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41024.010060728430001

영남일보TV

여성 몸 슬쩍 만지고 도망…‘만튀’범죄 밤낮없이 성행

2014-10-24

동성로 일대 부쩍 증가…범죄자 죄책감 결여도 많아
피해자 감정적 대처땐 흉기 등 우발적 사고 우려도

20141024

#1 지난 15일 오전 2시20분쯤 대구시 중구 삼덕동 골목길. 귀갓길에 오른 여대생 이모씨(22)를 바라보던 한 남성이 슬그머니 뒤따라 붙었다. 여성이 스마트폰을 들여다 보며 잠시 정신을 판 사이, 거리를 좁힌 남성은 순간 여성의 엉덩이를 한 차례 움켜쥔 뒤 줄행랑을 치기 시작했다. 검은 모자에다가 마스크까지 쓴 모습이었다. 화가 난 이씨가 남성을 뒤쫓아가 잡은 순간, 남성은 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내 휘둘렀고 이씨의 어깨가 1.5㎝가량 찢어졌다. 여성이 크게 당황하는 사이, 남성은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2 연극 공연을 위해 최근 대구를 찾은 배우 김태훈씨(30·고양시)와 나영범씨(24·서울시)는 삼덕동의 한 모텔에 머무르고 있었다. 여장을 풀고 막 잠자리에 들 무렵, 창 밖에서 여성의 비명소리와 뜀박질 소리가 연이어 들려왔다. 범상치 않은 일임을 직감한 김씨와 나씨는 바깥으로 뛰쳐나갔다. 여성이 도와달라며 소리치고 있었고, 신장 180㎝ 정도의 건장한 남성이 달려왔다. 곧바로 범죄자라고 판단한 이들은 각자 남성의 팔을 한쪽씩 부여잡고 땅바닥에 눕혀 제압했다. 휘두른 흉기도 손에서 빼앗았다. 이어 출동한 경찰이 남성의 손목에 수갑을 채웠다. 경찰 조사 결과, 남성은 17살의 고교생이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22일 길거리에서 여성을 따라가다 성추행한 뒤, 뒤쫓아온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고교생 A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여성의 신체를 만지고 도망하는 신종 성추행인 이른바 ‘만튀’ 범죄가 성행하고 있다.

특히 평일 밤·낮 할 것 없이 인파로 붐비는 중구 동성로 일대에서 이 같은 만튀 범죄가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실제로 올 들어 8월까지 대구경찰청에 접수된 400여건의 성범죄 신고 중 중부서에서만 63건이 접수됐으며, 이 중 90% 이상은 만튀 범죄라는 것이 중부경찰서의 설명이다.

경찰 관계자는 만튀 범죄자 대해 감정적으로 대처할 경우,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우발적인 사고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충고한다.

이씨에게 흉기를 휘두른 A군도, 평소 가지고 다니던 일명 ‘맥가이버 칼(다용도 칼)’을 우발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현선 대구 중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만튀 범죄자는 여성을 슬쩍 만지고 도망가는 것에 대해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건이 일어나도 주변 CCTV분석을 통해 범인을 잡을 수 있다. 피해자들은 감정적인 대처로 추가피해를 입지 말고, 되도록 경찰에 빨리 신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