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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원자력협정 사용후 핵연료 형상변경 허용될 듯

2014-10-31 00:00

“적절한 시점에 허용 검토” 관련 연구·개발 활기 기대

[워싱턴 연합뉴스] 한국과 미국이 지난해 파이로프로세싱(건식처리) 공동연구에 대한 추가 합의과정에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의 전단계로 볼 수 있는 ‘형상변경’을 적절한 시점에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한 사용후 핵연료의 형상 변경 및 재처리가 미국의 포괄적 사전동의 하에 허용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29일(현지시각) 미 국무부 홈페이지를 통해 입수한 ‘한미 핵연료주기 공동연구 합의’ 문서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지난해 7월19일자로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우리 정부에 5개항의 합의를 요청했고 우리 정부는 같은달 22일 이를 수용했다.

미국이 요구한 5개항은 △국제원자력기구(IAEA) 세이프가드(안전조치) 준수 △평화적 이용 △기술의 물리적 보호 △제3자에 기술 재이전 금지 △재처리 및 형상 변경 관련 조항이다.

미국은 이 가운데 재처리 및 형상 변경 관련 조항에서 파이로프로세싱 기술과 관련 장비는 연구·개발용도에 사용된다는 점을 명시하고 양국의 합의가 없는 한 어떤 핵물질도 형상과 내용을 변경하거나 재처리할 수 없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만 “연구·개발을 지속하는 과정에서 미래의 일정시점에 형상 변경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며 “적절한 시점에서 형상변경에 대한 동의문제를 검토한다는데 합의한다"는 조항을 넣었다.

미국은 이어 “어떤 동의절차도 국내법적 절차를 준수해야 한다"며 “양국이 합의할 경우 특정시설에서 재처리와 형상 변경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형상변경은 사용후 핵연료의 형태와 내용을 변경해 재처리가 쉽도록 하는 공정이다. 이는 비록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에 국한된 합의문이기는 하지만, 그동안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완강한 입장을 보이던 미국 정부의 입장에 미묘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 제8조는 재처리와 형상변경에 대해 사전동의를 요구하는 형식으로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한국 측은 연구·개발과정에서 미국의 동의 없이는 사용후 핵연료를 만질 수가 없다"며 “따라서 미국이 형상 변경을 허용할 경우 사용후 핵연료 처리 관련 연구와 개발에 매우 긍정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공동연구를 맡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모의 사용후 핵연료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실증 실험은 미국 아이다호연구소에 위탁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연구 진전상황에 따라서는 한국 측이 특정시설에서 직접 형상 변경을 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고 미국도 이를 허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은 연말을 목표로 진행 중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연구·개발 분야에서 사용후 핵연료의 형상 변경과 재처리를 미국이 포괄적 사전동의를 해주는 쪽으로 합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2단계 합의문서에서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한 어떤 핵물질이나 장비가 핵폭탄 장비에 이용되거나 핵폭탄 장비 연구·개발 또는 군사적 목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시했다.

미국이 동맹국의 사용후 핵연료 공동기술 연구와 관련한 합의문서에 ‘핵폭탄 전용 금지’를 못박은 것은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으나, 이는 비확산 측면에서 한국의 핵개발 가능성에 대한 일정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은 1970년대 초 박정희정부가 비밀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다가 포기했으며 2000년 일부 과학자들이 극소량의 우라늄 농축실험을 한 사실이 IAEA에 의해 적발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까지 회부될 뻔한 위기를 맞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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