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50327.010420838040001

영남일보TV

[신작 대결] 뷰티풀 라이-인서전트

2015-03-27
20150327
수단 내전으로 부모 잃은 네 아이의 미국 정착기

★ 뷰티풀 라이
실화 무게감 자연스러운 유머로 녹이고
생존·인내·희망 메시지 진실되게 전해

21세기 최대의 인도주의적 재앙이자 비극이라 불리는 수단 내전은 1983년부터 2005년까지 무려 22년에 걸쳐 발생했다. 이 기간 반군에게 총알받이로 잡히거나 아랍계 군인의 횡포를 피해 국경을 넘은 수많은 아이들이 생겨났는데, 이들을 ‘잃어버린 아이들’이라 부른다. ‘뷰티풀 라이’는 이를 소재로 1987년 수단 내전으로 부모를 잃은 네 아이의 눈물겨운 여정을 따라간다.

테오, 마메르, 폴, 예레미아, 아비탈 등은 반란군에 의해 주민 대부분이 몰살된 마을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아이들이다. 이들은 반군을 피해 920㎞나 떨어진 케냐의 난민촌을 향한다. 그러다 예기치 않게 반군을 만나 발각될 위험에 처하자, 형 테오는 기지를 발휘해 본인만 반군에게 붙잡힌다. 그의 희생으로 나머지 아이들은 무사히 난민촌에 도착한다.

13년 뒤 난민촌에서 벗어나 미국에 정착할 기회를 얻어 비행기에 오른 네 사람. 하지만 미국 공항에서 여동생 아비탈이 다른 주로 떠나며 그들은 예기치 못한 이별을 하게 된다. 그런 세 사람 앞에 데리러 온 직업 상담사 캐리(리즈 위더스푼)가 나타난다. 그녀의 도움을 받아 낯선 미국 환경에 적응해 나가는 마메르, 예레미아, 폴. 동생을 잃고 배타적으로 살아가던 캐리도 세 사람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점점 닫혔던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뷰티풀 라이’의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난민촌으로 가기 위한 아이들의 험난한 여정을 다룬 전반부와 미국에 정착해 꿈을 이루기 위한 그들의 삶을 다룬 후반부다. 주인공들은 실제로 수단 내전의 상처로 탄생한 ‘잃어버린 아이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부모가 학살당하는 끔찍한 현장을 지켜봤고, 어린시절 소년병이 될 것을 강요받았던 경험이 있다. 철저한 검증을 통해 부각된 이 이야기는 사실적인 영상으로 무게감과 진정성을 더한다.

연출은 ‘라자르 선생님’(2011)으로 주목받았던 필리프 팔라도 감독이 맡았다. 이방인 선생님과 아이들의 문화적 차이를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낸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서로 다른 문화권 사람들의 만남을 특유의 관찰자적 시선으로 담아냈다. 죽음과 고통, 상실감으로 점철된 아프리카의 삶을 비추던 카메라는 이후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 그들의 문화 정착기에 주목한다. 영화는 또 다른 고난과 역경일 수 있는 낯선 미국땅에서의 일상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본다.

이 과정에서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실화의 무게감은 감독 특유의 유머로 덜어냈다. 으레 상상하게 되는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희화된 웃음이 아닌, 아픔과 상처를 지닌 그들의 관계적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소통의 결과다. 이는 직업적 의무감으로 그들에게 접근한 캐리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된다. 케냐 난민촌에서 보내온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된 영화는 생존, 인내, 희망의 메시지를 줄곧 진실되게 담아간다. 덕분에 작은 용기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거짓말로 정의될 ‘뷰티풀 라이’는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는 건 누군가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담백하지만 진중하게, 그리고 깊은 울림으로 감동과 여운을 전한다.(장르:드라마 등급:12세 관람가)

20150327


트리스, 동료희생 막기 위해 5가지 시뮬레이션 도전

★ 인서전트
지난해 개봉한 다이버전트의 후속편
디스토피아적 세계관과
이 시대 성장에 대한 고민·철학 담아

‘인서전트’는 지난해 4월 개봉한 ‘다이버전트’의 후속편이다. 전편에 이어 에러다이트(지식), 돈트리스(용기), 애머티(평화), 캔더(정직), 애브니게이션(이타심) 등 서로 다른 가치를 지닌 다섯 분파가 균형을 이루며 살아가는 미래사회가 배경이다. 하지만 그 균형이 깨졌다. 다섯 분파의 두뇌를 담당하던 에러다이트의 수장인 제닌(케이트 윈슬렛)의 공포정치로 인해 분파 체제는 붕괴되고 세상은 혼란으로 가득차 있다. 전편과 곧바로 이어진 ‘인서전트’는 어떤 분파에도 속하지 않는 다이버전트인 트리스(쉐일린 우들리)가 에러다이트에 본격적으로 맞서는 과정을 다룬다.

트리스가 찾고자 하는 이상적인 세상이 ‘인서전트’에선 좀 더 구체화된다. 일단 등장인물과 세계관을 소개하느라 장르적 재미를 놓쳤던 ‘다이버전트’에 비해 분파간의 갈등이 심화된 ‘인서전트’는 반란군과 정부군의 물리적 대결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제닌은 이미 다이버전트들이 사회체제를 와해시킬 위험한 부류라고 주장하며 체포 명령을 내린 상태. 제닌의 음모였지만 자신 때문에 엄마와 친구를 잃었다는 자책과 분노로 가득한 트리스는 함께 도망친 연인 포(테오 제임스)와 함께 에러다이트와 돈트리스가 합친 정부군에 맞설 반란군 규합에 나선다. 바로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든 무분파들과의 의기투합이다.


‘인서전트’는 베로니카 로스의 SF판타지 소설 다이번전트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 원작이다. 분파간의 갈등이 심화되고 대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이 시리즈물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다섯 분파로 나뉜 인류가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은 채 균형을 맞추며 살아간다는 원작에 담긴 세계관은 단순하지만 충분한 설득력이 있다. 특히 흥미로운 건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과 함께 이 시대의 성장에 대한 고민과 철학까지 담아냈다는 점이다.


‘다이버전트’에서 만들어놓은 세상은, ‘인서전트’에서 파괴되고 재창조의 과정을 거친다. 그 빌미가 된 건 그들 세계의 기원에 대한 비밀이 담겨있는 상자가 발견되면서다. 제닌은 상자의 비밀을 밝혀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상자를 열기 위해선 다섯가지 시뮬레이션에 통과해야 하고, 도전할 수 있는 건 다이버전트뿐이다. 다이버전트 중에서도 월등한 잠재력을 지닌 트리스가 꼭 필요한 이유다. 결국 트리스는 동료들의 희생을 막고자 스스로 상자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다섯가지 시뮬레이션에 도전한다.


영화의 방점이라 할 만한 이 과정은 꿈속의 한 장면처럼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감각적으로 진행된다. ‘인서전트’는 ‘레드’ ‘시간 여행자의 아내’ 등을 연출한 로베르트 슈벤트케 감독이 새롭게 사령탑을 맡아 자신의 특장인 다이내믹한 액션과 드라마를 절묘하게 우려낸다. 이는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주목할 만한 변화이기도 하다. 주인공의 내면과 심리에 집중한 ‘인서전트’의 드라마적 접근은 화려한 볼거리에만 집착하던 과거 방식을 벗어나려는 나름의 고민과 의지까지 엿보인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서사적인 불친절함이다. 몇몇 설정과 이야기는 다소 모호하고 설득력이 떨어져 집중을 방해한다. 독특하고 기발한 레시피를 완전히 숙지하지 않고 내놓은 음식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혈기 넘치는 액션들과 풍부한 상상력이 제대로 어우러진 ‘인서전트’는 SF영화의 매력은 충분히 갖췄다. 두 개의 파트로 나눠 개봉될 ‘얼리전트’를 기대하게 되는 이유다. (장르:SF 등급:15세 관람가)

 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Warning: Invalid argument supplied for foreach() in /home/yeongnam/public_html/mobile/view.php on line 399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