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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홍두깨로 북어 두드리는 모습이라니…

201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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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칼라 만테카토. 앞쪽의 생선무스를 빵 위에 올려 먹는 베네치아 전통 바칼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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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베네토주의 전통 음식을 전두 지휘하는 프랑코 파바레토 셰프와 한국의 북어와 매우 흡사한 바칼라.


알프스 산기슭의 가르다 호수,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된 돌로미티 산맥, 그 이름도 우아한 아드리아 해….

이번 미식 여행지인 베네토(Veneto) 주의 지도를 찬찬히 살펴보니 속으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게다가 이 지방의 주도가 그 유명한 베네치아라는 불공평한(?) 사실까지.

봄비 내리는 베네치아의 이른 아침.

산마르코 광장 뒤편, 한 바에서 베네치아식 샌드위치(Tramezzino)로 아침식사를 해결하고 여행의 첫째 코스인 리알토 시장으로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긴다.

‘뭐? 여기가 시장이라고?’

서울 청담동 프리미엄 유기농 마켓보다 딱 열 배 더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의 이유가 눈으로 훑어만 봐도 단지 베네치아라서만은 아닌 듯싶다.

흔히 보기 힘든 야생 아스파라거스와 귀한 봄나물에 분명 최고 품종의 리소토용 쌀과 폴렌타(Polenta·옥수수가루)를 판매하고 있을 잡곡 가게도 눈에 띈다. 그 옆으로는 주렁주렁 매달린 살라미(Salami)가 평범하게 보이는가 했는데 자세히 보니 말고기와 당나귀 고기로 만든 햄이란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해양생물도감에 나올 법한 생선이 여기 다 있다.

베네치아에서 현지인들이 즐기는 진짜배기 맛을 찾기 위해 특별한 사람에게 결국 SOS를 보냈다.

베네토 주 조리사 회장이자, 스타 셰프인 ‘프랑코 파바레토’가 바로 그 주인공. 프랑스어 같이 들리는 그의 구수한 사투리에 5초 정도 당황했지만 뼛속까지 베네치아노라는 셰프님과의 특별한 ‘먹방 데이트’는 전통 식전주 스프리츠(Spritz)로 기분좋게 시작한다.

새우, 오징어, 멸치로 만든 베네치아 명물 3종 튀김세트 전체요리에 양파 초절임을 곁들인 정어리, 지중해산 갑오징어의 부들부들한 식감이 환상적인 먹물 스파게티로 끝나나 했더니, 이제 2라운드로 가자는 프랑코 셰프.

대구나 명태를 염장 건조한 ‘바칼라(Baccala)’로 만든 베네토 최고의 전통 음식인 ‘만테카토(Mantecato)’를 소개해 주겠다는데, 그 이름조차 어려운 것이 과연 어떤 맛일까 도무지 상상이 가질 않는다.

20150501
빠빠베로 오너 셰프

마침내 영접한 나의 첫 바칼라 만테카토. 크림치즈 같기도 하고 죽 같기도 하고, 한 숟가락씩 덜어져 나온 저걸 같이 나온 빵에 발라 먹어보라는데, 내심 화려한 생선 요리를 기대했던 나는 사실 좀 실망했지만 막상 먹어보니 익숙한 것 같은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겠다는 프랑코를 따라 들어간 그의 주방에서 발견한 것은 이럴수가, 노랗게 바짝 마른 북어가 아닌가. 물에 불리기 전에 손질을 잘하는 것이 비법이라며 나무방망이로 북어를 아니, 바칼라를 연신 두들기기 시작한다. 세상에, 이탈리아 그것도 낭만의 도시 베네치아에서 홍두깨로 북어 패는 광경을 볼 줄이야. 어릴적 친할머니가 홍두깨질 하는 걸 어깨 넘어 봤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니 수제자라며 매우 좋아하신다. 셰프님, 다음번에는 제가 참기름 갖고 와서 바칼로로 시원한 북어국 꼭 끓여 드릴게요.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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