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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우리예절] 혼례(昏禮)와 혼인(婚姻)의 의미

2015-05-18

신록의 푸르름이 더해가는 5월은 선남선녀들의 결혼식으로 온 세상 가득 행복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요 며칠 사이 어느 유명 연예인의 결혼 발표 소식으로 온 언론과 인터넷 상에는 연일 시끌벅적하다. 혼인은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인 만큼 소중하게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준비하여야 하며 축복스러운 출발이어야 한다. 곳곳에서 결혼식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이때 혼례와 혼인의 참뜻을 한번 새겨보면 어떨까.

혼례(昏禮)의 의미란 가령 혼인의 의식 절차를 정한 예절이라면 ‘혼례(婚禮)’라고 해야 할 것인즉, ‘혼(昏)자’를 써서 ‘혼례(昏禮)’라고 하는 까닭은 혼인 예식은 해가 저무는 시간에 올리는 예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혼인 예식을 해가 저무는 시간에 올리는 이유는 혼인이란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는 예식인데, 그것은 음(陰)과 양(陽)의 만남이므로 그 시간도 양인 낮과 음인 밤이 교차하는 시간인 해가 저무는 때가 합당하다는 취지다.

하루 중에 양과 음이 교차하는 시각은 아침과 저녁의 두 번이 있는데, 저녁을 택한 이유는 고례(古禮)의 혼인 예식 장소를 신랑과 신부가 첫날밤을 차리는 장소로 정해, 혼인 예식이 끝나면 곧바로 첫날밤의 합궁례(合宮禮)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혼인의 참 목적은 남자와 여자, 즉 부부가 몸을 합치는 데에 있음에 비추어 당연한 결과라 할 것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부부가 되는 일을 ‘혼인(婚姻)’이라 한다. 이유는 ‘혼(婚)’은 장가든다는 뜻이고 ‘인(姻)’은 시집간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장가들고(婚) 시집간다(姻)’는 말이 된다. 장가든다는 뜻의 글자가 ‘혼(婚)’이 된 까닭은 저녁 때(昏)에 여인을 만나는 것이 장가드는 것이고 , 시집간다는 뜻의 글자가 ‘인(姻)’인 까닭은 고례에 여자의 집에서 신랑감을 구하는 데는 반드시 중신하는 부인인 매씨(媒氏)에 의해야 했으므로 여자매씨로 인해 남자를 만나는 것이 시집가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혼인은 음과 양이 합하여 삼라만상이 창조되는 대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일이며, 대자연의 섭리에 따라 자연스럽게 짝을 찾는 순수한 인정(人情)에 합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례에는 “천지의 이치에 순응하고 인정의 마땅함에 합하는 것(順天地之理 合人情之義)이 혼인”이라고 했다.

지금 결혼을 앞두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들도 혼례와 혼인의 참뜻을 한번 잘 새겨 미래의 행복한 가정을 잘 설계해 보면 어떨까.

한금조<명가예다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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