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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폐업률은 높은데 창업은 왜 이어질까

2014-10-18

“그래도 이 길밖에”…은퇴하는 베이비부머 등 떠밀린 창업행렬
준비기간 평균 8.6개월, ‘막무가내식 창업’많아, 83% “생계 유지 위해…”
개인 창업자 절반이 3년 안에 문닫아
창업 실패·노후대비 부족 노인 빈곤층 양산할 수도
아이템 선정·상권 분석 등 사전에 충분한 준비 필요

폐업률은 높은데 창업은 왜 이어질까
대구시내 한 음식점의 문이 닫겨있다.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신규창업자는 쏟아지고 있지만 지난 10년간 약 800만개 업체가 폐업했으며 숙박·음식점의 5년 생존율은 단 17.7%로 10개 중 8개가 살아남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남일보 DB>

최근 국정감사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청 등 다양한 기관에서 자영업자 폐업률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예비 창업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은퇴나 명예퇴직 등으로 생계형 창업이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의 생존율도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9일 국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재철 의원(새누리당)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폐업현황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10년간 자영업 폐업은 총 793만8천683건이었다. 자영업자의 폐업 신고는 2004년(69만9천292건)을 제외하고 매년 70만건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연도별 자영업의 폐업 건수는 미국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인 2007년이 84만8천62건으로 가장 많았고, 2011년(84만5천235건)과 2012년(83만3천195건)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이 78만2천335건이었으며 경기도 180만6천630건, 서울시 175만6천378건 등 수도권이 400만5천437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부산·울산·경남이 121만8천105건, 대전·충청 81만7천916건, 광주·전라 지역이 76만751건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창업 5년 후 생존율이 도·소매업은 26.7%에 불과했다.

숙박·음식점의 경우 창업 1년 후 절반이 조금 넘는 55.3%만이 생존했으며 3년 후에는 28.9%, 5년이 지나면 단 17.7%만이 영업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개 업체 중 채 2개도 생존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통계 결과를 놓고만 보면 창업 시 흔히 듣게 되는 말 중 “자영업자 대부분은 망한다”는 속설이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비슷한 결과는 2년 전에도 나왔다. 금융감독원과 국세청, KB국민카드 등에 따르면 2002~2011년 KB국민카드 가맹점 204만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휴·폐업률이 75.4%, 최종 생존율이 24.6%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동안 자영업자 100명이 창업했다고 가정하면 이 중 25명 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 75명은 휴업했거나 폐업했다는 의미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창업한 자영업자 중 창업 후 2년간 휴·폐업률이 급증해 창업 후 3년간 약 47%가 휴업하거나 폐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창업의 경우 3년간이 가장 힘든 시기인 것이다. 휴·폐업률은 창업 1년차 19%, 2년차 36%, 3년차 47%로 상승한 뒤 5년차 60%, 7년차 68%, 9년차 73% 등으로 5년차 이후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주점, 유흥서비스 등 향락 업종의 폐업률이 88.7%로 가장 높았으며 정보통신업(84.7%), 음식점업(81.7%) 등이 폐업률 80%를 넘겼다. 이들 업종은 경기에 민감하고 쏠림현상이 심해 우후죽순처럼 생긴 뒤 수요가 줄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폐업률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먼저 국내 자영업자 비중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근로자 중 자영업자의 비중은 2012년 기준 28.2%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8%)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선진국인 미국(6.8%)이나 독일(11.6%), 일본(11.8%)과 비교해서는 2~3배 정도 높다.

또한 가장 큰 문제는 은퇴나 실직 후 생계를 위해 제대로 된 준비 없이 막무가내식 창업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다. 중소기업청의 조사 결과 창업 사업주의 평균 연령도 50세로 고령화됐으며 창업준비 기간은 평균 8.6개월로 짧았다. 이들의 창업동기는 ‘생계유지’가 82.6%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와 같이 막무가내식 창업과 폐업이 지속될 경우 가계 부실로 이어질 수 있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베이비부머들은 노후 대비가 부족한 데다 이마저도 창업 실패로 소진한다면 노인 빈곤층을 양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신규 미래창업경영원 소장은 “요즘 창업 시장에는 은퇴 후 재취업이 곤란해 비자발적으로 자영업에 뛰어드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며 “정부나 지자체는 물론 기업에서도 창업을 장려하고 있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통계에서도 알 수 있듯 분명히 실패로 이어진다. 창업을 위해 자금 지원 이외에도 창업 준비단계에서 아이템 선정이나 상권분석 등 충분한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생존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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