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150509.010010720190001

영남일보TV

뭉쳐야 행복한 ‘끈끈 4代’…대구 대명동 남영섭씨 가족

2015-05-09

따로 살지만 이틀에 한 번 저녁밥상
“손자 재롱에 웃고 감동하고 대가족만 아는 즐거운 소통”

20150509
남영섭씨(왼쪽 둘째) 4대가 8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동 자택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어버이날인 8일 오후 대구시 남구 대명5동의 한 주택 안에서 연신 웃음소리가 새어나왔다. 남영섭씨(65)와 그의 아버지 남병태씨(90), 어머니 송동분씨(88), 며느리 최연주씨(31), 아내 이춘자씨(60)가 태어난 지 6개월 된 영섭씨의 손자 기준군의 재롱을 보고 웃음보를 터트렸다.

영섭씨는 “이틀에 한번 꼴로 가족이 모여 저녁식사를 하는데, 오늘이 그날”이라며 “가족 모두 모이면 9명이나 되는데, 한꺼번에 나갔다오는 것도 일이라, 외식보다는 집에서 단란하게 식사를 하며 얘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별 재밌는 얘기가 없어도 아이들이 있다보니 웃을 일이 많다. 함께 웃고, 놀라고, 감동하는 것이 우리 가족이 소통하는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아내 이씨도 1978년 결혼한 이후 38년간 불평 한마디 없이, 줄곧 시부모를 봉양해오고 있다.

이런 이씨의 효심은 며느리 최씨에게도 그대로 전해졌다. 최씨는 큰 아들 정윤씨(37)와 함께 분가를 결정했지만, 시부모와 최대한 가까운 곳에 살고 싶다며 남편을 설득한 것. 결국 이들 부부는 본집에서 버스로 두 정거장 떨어진 봉덕동에 살림을 차렸다.

최씨는 “조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신 탓에 대가족이 처음엔 신기했고, 아이들이 보고 배울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할아버님도 마냥 옛날 사람같지 않고 개방적이다. 시어머니와도 얘기를 나눌 기회가 많아 항상 즐겁다”고 미소를 보였다.

얘기를 듣던 남씨도 맞장구를 쳤다. 그는 “며느리를 맞았을 때, 손자기동(3)이와 기준이가 태어났을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라며 “새 가족이 생긴다는 설렘은 항상 기분 좋은 일”이라고 환하게 웃었다.

 

영섭씨의 집은 명절이면 더욱 북적인다.

 

차례를 지내러 10촌 친척까지 찾아오기 때문이다.

 

남씨는 “몇년전만 해도 명절 하루새 집에 40명이 다녀가기도 했다. 최근에는 20명 남짓 들르는데 촌수가 멀어도 다들 형제처럼 연락하고 지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섭씨는 최근 핵가족 세대가 확산되면서 진정한 효를 잃어가는 듯한 세태에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영섭씨는 “어른들과 함께 사는 것 자체가 산 교육인데, 요즘에는 이에 대한 중요성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요즘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을 기껏해야 1년에 한두번 보지 않느냐”고 했다.

 

그는 “평균 수명은 높아지는데, 가족간 유대감은 예전만 못한 것 같아 씁쓸하다. 요즘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도 증손자들 재롱만 보면 웃음꽃이 활짝 핀다. 세대 구분없이 서로에게 힘이 돼주는 것이 진정한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기자 이미지

이현덕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