어 홀가분하다”고 전했다.

대구역 맞은편 대우빌딩 4층에 위치한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에는 하루 평균 60~70명이 부채의 늪에서 빠져나오려 상담을 온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소비침체 영향으로 장사가 안돼 경제적으로 쪼들린다며 채무 상담을 하러 오는 자영업자도 눈에 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현수씨(가명·54)는 “세월호 참사 이후 손님이 줄어 힘들다”면서 “그동안 카드 돌려막기와 대부업체까지 이용했는데 일주일 내로 돌려막기에 한계가 올 것 같아 신용회복위원회를 찾게 됐다”고 전했다.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올 1분기 신용회복지원 신청자는 모두 2만831명이다. 이 가운데 원리금 연체가 90일 이상인 개인워크아웃 신청자가 1만6천785명, 연체 90일 이내의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4천46명이다. 신용회복지원 신청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0만명을 넘어섰다가 2010년 8만명대로 줄었으나 이후 9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1년 9만1천336명에서 2012년 9만126명으로 소폭 줄었으나 지난해에는 국민행복기금 혜택을 받지 못한 채무자들이 신용회복지원으로 몰려오면서 9만7천139명으로 증가했다.

대구·경북지역의 경우 올 1분기 개인워크아웃 신청자는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줄었으나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특히 경북의 프리워크아웃 신청자가 60% 가까이 늘었다.

올 1분기 개인워크아웃 신청자의 경우 대구는 723명으로 지난해 1분기(856명)보다 16% 줄었고, 경북도 832명에서 726명으로 13% 감소했다. 반면 프리워크아웃신청자는 대구 142명→154명, 경북 87명→138명으로 각각 9%, 59% 증가했다.

강일석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장은 “과도한 채무로 신용에 문제가 생겼거나 상환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적절한 대처법을 몰라 계속 돌려막기를 하다 자포자기하는 사람이 매우 많다”면서 “채무는 돌려막기를 하기 전에 미리 상담을 통해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하지만 이미 연체가 시작됐다면 대부업체 등의 고금리로 막으려 하지 말고 채무조정을 통해 감면이나 저금리로 전환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복귀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빚 돌려막기는 못버텨 고금리 대출도 피해야 채무조정제도 노크를
채무 문제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는 한 채무불이행자가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를 찾아 경제적 회생을 위한 신용회복 상담을 받고 있다. <신용회복위원회 대구지부 제공>

◆ 연체 없으면 서민금융 노크

극심한 취업난과 경제불황으로 사업 부진, 학자금 연체, 실직, 병원비 등으로 사용했던 대출이 연체되면서 자영업자와 실직자를 중심으로 저신용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한번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은행권 대출이 어려워져 신용카드, 저축은행 등의 고금리 대출에 손을 뻗게 되고 이자를 상환할 여력이 없어 결국 빚을 빚으로 해결하는 채무의 악순환 사슬에 빠지게 된다. 심할 경우 대부업체나 불법 사금융까지 이용하면서 벼랑 끝으로까지 내몰리게 된다.

급하게 돈이 필요하지만 낮은 소득 및 신용으로 은행권 대출이 어렵다면 우선 서민금융상품에 노크해 봐야 한다.

연체가 없는 경우 ‘햇살론’ ‘새희망홀씨대출’ ‘미소금융’과 같은 서민금융, 고금리를 저금리로 전환해 주는 ‘바꿔드림론’, 신용회복위원회의 청년·대학생 저금리 전환 대출인 ‘청년·대학생 전환대출’ 등을 이용하는 것이 경제 안정을 찾는 데 보다 빠르고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서민대출 상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서민금융 119’(s119.fss.or.kr)를 활용하면 각종 서민대출상품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서민금융지원제도를 이용하려면 기본적으로 연체가 없고, 일정한 소득이 있어 상환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적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신용도를 유지하고 있어야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 연체 있으면 채무조정제도

열심히 일하면서 빚을 갚아가지만 감당이 안되고 연체가 있는 경우라면 채무조정제도를 이용해야 한다.

채무조정제도는 현재 소득에 비해 빚이 과도해 갚기 어려운 서민을 대상으로 상환기간 연장, 분할상환, 이자율조정, 변제기 유예, 채무감면 등의 채무조정을 통해 채무자들이 경제적으로 재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절차를 말한다.

워크아웃제도가 대표적이며 법원의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등이 있다.

이 중 워크아웃제도는 신용회복위원회에서 신청을 받고 있으며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로 나뉜다. 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신청대상자의 연체기간이다.

개인워크아웃은 연체기간 90일 이상인 채무자가 대상이고, 프리워크아웃은 30일 초과 90일 미만의 단기연체 중인 개인채무자를 대상으로 한다.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하면 무담보채무일 경우 이자와 연체이자는 전액 감면되고, 원금은 금융회사에서 손실처리한 상각채권에 한해 최대 50%까지 감면된다. 사회소외계층의 경우 60~70%까지도 감면이 가능하다. 다만 담보채무는 연체이자만 감면 지원된다.

상환기간은 무담보채무의 경우 최장 10년까지 연장 가능하고, 연 2%의 이자율로 최장 2년 이내에서 채무상환 유예도 가능하다. 총 채무액이 15억원 이하(무담보 5억원 이하, 담보 10억원 이하)일 경우 신청자격이 주어진다.

연체기간이 90일이 안된 초기 연체자는 프리워크아웃제도를 이용하면 된다. 프리워크아웃을 이용하면 은행연합회에 기록이 남지 않아 부채 상환시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프리워크아웃은 원금감면 없이 연체이자에 한해 기존 약정이자율을 최대 50%까지 감면한다. 상환기간은 무담보의 경우 최장 10년 이내이며, 이자율 연 3%로 최장 1년 이내의 기간에서 채무상환을 유예할 수 있다. 개인워크아웃과 같이 총채무액이 15억원 이하(무담보 5억원 이하, 담보 10억원 이하)여야 신청할 수 있다.

개인이 개인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을 신청하면 신용회복위원회는 심사 후 금융회사의 동의 절차를 거쳐 개인별 신용회복 절차를 진행한다. 일단 신용회복 신청이 진행되면 금융회사의 빚 독촉이나 채권 회수는 중지된다.

그 외에도 법원에서 운영하는 개인회생과 개인파산이 있다.

개인회생은 빚을 갚기 어려운 개인채무자를 대상으로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법률관계를 조정함으로써 채무자의 회생을 돕는 절차이고, 개인파산은 채무를 전액 상환할 수 없는 개인채무자의 재산을 법원이 모든 채권자에게 공평하게 배분하고 채무자에게는 남은 채무의 책임을 면제해주는 절차다.

개인회생은 담보채무 10억원, 무담보채무 5억원까지 신청할 수 있는 반면, 개인파산은 채무 범위에 제한이 없다. 다만 개인회생 및 개인파산은 신용회복위원회의 워크아웃과 달리 보증인에 대한 채권 추심이 가능하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강 지부장은 “세금이 체납됐거나 최근 1년 이내 대출이 많은 경우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해도 빚 탕감 효과가 거의 없으므로 무조건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신청하려는 태도는 되려 비경제적”이라면서 “채무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를 찾아 우선 상담을 하면 신용회복위원회의 지원프로그램이 좋을지, 법적구제제도인 개인회생이나 파산을 이용하는 편이 나을지 등에 대해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개인회생과 파산은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없이 132)에서도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한편, 신용회복위원회는 신용회복지원을 받아 1년 이상 또는 개인회생 개시 이후 2년 이상 착실히 빚을 갚고 있는 가운데 급히 돈이 필요한 사람을 대상으로 연 4% 이하 금리로 최대 1천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소액 신용대출도 실시하고 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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