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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마음의 상처 털어놓는 심리상담 카페 인기

2014-08-14

괜찮아, 잘될거야 토닥여주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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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중구 봉산동 메트로프라자에 있는 토닥토닥 카페의 상담실 모습. 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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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 한번 가봐라.” 복잡하고 스트레스 많은 세상을 살다보면 농반진반 이런 말을 주고받는 일이 많다. 그래도 실제 이를 행동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정신과 진료 경험’이란 꼬리표를 두려워한다.

정신과 상담을 받긴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마음의 응어리를 붙들고 아무일 없는 척 지내려니 몸과 마음이 괴롭다. 이럴 때, 내 속마음 한번 ‘툭’ 털어놓을 곳이 없을까? 대구 지역에도 최근 들어 이런 바람을 해소시켜주는 카페가 생기고 있다.

“못생겨서” “아내가 불륜”
다들 평범한 고민 안고 살아

보수적 동네서 성공 하겠나?
그래서 말 못할 속사정 더 많아

자녀 때문에 힘들다며 찾은 엄마
알고보니 자신에게 문제 있어
상담 통해 몰랐던 자신 깨닫기도

◆토닥토닥 카페

지난 11일 오후 2시30분. 경산시 압량면 부적리에 있는 심리상담 전문기관 토닥토닥 협동조합(이하 토닥토닥 카페) 2호점. 몇몇의 젊은 남녀가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여느 카페와 다른 것이 있다면 카페 한쪽에 실내가 훤히 비치는 독립된 공간이 있다. 그 안엔 2개의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있다. 무엇을 하는 곳일까.

이 카페는 심리상담을 해주는 곳이다. 전문 상담사 3명과 청소년 상담사 2명이 카페에 상주하며 심리상담을 하고 있다. 모두 30대로 젊은 상담사들이다. 이 카페의 이영희 대표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병원 정신과 인턴 때 경험부터 이야기했다. “정신과에 온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니 의외로 평범한 사례가 많았어요. ‘아내가 친한 친구와 불륜을 한다’ ‘소개팅한 남자에게 돼지처럼 생겼다는 말을 듣고 자신감이 바닥에 떨어졌다’ 등. 그런 사람들을 보면서 ‘병원보다 심리상담이 필요한 이들이 많겠구나 ’라고 생각을 했죠.”

이 대표는 2011년 반월당에 토닥토닥 카페 1호점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협동조합 법인이다. 이곳에서 일하는 상담사와 바리스타 등 10여명의 직원이 각자 출자금을 내 이 카페를 설립했다. ‘보수적인 대구에서 그런 카페가 되겠냐’는 주위의 우려가 컸지만, 이 대표와 상담사들은 거꾸로 생각해봤다. ‘보수적인 동네에서 남에게 털어놓지 못한 속사정이 얼마나 많을까.’

이들의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1호점과 2호점에 한 달 동안 상담을 위해 들른 사람이 250명 정도 된다. 1년 동안 4천~5천명 정도가 이곳을 찾는단다. 이만하면 대박 수준이다.

이 대표는 카페를 알리기 위해 별다른 홍보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대부분 입소문을 타고 와요. 청소년부터 70대 할아버지까지 찾아옵니다.” 상담하러 온 사람들 입에서는 별별 얘기가 다 나온다. 상담사 앞에서 눈물을 훔치는 중년의 남자도 있다. 한번은 ‘자녀에게 문제가 있다’며 찾아온 엄마가 있었다. 상담을 해보니 엄마에게 심리적 장애가 있었고, 나중엔 온가족이 카페에 찾아와 상담을 받았다. ‘상담, 그거 별 거 있겠냐’고 의아해하던 사람도 속얘기를 털어놓고, 자신을 한번 돌아보면 생각이 달라지는 일이 많단다.

비용은 한 번에 3만원 정도이며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자신의 우울증을 돌아보는 ‘나를 알고 사랑하기’,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기’, 진로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을 위한 ‘꿈을 찾고 도전하기’ 등이 준비돼 있다. 상담은 1회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20~50회기에 걸쳐 진행된다.

이 대표는 심리상담은 모든 인간에게 유익하다고 강조한다. “상담은 인간의 심리를 고치겠다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을 좀 더 성장시키는 과정이죠. 아무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사람도 상담받고 ‘내가 몰랐던 내 자신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됐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적잖습니다.”


◆힐링카페 마음여행

방문객의 사주를 풀이해주고 상담을 해주는 카페도 있다. 대구 수성구 시지동에 있는 ‘힐링카페 마음여행’이다. 이곳을 찾아가면 비교적 간단명료한 사주를 들을 수 있다. 전문적으로 사주풀이를 공부한 사람이 인생의 굵직한 개요를 설명해주는데, 무리한 억측 없이 이야기하는 화법 덕에 신뢰감이 생긴다는 것이 다녀온 사람들의 대체적 평이다. 여성 마니아들이 단골처럼 들러 인생상담을 받는 곳으로 알려져있다.

이곳에선 상담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찾아간 사람이 자신의 얘기를 최대한 솔직하게 털어놓을수록 상담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비용은 2만원(음료 포함).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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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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