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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로 보는 대구·경북 산단과 택지 .4] 포항국가산업단지

2014-10-23

포스코와 좌우대칭…역동성 가득한 공간
“가는 산 끌어당기는 풀무형 지세
한반도 미래 경제 이끌 동력될 것”

[풍수로 보는 대구·경북 산단과 택지 .4] 포항국가산업단지
포항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땅은 풀무형 지세로, 포스코와 함께 대장간의 풀무처럼 우리나라 미래 경제를 이끌어 줄 커다란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 동해면에 가파르게 솟아오른 조그만 산, 조항산을 축으로 동북으로 내달리던 산들이 모두 동남쪽으로 중심을 향해 되돌아서 감겨든다. 중심으로 이어진 자루의 한쪽 끝을 끌어당기면 이어진 산자락이 줄줄이 딸려오는 형세다. 가는 산을 끌어당기고 오는 산을 받아들여서 만들어지는 전형적인 풀무형 지세다.

청송 주왕산으로 들어온 백두대간의 산기운이 영천 보현산을 만들고, 경산 용성의 구룡산을 거쳐 해발 1천m가 넘는 가지산으로 올라섰다가 통도사가 있는 양산 영취산을 버팀목으로 삼고 두서면 천마산에서 언양고개를 백호 삼아 토함산으로 올라섰다가 포항국가산업단지로 밀고 들어온다.

두서면 천마산으로 올라선 산기운은 왼쪽으로 형산강을 만들고 오른쪽으로는 태화강을 만들면서 한반도의 호랑이 꼬리부분을 향해 동해로 밀고 들어간다. 호미곶은 한반도의 호랑이 형상에서 꼬리부분을 상징하는 지명이다. 이 지역은 지명만큼이나 역동적인 지세를 품고 있는 셈이다. 즉, 끊임없이 움직이는 동물의 꼬리처럼 지형 자체가 반복되는 풀무질에 따라 왕성하게 움직이는 거팔래팔(去八來八)의 형세를 지니고 있다.

지렛대를 이용해서 움직이는 풀무질은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힘찬 바람을 뿜어낸다. 풀무형 지세는 그만큼 변화무쌍하고 역동성이 가득한 공간이다. 구체적으로는 새로운 생각 하나로 세상을 움직이는 어마어마한 힘을 뿜어낼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동해면 중산리를 중심축으로 큰 풀무형세를 한 지세에서 왼쪽 날개 위에는 이미 포스코가 들어서 있다. 오른쪽 날개는 포항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게 되는 대화천 주변의 공당리·죽전리 일대다. 지금까지 풀무의 한쪽인 포스코가 그야말로 대장간의 풀무처럼 쇳물을 녹여서 한반도의 산업화를 뒷받침했다면 이제 나머지 한쪽 풀무도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힘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게 되는 대목이다.

엇갈린 힘이 역동적으로 뒤엉키는 형세를 보여주는 거팔래팔 풀무형세에서 동북으로 뻗은 자루를 중심으로 기존의 포스코와 포항국가산업단지가 좌우대칭을 이뤄 지금까지 한국의 산업화를 이끌어온 포스코와 함께 신산업을 바탕으로 한 포항국가산업단지가 한반도의 미래 경제를 이끌어줄 커다란 동력이 되어줄 것이다.

포항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는 공당리는 마을의 지세가 돌쩌귀가 놓이는 구멍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공당리라는 지명은 풀무지형의 중심축 역할을 암시한다. 한편으로는 오천정씨 세거지인 이곳에 정응성(鄭應星)이라는 대학자가 나면서 ‘공자 같은 분의 서당’이라고 해, 공당(孔堂)이라는 지명이 붙었다고도 한다.

공당리에서 돌아서 자리 잡은 도래말은 회전하는 지세다. 회촌(廻村)이라고도 하는 도래말에는 창녕이씨 세거지가 자리 잡고 있다. 발산동의 여사(余士)리는 동네사람 모두가 선비행세를 한다고 해서 생긴 이름인데, 그만큼 이 지역에는 내로라하는 잘난 집안들이 많았고 지금도 집성촌을 형성하고 있는 마을들이 골짜기를 차지하고 있다. 상정(上政)리의 구정(九政)은 이씨 성을 가진 정승의 후손이 정착한 후에 안씨·정(鄭)씨·황보씨 등 9개 가문이 어울려 살았던 곳이다.

예전에 모래사장이었던 해변을 어룡사(漁龍沙) 혹은 어룡불·어링이불이라 불렀다. 동해면 약전리로부터 형산강을 지나 포항시 두호동에 이르는 넓은 모래밭은 동지섣달에 하늬바람이 불 때면 눈을 뜰 수도 없을 만큼 혹독했고, 아무나 발을 붙이기 어려운 황무지였다.

풍수지리에 관한 사항을 관장하던 조선조 관상감의 기록에 따르면, ‘어룡사에 대나무가 솟으면 가히 수만 명이 기거할 곳이라, 서양문물이 들어오면, 돌이키건대 모래밭이 없어졌더라(竹生漁龍沙 可活萬人也, 西器東天來 回望無沙場)’고 되어있다.

수백 년 전의 예측이 그대로 맞아떨어진 것이다. 어룡사에 대나무처럼 생긴 굴뚝이 들어서면서 포스코를 중심으로 마침내 도시가 형성되고, 넓은 모래사장은 사라지고 말았다. 연오랑 세오녀 설화에서도 연오랑이 어룡사에 있는 야철장에서 쇳물을 녹여 칼을 만들었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예로부터 전해지는 지명에서 이미 거팔래팔 풀무형 지세를 암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풀무질을 해서 녹여낸 쇳물, 즉 제철산업이 이 지역의 중심산업으로 자리 잡은 것도 신기하다. 산과 들이 어울려서 그 생긴 모양대로 사람의 삶과 역사를 이끌어가고 때로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도록 유도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글·사진= 풍수연구가 일봉 김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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