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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 묻는다] 갑자기 ‘기억상실’ 발생했다고 다 치매는 아니다

2015-04-21

일과성 장애는 만 24시간 내 회복돼
갑상선·약물 등 원인 때도 치료가능
뇌졸중 반복 땐 혈관성 치매 가능성

[전문의에게 묻는다] 갑자기 ‘기억상실’ 발생했다고 다 치매는 아니다

# 1. A씨(여·69)가 치매검사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전날 낮에 심한 스트레스 상황 후 “여기가 어디지?”하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A씨는 자녀가 다녀갔는데도 그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다가 당일 오전부터 조금씩 상황이 좋아지고 만 18시간이 지난 후에야 완전히 회복됐다. 그러나 전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전혀 기억하지 못했다. A씨는 검진 결과 일과성 전기억상실증이었다.

# 2. B씨(72)는 기억장애로 병원을 찾았다. 사흘 전 여행지에서 갑자기 기억장애가 발생했고, 금방 들었던 말도 잊어 반복해서 질문을 했다. 특히 단체 여행임에도 자신의 판단대로 행동해 동행자의 빈축을 샀다. 증상이 지속되어 결국 병원을 찾았으며, 고혈압의 병력이 있고 팔다리의 마비는 없었다. B씨는 뇌졸중이란 진단을 받았다.

[전문의에게 묻는다] 갑자기 ‘기억상실’ 발생했다고 다 치매는 아니다
계명대 동산병원 신경과 이현아 교수

◆ 치매는 원인도 복잡해

우리는 고령화사회에 살고 있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치매는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이며, 치매 환자 또한 전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한국은 2030년 치매환자가 100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리는 흔히 치매를 진단명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진단명이 아니다. 치매는 마치 두통과 같은 일종의 질병군이라고 할 수 있다. 두통의 원인 질환이 매우 많은 것처럼, 치매라는 현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도 수없이 많다. 이 원인질환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하면 첫째는 알츠하이머병, 둘째는 혈관성 치매, 셋째는 치료 가능한 치매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1907년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알로이스 알츠하이머 박사에 의해 최초로 보고됐다. 퇴행성치매는 아직 다 밝혀지지 않은 원인 때문에 뇌세포가 손상되어 나타나는 치매를 말한다. 알츠하이머병은 뇌조직 검사에서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생긴 신경반 및 타우 단백질이 과인산화되면서 형성된 신경섬유다발 등 특징적인 병변이 관찰되며, 신경세포 소실로 인해 뇌 위축 소견을 보인다.

뇌의 신경세포는 혈류를 통해 산소와 영양을 공급받아 활동한다. 만약 뇌졸중과 같은 뇌혈관 질환으로 인해 뇌혈류에 장애가 생기면 신경세포는 손상되거나 소실되는데, 이렇게 뇌졸중이 여러 차례 반복되면서 발생하는 치매를 혈관성 치매라고 한다. 때문에 혈관성치매와 뇌졸중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상압수두증, 갑상선기능저하증, 약물중독, 감염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치매는 치료도 가능하다.

◆ 기억없다, 모두 치매 아냐

자주 물건을 잃어버리거나 기억이 나지 않게 되면 누구나 한번쯤 ‘알츠하이머 치매’가 아닐까 하는 걱정을 한다.

그러나 알츠하이머병이 아니라고 하면 그때부터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진다.

이런 경우 일과성 전기억상실증과 뇌졸중을 의심해 봐야 한다.

일과성 기억장애는 어떤 사건 이후 갑자기 기억상실이 시작되어 만 24시간 내에 회복되는 것을 말한다. 기억상실 기간 중 환자는 반복질문을 하며 장소 기억력의 장애를 보이는데 의식상태의 변화나 다른 신경계 이상 징후는 관찰되지 않는다. 일과성 기억장애는 뇌 MRI에서 해마 부위에 작은 병변이 관찰된다. 이 병변은 대부분이 소실되며 증상 역시 완전히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기억상실 기간 동안의 기억은 돌아오지 않는다.

반면 일반적으로 뇌졸중은 팔, 다리의 마비와 어눌한 말투 정도로 여겨진다. 병이 발생한 위치에 따라 다른 증상 없이 기억장애만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뇌졸중 환자의 뇌MRI에서는 좌측 시상의 뇌경색이 확인되고 증상은 지속된다.

기억장애로 병원을 찾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알츠하이머병을 걱정한다. 알츠하이머병은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서서히 시작해 점차 진행되는 기억장애 및 언어, 시공간기능, 행동의 장애를 보이는 병이다.

현재까지는 완치가 불가능하기에 진단 전에 반드시 치료 가능한 치매를 확인해야 한다.

뇌졸중, 일과성 전기억상실증 외에 혈액검사를 통해 비타민 결핍, 전해질 불균형, 신장·간기능·갑상선기능 이상 등을 확인하고, 뇌MRI를 시행해 뇌종양, 뇌수두증 등의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이후에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전체적인 결과를 종합해야만 치매의 유무와 원인 등을 진단할 수 있다.

갑자기 기억상실이 발생했다면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즉각 신경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과 치료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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