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41022.010250750180001

영남일보TV

손가락에 경련 일었지만…정신력으로 ‘골든볼’

2014-10-22

볼링 출전한 안동 출신 우경선, 김병수와 혼성 2인조 금메달

손가락에 경련 일었지만…정신력으로 ‘골든볼’
지난 20일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혼성 볼링 결승전에서 금메달을 딴 경북장애인볼링협회 소속의 우경선. <경북장애인볼링협회 제공>

왼쪽 다리를 지탱하는 의족이 심하게 흔들렸다. 무게만 4㎏이 넘는 볼링공을 잡은 오른손 엄지와 셋째, 넷째 손가락에 순간 경련이 일었다. 한 발짝 두 발짝 자세를 가다듬고 레인 끝에 놓인 핀을 향해 볼링공을 던졌다. 순간 점수판에는 믿기 힘든 기록이 찍혔다. 평균 2천208점.

안동 출신의 우경선(45·경북장애인볼링협회)이 지난 20일 안양호계체육관에서 열린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볼링 혼성 2인조 결승전에서 김병수(경남장애인볼링협회)와 나란히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2천70점을 획득한 대만의 리차이치-창후이민 조를 138점차로 따돌렸다. 우경선은 전날 개인전 금메달을 획득한 김병수와 찰떡 콤비를 이루며 시종일관 연속 ‘스트라이크’를 터트리며 경기를 압도했다.

우경선은 “함께 출전한 김병수 선수의 컨디션도 좋았다”며 “대만 선수들이 워낙 정확도가 높고 경기 운용 능력이 좋아 금메달을 놓치는 줄 알았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안동 스페이스클럽 출신인 우경선은 2004년 왼쪽 다리를 절단하는 시련을 겪고도 오뚝이처럼 회복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당시 우경선은 병원으로부터 왼쪽 발뒤꿈치에서 ‘육윙쉬육종’이라는 희귀악성종양이 발견돼 다리를 절단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뼈 속에 암세포가 발견돼 다리를 절단하지 않으면 신체 다른 곳으로 전이돼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것.

결국 그해 7월 우경선은 왼쪽 무릎 20㎝ 아랫부분을 절단하는 대수술을 받았다. 왼쪽 발이 없었지만 우경선은 포기하지 않고 볼링 선수생활을 이어갔다. 수술 후 재활을 위해 안동 낙동강변을 하루 2~3시간씩 걸으며 감각을 찾기 위해 애를 썼다.

그 결과 그는 지난해 2월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장애인 볼링국가대표선수 선발전에서 TPB 9(하지장애) 부문 1위를 차지하며 국가대표로 당당히 선발됐다. 1988년 볼링을 시작해 93~94년 안동시와 경북도 대표로 활약하는 등 2000년대 초반까지 일반인 선수로 뛰었지만 국가 대표가 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우경선은 “생애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이번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따게 돼 너무 기쁘다”며 “안동에서 지도자로 변신해 보다 많은 장애인 선수들이 스포츠를 통해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돕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